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人각色

신정장례문화원 김다정 장례지도사

글 _ 김서형

김다정 장례지도사가 생각하는 ‘장례지도’ 업무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소중하게 기억하는 일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란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이다. 고대 로마 시절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장군이 행진을 할 때 큰 소리로 외친 말이라 한다.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으니 겸손하게 행동하라.’ 죽음이 무엇인지 겪고 나면 삶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소중했던 삶만큼이나 죽음도 소중히 기억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있다. 바로 장례지도사다. 신정장례문화원의 김다정 장례지도사를 만나봤다.

  


김서형 매니저(서)안녕하세요! 먼저 교원 가족 여러분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다정 장례지도사(다)안녕하세요. 신정장례문화원에서 장례지도사로 근무 중인 김다정이라고 합니다. 교원라이프와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2년째입니다.

(서)한 TV 프로그램에서 장례지도사를 ‘살면서 안 만나면 좋을 사람’이라고 했을 정도로 좋은 일로 뵙기는 참 힘들잖아요. 그래도 전 〈각人각色〉이라는 좋은 기회로 뵙게 되어 서행입니다(웃음). 참 궁금한 게 많은데요! 먼저 장례지도사가 하는 일을 여쭤보고 싶네요.

(다)장례지도사는 장례 모든 절차의 하나부터 열까지를 책임지는 사람인데요. 유족 분들과 고인이 잘 이별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역할입니다. 일과를 말씀 드리자면, 저는 출근해서 직전 근무자에게 상가(喪家) 관련 인수인계를 받습니다. 이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나 부족한 것은 없는지 살핀 뒤 발인이나 입관 일정을 진행합니다. 새로운 장례가 발생하면 고인이 계신 곳으로 직접 모시러 가 예우를 다한 후에 유족 분들과 상담을 시작합니다. 매장 또는 화장으로 모실지, 아니면 종교에 따른 장례 절차나 일정 등을 상담해드린 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김다정 장례지도사는 남성도 힘들어하는 장례를 지난 2년 동안 200여 차례나 진행한 베테랑이다. 고등학생 시절 우연히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고 본인의 성향과 잘 맞을 것 같아 대학교에 진학해 관련 학과를 전공했다. 신정장례문화원에서 일을 할수록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오래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장례지도사는 장례에 관한 모든 것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전문가네요. 전문성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 장례지도사가 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다)특별한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례지도과를 전공하거나 교육기관에서 교육 과정을 수료하면 됩니다. 그러면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죠. 저의 경우 장례지도학과에서 업무를 배우고 실습을 나가며 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했어요. 직업과 관련해서 사전에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다정 장례지도사는 입관 전 고인의 상처 등을 봉합하고 생전 모습과 유사하게 화장하기 위한 ‘장례 복원 메이크업 자격증’도 취득했다. 장례지도사는 장례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요건도 당연히 충족되어야겠지만 고인과 유족 간의 마지막 의례를 책임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사람을 배려하는 세심한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 고인에 대한 예의라든지, 고인의 삶을 존경하는 마음을 겸비해 정성을 담아 업무에 임해야 한다.

 

(다)아! 그리고 유가족 분들은 갑작스럽게 이별을 맞이하여 경황이 없으시기에 더 많이 신경 써드려야 합니다. 이러한 경우 장례지도사가 침착하게 대응하여 유족 분들을 케어해야 하므로 ‘침착함’도 중요하겠네요.

(서)정량(評價)적인 요소와 정성(定性)적인 요소 모두 중요하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정성(精誠)이네요(웃음)! 그렇다면 정성을 다해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다)네, 당연히 있죠! 대부분은 질병을 앓다가 돌아가시기 때문에 유족 분들은 마지막까지 병원에 계신 고인의 모습만을 보시거든요. 입관 시 고인 분의 세안식을 하며 제가 메이크업을 해드렸더니 유족 분들이 제 손을 잡고 ‘마지막은 너무 고우시고 아프지 않은 모습으로 보낼 드릴 수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신 적이 있어요. 저도 감동받았고 참 보람 있던 일이었죠.

(서)메이크업의 경우 다정 장례지도사님이 여성이시다 보니, 워낙 세심하고 꼼꼼하게 잘해주실 것 같은데요!
(다)그렇죠. 직업에 여자 남자가 어디 있겠냐마는 여성 장례지도사라 더 신경 써드릴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여자가 염습을 한다는 인식이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선입견이 남아있거든요. 아 물론,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조금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데 전 어디 가서 힘 못쓴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 없어요(웃음)!



장례지도사의 경우 과거부터 이어진 편견 때문에 50대 이상 남성 종사자의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성 특유의 꼼꼼함과 세심한 배려가 주목받으며 여성 장례지도사가 각광받는다. 특히 고인이 여성일 경우에는 일부러 여성 장례지도사를 찾는 경우도 많다.

 

(서)조금 화제를 바꾸어서, 입사와 함께 코로나가 시작돼서 여러모로 고생 많으셨을 텐데요. 참 속상한 이야기지만 코로나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께서 많이 계시잖아요.
(다)저희 신정장례문화원이 국가 재난 대비 지정장례식장이어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를 모실 수 있었는데요. 초반에는 코로나 감염 우려 때문에 선 화장 후 장례를 진행했어요. 그래서 유골만으로 빈소를 마련해 장례를 도와드렸는데, 그땐 정말 가슴이 아팠죠. 시국이 시국인지라 어쩔 수 없었지만 유족 분들과 상담을 하면 ‘마지막인데 제대로 된 수의 한 벌 입혀드리지 못했다’고 애통해 하셨습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돌아가셔도 정상적인 장례절차를 따릅니다. 물론 입관 시 보호장구는 필수로 착용하고요.
(서)정상화되었다고 하니 너무 다행이네요! 이쯤에서 여쭤봐야겠죠? 다정 장례지도사님께 장례지도업무는 어떤 의미일까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소중하게 기억하는 일
(다)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그 죽음을 소중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 제가 하는 일인 것 같아요. 사실 ‘메멘토 모리’가 ‘겸손하라’라는 의미이지만, 저는 소중함에 주목했어요. 다들 각자 소중한 삶과 사연을 간직하며 살아오셨잖아요? 그렇다면 그 죽음까지도 소중히 기억될 수 있도록 마지막을 도와드리는 거죠.

김다정 장례지도사에게 장례지도업무를 한마디로 묻자 ‘메멘토 모리’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그가 컬러증명사진으로 선택한 색은 어떤 색일까? 신정장례문화원에 작게 마련된 사진 촬영 공간. 직업 특성상 검은색 앞에서 매번 옅은 미소만 띠던 그였지만 오늘만큼은 ‘코랄색’ 앞에서 크게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코랄색
(다)온정이 느껴지는 코랄색이 제가 일하면서 느끼는 ‘고마움’을 가장 잘 표현하는 색 같아요. 유족 분들께서 발인을 마치시고 나면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제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요. 가끔은 한 번 더 장례를 치르는 경우 저를 다시 찾아주시기도 합니다. 그럴 땐 저도 너무 감사하거든요. 일하면서 자주 느꼈던 고마움을 가장 잘 표현하는 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코랄색의 유래인 산호는 바다의 보석이라고 불리는데요! 바다 속 산호가 보석처럼 다채롭기도 하고, 실제로 보석의 소재가 되기도 하거든요. 보석처럼 소중했던 삶을 마지막까지 빛나도록 만들어드리고 싶은 마음을 담았습니다.


(서)그렇다면 앞으로 본인의 업무에서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어떤 걸까요?
(다)모든 노력을 끌어 모아 최선을 다해 고인과 유족 분들을 모시고 싶습니다. 많이 배우고 가르침 받는 최고의 장례지도사가 되고 싶어요!
(서)정말 존경스럽고 멋진 이야기네요! 마지막으로 교원 가족 분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다)저희 신정장례문화원은 교원그룹이 직접 운영하는 장례식장으로 더욱 투명하고 신뢰가 가죠. 충남 아산에 위치한 장례식장 중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선진화된 장례문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겪지만 미리 대비하기 힘든 게 바로 장례식입니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유족 분들과 함께하는 신정장례문화원에 꼭 믿고 맡겨주세요!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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