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와 DATE

디지털 대전환 의 진짜 걸림돌 데이터 리터러시

데이터 리터러시란 데이터를 읽고 해석하는,‘데이터 해독능력’을 말하는데요. 무수히 많은 데이터가 쏟아지는 요즘, 기업의 성장 여부는 바로 이 ‘데이터 리터러시’를 갖춘 직원이 얼마나 많은가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글 _ 강양석 (책 《데이터로 말하라》의 저자)

 
 

데이터 리터러시의 부족

위 차트는 지난 2018년 미국의 컨설팅회사 ‘가트너’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우리는 먼저, 차트의 제목에 적혀있는 ‘CDO’라는 단어를 알아야 합니다. CDO는 ‘Chief Data Officer’의 약자로, 기업이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통합 관리를 총괄하는 최고 임원을 말하는데요. 사람 · 돈 · 기술 · 사업 아이템 못지않게 데이터가 기업의 중요한 전략 자원으로 여겨지면서 생긴 포지션입니다. 이들은 데이터를 통해 자사의 모든 행위에 혁신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임무를 띠고 있으며, 디지털 대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하죠.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게 여겨질 수 있으나, 이미 많은 CDO들이 다양한 기업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2018년을 기준으로 세계 1000대기업의 약 70%가 CDO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이니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차트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조사 주제는 ‘CDO 역할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였습니다. 그 결과 1위는 ‘조직은 아직 변할 마음이 없다는 것’, 2위는 ‘데이터 리터러시의부족’이 꼽혔는데요. 1위는 기업의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2위가 놀랍습니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인공지능과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데이터 분석 솔루션에만 수백조원의 돈이 쓰이는 시대에, 데이터를 읽고 쓰는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이 부족하다는 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다크데이터 생산'의 쳇바퀴
 



가트너의 조사결과를 다시 살펴보면 ‘데이터 리터러시 부족’은 인력 부족, 예산 부족, 모호한 사업 방향, 심지어 애매한 CDO의 역할보다도 더 골칫거리로 지목되어 있습니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데이터를 읽고 쓸줄 모르니, 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해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것이죠. 이로 인해 데이터는 급속도로 쌓여만 가고 유지 비용도 늘어가는데, 정작 그 데이터가 정말 쓸 만하고 보관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그 누구도 판단하지 않게 됩니다. 간혹 누군가가 데이터를 써보기 위해 꺼내도 분석 오류에 빠질까 불안해서 쓸 수가 없고, 용기 내서 써봤는데 야속하게도 그 데이터는 오염돼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고요. 그 결과 데이터는 활용의 대상이 아닌 단순 보존의 대상으로 남아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쌓기만 하고 활용하지 않는 데이터, 우리는 이러한 데이터를 다크 데이터(Dark Data)라고 부릅니다. 인류가 쌓고 있는 데이터의 80%가 다크 데이터라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 쳇바퀴를 어떻게든 벗어나야 합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 아니냐’ ‘이해만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동의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데이터 표현의 제1원칙은 ‘메시지가 잘 전달되게끔 도와주는 것’입니다. 즉 데이터 표현이 메시지의 논리 구조를 망가뜨려선 안됩니다. 기초가 잘 다져지지 않은 집은 금방 무너지겠죠. 데이터도 마찬가지입니다. 데이터 표현의 기본이 올바르지 않으면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역량

사실 다크 데이터의 쳇바퀴를 벗어나기 위한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위의 그림에 적혀있는 첫 번째 문제를 해결하면 되겠죠. ‘데이터 전략의 부재’ 즉, 데이터를 활용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조직 구성원들이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을 갖추면 됩니다.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데이터 고급 활용 기술을 갖추자는 게 아닙니다. 몇몇의 전문인력이 기업의 모든 데이터를 다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조직 구성원 전체가 전문가 수준은 아니더라도 데이터를 읽고, 쓰고, 소통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데이터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습니다. 데이터로 생각하는 생각 근육 자체가 없으면 데이터가 아무리 많고, 좋더라도 무용지물이겠죠. 그러니, 조직의 구성원 모두가 ‘문제를 데이터로 표현하고,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필요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속한 조직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요?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데이터 툴 사용법이나 화려한 디자인이 아닙니다. 데이터 리터러시가 왜 중요한지, 우리가 왜 이러한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 명심하세요.

 

202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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