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어서 와, 메타버스 교육은 처음이지?

메타버스가 바꾸는 미래교육이 온다. 학생은 수업시간의 주인공이 되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얻는다. 교사는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다. 학생이 체험한 내용을 토대로 토론하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몰입감을 높이는 메타버스가 이런 변화를 가능케 한다. 교육분야에서 왜 메타버스를 주목하는지, 그리고 메타버스가 어떻게 교육을 바꿀지 살펴보자.
글 _ 이승환(《메타버스 비긴즈》의 저자)

교육이 메타버스에 주목하는 이유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이 주목받는 이유는 높은 경험 효과 때문이다. 2차원의 종이와 화면에서 이루어지는 교육보다 3차원 메타버스 공간의 교육은 보다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고 기억하게 한다. 미국의 저명한 교육학자 ‘에드가 데일’이 주장한 ‘경험의 원추 이론’에 따르면 읽은 것은 10%가 기억에 남고 경험한 것은 90%가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인터넷 시대에는 주로 화면 속에서 마우스를 움직이거나 터치하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했다. 하지만, 메타버스 시대에는 동작, 시선, 음성 등을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더욱 쉽고 실감나게 상호작용한다. 메타버스 시대의 상호작용을 위해선 많은 기술이 동원된다. 그중 핵심기술 네 가지는 가상공간을 만드는 ‘가상융합기술(XR, eXtended Reality)’, 블록체인이나 빅데이터와 관련된 ‘데이터기술(D, Data Technology)’, 데이터를 전송하는 5G 등의 ‘네트워크(N, Network)’, 그리고 ‘인공지능(A, 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메타버스는 이러한 ‘XR+D.N.A’를 통해 몰입감 있는 공간에서 보다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의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2차원 형태의 정보보다 가상현실 기기를 이용한 3차원 형태의 정보를 제공받을 때 더 많은 것을 기억했으며, 기억 정확도는 약 8.8% 높다고 한다. 몸의 전반적인 감각을 이용해 기억함으로써 학습 및 기억 능력이 향상된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가상현실 HMD(Head Mount Display, 헬멧에 장착된 화면에 입체 영상을 나타나게 하는 장치), 증강현실 안경 등을 활용하는 가상교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세계사 수업을 할 때는 실제 역사 속 공간으로 들어가서 체험할 수 있고,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와 체육 수업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메타버스에서의 수업과 훈련

메타버스를 활용하면 시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수업이 가능하다. 미국의 엠브리-리들 항공대학교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 대학의 핵심 교육 분야는 항공 사고 및 안전 조사인데 여기에 ‘가상 크래시 랩(Virtual Crash Laboratory)’을 활용한다. 가상 크래시 랩에서는 학생이 조사원이 되어 가상의 사고 현장에 들어가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항공기 조종실에서 항공 사고를 목격할 수도 있고, 조종사와 항공관제센터 간의 대화를 들을 수도 있다. 비상 대응 조치 평가, 사고 현장 조사, 목격자와의 면담도 가능하다. 사진을 찍거나 측정해서 기록한 조사 보고서를 교수에게 제출하고 수정할 수도 있다. 중요한 교육과정이지만 과거에는 다수의 학생이 참여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필수 교과 과정이 아니었다. 기술이 발전하며 교수진이 가상현실 랩이라는 아이디어를 학교에 제시했고, 학교는 메타버스 전환을 추진해 교육의 질을 향상시켰다.



출처 _ 엠브리-리들 항공대학교

가상공간을 만드는 가상융합기술(XR)을 활용하면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생산성이 낮은 체험활동도 쉽게 현실화할 수 있다. 실제로 화재를 진압하는 교육 훈련은 매우 위험하고, 고비용이며, 많은 사람이 동시에 참여할 수 없다. 그런데 호주의 ‘플레임 시스템’은 가상융합기술로 화재 현장을 구성하고, 상호작용 요소를 반영해 화재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실감나게 구현했다. 플레임 시스템은 소방관들에게 실제와 같은 훈련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주택 · 항공기 화재 또는 산불과 같은 다양한 가상현실 시나리오에서 연기와 불, 물 그리고 소화기의 거품들을 재생한다. 시나리오 별로 화재원과의 거리와 방향에 따라 소방관에게 미치는 영향을 계산해 온도까지 설정하므로 훈련을 받는 소방관들은 실제로 방열복을 착용한다. 또한, 소방호스로 물을 분사할 때 느껴지는 압력도 재현하며, 그 상황에서 소방관의 심장 박동과 호흡수도 측정한다. 가상의 소방훈련 방식은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기존 훈련에서는 실제 불을 내고 많은 양의 물과 소화기를 사용하므로 다양한 오염물질이 방출되는데, 플레임 시스템을 활용하면 이런 환경 오염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


출처 _ 플레임 시스템

메타버스 시대, 미래교육을 준비하자
학생들은 이제 메타버스에서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고 동료나 교수와 협력해 문제해결 능력을 고도화시킬 수 있다. 위험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곳도 시공간의 제약 없이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기존의 암기 위주로 답을 찾던 교육과는 전혀 다른 경험 기반의 교육이 펼쳐지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교육의 효율성, 집중도, 학습 효과 측면에서 더 향상된 결과를 가져온다. 학습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효과는 더 커진다. 우리는 이제 텍스트, 영상, 이미지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지능화된 공간에서 상호작용하며 스스로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교육에 대비해야 한다.

2022-05-02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메타버스, 가상융합, AI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메타버스 TF 자문위원, 과기정통부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교육부 실감콘텐츠 심사위원회 위원 등 다수의 메타버스 관련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저서로는 《로그인 메타버스》 《메타버스 비긴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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