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양양

글 / 사진 _ 신유진(여행작가)

 

 

완연한 가을이다. 산과 들, 눈길이 닿는 풍경에 화려함이 더해진다. 가을이 닿으면 예쁘지 않은 곳이 없다. 저마다 가지고 있던 고유의 색을 마음껏 보여준다. 비록 우리의 일상은 잠시 멈춰있지만, 자연은 부지런히 움직이며 변하고 있었다. 그 어느 해보다 조금은 묵직하게 느껴지는 가을이다. 양양의 산과 바다에도 가을이 짙어졌다.


 







걷는 즐거움이 가득한
주전골 

  

계절의 변화가 확연히 인지되는 순간이 있다. 특히 시각적인 변화는 우리에게 더욱 확실하게 전달된다. 푸르렀던 나뭇잎이 색색깔로 물들어 가는 요즘. 초록색이란 단어로 분류되던 나무가 각자의 색깔을 마음껏 뽐내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가을을 만나기에 산만큼 좋은 곳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단풍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한 설악산은 가을을 만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설악산의 여러 코스 중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코스가 바로 주전골이다. 다른 코스에 비해 평탄하고 걷는 내내 아름다운 풍경이 함께해, 인기가 많다.

계곡을 따라 난 길을 걷다 보면 물소리와 함께 주전골의 진면목을 마주한다. 대표적인 명소로 독주암과 선녀탕, 금강굴 등이 있다. 걷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 느껴진다. 풍경과 마주할 때마다 멈춰서며 지금의 시간을 담아본다. 아름다운 경치와 정겨운 산소리에 푹 빠져 걷다 보면 금방 용소폭포에 도착한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를 기점으로 발길을 돌려 내려오면, 오색약수가 갈증을 달래준다. 그야말로 오묘한 맛이다. 약수에는 철분이 함유되어 있어 쌉쌀한 맛이 나고, 탄산도 강한 편이라 입안에서 톡톡 튄다. 철 성분 때문에 약수터 주변도 붉게 물들어 있다. 약수라고 하니 마시긴 하지만 적응하기 쉽진 않다. 강렬한 오색약수와 함께 주전골 여행을 마무리한다.






양양 바다의 절경을 만나다
하조대

양양의 바다를 보고 싶다면 하조대를 추천한다. 해변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의 바다가 그곳에 기다리고 있다. 주차장에서 계단을 잠시 오르면 금방 도착한다.정확히 말하자면 하조대는 이곳에 있는 정자의 이름이다. 이름이 붙여진 건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의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이 이곳에 머물렀고, 두 사람의 성을 따서 지어진 이름이 하조대다. 옛 선조들이 만든 정자라면, 일단 믿고 볼 수 있는 절경이 함께 있다는 뜻이다. 하조대에서 바라보는 양양의 바다 역시 일품이다. 이곳에는유명한 소나무가 한 그루 있다. 바다에 솟은 기암절벽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로 200년이 넘는 시간을 굳건히 지켜왔다. 특히 이 소나무는 애국가에 나온 소나무로 유명하다. 어릴 적 TV에서 본 바다와 바윗돌 위의 소나무가 애국가와 함께 떠오른다. 긴 시간을 거친 바다 위 절벽에서 자라고 있다는 게 새삼 대단하다.
하조대만 보고 가기 아쉬워 맞은편에 있는 등대로 향했다. 하얀 무인등대로 향하는 길은 하조대가 있는 절벽과 바다가 어우러져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등대에 도착하면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시원하다. 바다와 바위, 그리고 하늘, 이것이 전부인 여백 가득한 단순함이 좋다. 가을바람을 맞고 있으니 마음도 차분해진다.



 


 

 

양양의 ‘맛’을 찾아서
천선식당(뚜거리탕) VS 옛뜰 식당(섭국)

 




속이 든든한 뚜거리탕
천선식당


뚜거리탕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다. 이름도 생소한 뚜거리탕은 ‘꾹저구’라는 민물 생선으로 만드는 음식이다. ‘꾹저구’를 부르는 강원도 방언이 ‘뚜거리’다. 남대천이 흐르는 양양에서 민물 생선은 바다 생선만큼 자연스러운 식자재였다. 뚜거리는 망둑엇과 생선으로 강바닥에 붙어사는 물고기다. 최근, 사람들에게 조금씩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향토음식이다.

천선식당은 뚜거리를 곱게 갈아 입안에 걸리는 것이 없어 먹기 좋다. 고추장을 넣어 끓이는데, 추어탕과 매운탕의 중간쯤 되는 맛이다. 간 마늘과 고추를 넣어 입맛에 맞추면 된다. 각종 야채와 수제비가 함께 들어 있다. 따뜻한 국물을 떠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의 바닥이 보인다. 함께 나오는 반찬도 맛있어 손이 덩달아 바빠진다. 따뜻한 뚜거리탕 한 그릇이면 든든한 한 끼가 된다.



주소: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 남대천로 13

전화번호: 033-672-5566

운영시간: am 7시 ~ pm 8시

대표메뉴: 뚜거리탕 8000원 , 뚜거리정식 1만 원 , 은어구이 2만 5000원




  



따뜻한 섭국 한그릇

옛뜰 식당


섭국을 처음 먹은 곳이 양양 옛뜰 식당이다. 섭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홍합을 부르는 강원도 사투리다. 보통 속초와 양양에서 많이 먹는 음식이 섭국이다. 강원도 여행을 다녀보면 종종 만날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다른 지역에서 섭국이라는 단어만 보고 반가운 마음에 들어갔다가 낭패를 당한 적이 있다. 섭이 너무 질겨서 거의 고무를 씹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때 옛뜰 식당의 섭국이 많이 생각났다.

섭국은 고추장을 풀어서 끓이는 얼큰한 국이다. 옛뜰 식당의 섭국은 큼지막한 섭을 넉넉하게 넣고, 부추, 계란을 풀어 함께 칼칼하게 끓인다. 섭의 쫄깃한 식감이 더해져 맛을 풍성하게 해준다. 부추와 버섯, 계란을 풀어 넣어 걸쭉하니 맛있다. 옛뜰 식당은 자연산 섭을 사용하는데, 섭이 없을 때는 대합으로 국을 끓인다. 두부도 고소하니 맛있어 섭국과 잘 어울린다.



주소: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동명로 289

전화번호: 033-672-7009

운영시간: am 9시 30분 ~ pm 7시 (Break Time 15시 ~ 17시)

대표메뉴: 섭국 1만 2000원(2인 이상) , 모두부 1만 5000원 , 순두부 8000원







 

양양의 ‘향’을 찾아서
마음이 동해 VS 봉희당






양양을 닮은 곳
마음이 동해


지도를 보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 같다. “여기 카페가 있어요”라는 요란함이 전혀 없다. 심지어 2층에 있고 아래층은 페인트 가게다. 핑크색 건물의 2층으로 올라가면 카페 ‘마음이 동해’가 있다.

내부는 레트로풍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예쁘다는 감탄사와 함께 사진 찍는 소리로 곳곳을 채운다. 커피는 물론이고 칵테일을 비롯해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이곳의 시그니처 커피, ‘동해라떼’를 주문했다. 바다를 담아 놓은 듯한 푸른빛의 시럽과 커피, 우유가 오묘하게 섞여 참 예쁘다. 휙휙 저어 마시면 되는데, 생각보다 많이 달지 않다. 따뜻하게 나오는 감자 빵도 별미다. 보들보들 따뜻한 온기가 입안 가득 채워진다. 터미널과 가까워서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과 여행을 마무리하는 여행자들에게 추천한다.


주소: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 양양로 71-1 삼화페인트 2층

전화번호: 0507-1359-0524

운영시간: am 11시~ pm 11시(매주 화요일 휴무)

대표메뉴: 동해라떼 5500원 , 더치아메리카노 4000원 , 더치라떼 4500원







 

빵 냄새 가득한 카페
봉희당


봉희당은 올해 오픈한 따끈따끈한 카페다. 웃을 봉과 기쁠 희가 합쳐진 봉희당은 양양 읍내 베이커리 카페로, 빵을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오픈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저녁 9시까지지만 당일 만든 빵이 소진되면 카페 문을 닫는다. 최근 들어 큰 인기를 끌면서 금방 빵이 소진되는 경우가 많아 방문 전 체크가 필요하다.

카페는 우드톤의 인테리어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빵의 고소한 냄새와 커피의 향긋함이 반긴다. 여러 종류의 빵과 커피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아메리카노와 크루아상을 주문했다. 크루아상은 겉바속촉(겉은 바삭바삭, 속은 촉촉)이라는 말이 딱 맞다. 한입 베어 물었더니 바삭함에 눈이 번쩍 떠진다. 쌉쌀한 커피 한 모금과 담백한 크루아상의 조합이 참 즐겁다. 프랑스 사람들이 아침 식사로 크루아상과 커피를 마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기분 좋게, 가볍게, 든든하게 먹은 아침이었다.

 

주소: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 양양로 70
전화번호: 010-4094-9087

운영시간: am 8시 ~ pm 9시(매주 월요일 휴무)

대표메뉴: 아메리카노 4000원 , 카페라떼 4500원 , 크루아상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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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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