무진기행

무진과 함께 겨울나기

"4년 7개월 만에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고 의지가 됩니다. 꾸준히 잘하기 어려운데 든든하게 센터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_ 김서형





2023년도 어느덧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차가운 공기가 뺨에 닿으니 긴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듯하다. 목도리를 두르고, 핫팩을 꺼내고, 붕어빵을 위해 잔돈을 챙겨야 하는 계절. 겨울 바람이 매섭지만 입김을 보니 따뜻한 마음이 바깥으로 전해지는 것만 같다. 찬 바람이 불어도 무진, 눈이 와도 무진, 월 평균 40회 무진을 진행하는 빨간펜 김포센터의 전애니 센터장이 무진으로 따뜻함을 전하고 싶다며 사보 《교원가족》에 사연을 보내왔다.

“올여름은 유난히 더워 무진할 때 굉장히 힘들었는데, 겨울은 또 어찌나 추운지요(웃음). 그래서 추우나 더우나 늘 ‘개척하러 갑니다~!’라고 말하는 박신향 지국장님께 참 감사해요.”
둘의 인연은 특별하다. 원래 함께 김포센터에서 일했다가 전애니 센터장이 타 센터로 전배를 갔고 그 자리를 박신향 지국장이 묵묵히 지켰다. 그리고 전애니 센터장이 4년 7개월만에 다시 김포센터로 발령, 마치 그리운 친구를 만난 것처럼 김포센터에서 합을 맞추고 있다.




추위가 매섭던 어느 날, 경기도 김포시의 한 아파트 단지 야시장에서 아이들의 한껏 상기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 피카츄다!”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까이 가보니 박신향 지국장과 빨간펜 선생님들이 무진에 한창이었다. 사보 취재진은 마치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해주듯 빨간색, 초록색 과자들을 전달하며 신규 고객 유치에 힘을 보탰다.

“얘들아, 맛있는 거 먹고 열심히 공부하자, 아이캔두 하자~!”
박신향 지국장 옆에서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야시장의 분위기를 잡았던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오혜리 선생님이었다. 옆에서 전애니 센터장이 슬쩍 말을 건넸다.
“사실, 저 둘이 모녀(母女)지간이에요. 김포센터의 에이스, 그리고 그 딸이 함께 일하는데, 제가 아주 든든하죠. 구세대와 신세대의 공존이랄까요(웃음)?”
박신향 지국장과 오혜리 선생님은 각자 등을 맞대고 노련하게 회원들을 끌어모았다.
“요즘 날이 너무 추워져서 아이들이 운동도 안 하고 움츠러들잖아요! 이럴 때 키 자신감 키워줘야죠. 어머니, 키클랩 한 번 체험해 보세요!”
“아이들 체력도 정말 좋아지고 키 크는 걸 경험하니까 계속 먹이시더라고요.”
박신향 지국장이 운을 띄우면 오혜리 선생님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거들었다. 함께하니 더 열심히 일하는 것은 기본, 시너지가 두배로 났다. 피카츄 인형탈에 이끌린 아이들은 어느덧 한 손에는 엄마 손, 한 손에는 무진 간식을 쥐고 부스 앞을 떠나질 못했다.

겨울은 보이는 것이 성장을 멈추고 보이지 않는 뿌리를 키우는 때다. 열매나 꽃이 보이지 않더라도 뿌리가 깊고 넓어지는 계절. 빨간펜 김포센터는 꽃피울 봄을 기다리며 누구보다 겨울을 잘 나고 있었다.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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