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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하지 않은 콘텐츠가 사랑받는다

밀레니얼 세대는 주체적으로 소비한다. 이들은 TV 속 광고 모델이 황금 비율을 자랑하더라도 그것이 현실이 아님을 알고있다. TV, 즉 매스미디어의 힘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미디어 환경에 변화가 찾아오자, 그 속의 콘텐츠도 변화를 맞이했다.‘하늘 아래 비밀’ 없는 요즘이다. 단점은 숨긴 채 장점만 부각한 콘텐츠는 외면 받는다. 아무리 잘 가리고 치장해도 원판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젠 맨얼굴로 싸움해야 하는 시대가 돼버렸다.

글 _ 김동욱 (브라이언에잇 대표)

이미지를 팔았던 시대

과거 기업들은 마케팅 수단으로 ‘빅모델’을 선호했다. 심지어 어느 전자 회사는 경쟁 PT의 과제로 ‘배우 전지현 섭외’를 제시했을 정도였다. 그땐 그랬다. 유명인이 곧 브랜드의 이미지였고 정체성이었다. 멋진 메시지와 눈에 띄는 비주얼로 광고를 가득 채우면 소비자들은 이를 브랜드 자체로 인식하고 구매했다. 그래서 기업들은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어냈고 얼마나 더 멋지게 포장하고 치장하느냐, 어떻게 제품이 가진 약점은 숨기고 강점만 보여줄 수 있느냐를 고민했다. 소비자들의 욕망을 건드려 제품보단 제품이 주는 판타지를 어필하고자 했다. 소비자들이 이러한 어필에 반응하는 시대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1년 당시 아파트 ‘e-편한 세상’은 ‘진심이 짓는다’란 광고 카피로 새로운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를 선보였다. 포장하고 치장하는 데 집중했던 기존의 콘텐츠 전달 방식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톱스타는 그곳에 살지 않는다’라는 말로 기존의 광고를 직접적으로 비꼬기까지 했다. 한데 이 광고는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진심과 진정성이 담긴 콘텐츠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콘텐츠 선택의 기준 '진정성'

경제 위기 이후 주요 소비 주체로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브랜드를 선택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진정성’이다. 특히나 엔터테인먼트 시장처럼 동경과 선호로 포장된 분야에서는 더욱 그 가치가 부각된다.
방탄소년단을 생각해보자. ‘방탄소년단의 일상은 최고의 광고’라는 말이 있다. 방탄소년단은 팬들에게 그들이 거리를 두고 있는 스타가 아니라, 함께 소통하는 평범한 존재임을 각인시켰다. 일상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고 노래에는 그들과 비슷한 또래들의 고민을 담았다.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들으며 자신이 성장하면서 느꼈던 생각과 감정을 떠올리고 공감했다. 방탄소년단은 그들의 화려한 무대와 함께 민낯의 일상을 여과없이 팬들에게 공개한 것이다. 가려지고 포장된 모습, 누군가에 의해 가공된 모습이 아닌, 그들의 이야기를 말이다.

 

그렇다. 밀레니얼들은 화려한 포장지로 포장된 콘텐츠에 신물이 났다. 그들은 겉모습보다 숨겨진 내면을 더 궁금해한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아이돌 말이다. 비단 아이돌 뿐만이 아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 속의 내면까지 파악돼야만 마음을 열고 기꺼이 소비한다.


 

 

 


2018년 미국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바텐더 출신 오카시오코르테스가 당내 10선 의원 조셉 크라울리를 꺾고 역대 최연소 뉴욕주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현재 워싱턴에서 가장 ‘핫한’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왜 그에게 이렇게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는 걸까?
그는 소위 말하는 흙수저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가난한 이민자 출신으로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런 정체성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서민을 대변하겠다는 대부분 정치인들이 ‘서민 코스프레’ 하기 바쁘지만,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진짜 20대 서민 여성으로서 대중과 소통했다. 인스타그램에 ‘호그와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국회도서관 사진을 올리거나 아파트 월세를 내기 위해 의원으로서의 첫 월급을 기다리고 있다는 트윗을 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심지어 퇴근 이후에는 라이브로 ‘쿡방’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에 많은 이들이 환호를 보냈다. 실제로 나와 같은 평범한 삶을 사는, 그리고 그 삶에 솔직하고 당당한 사람이 자신을 대변해주길 바랐기 때문일 것이다.


소비자가 사랑하는 콘텐츠
밀레니얼들은 이제 숨기고, 가리고, 포장하는 것에 지쳤다. 그들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더 선호하고, 소비한다. 진정성 있는 콘텐츠로 ‘동질감’과 ‘유대감’을 이끌자. 방탄소년단이나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이러한 방법으로 그들의 콘텐츠에 소비자들을 참여하게 만들었다. 함께하고 있다는 동질감과 유대감을 넘어 같은 존재란 ‘소속감’을 부여했다. 명심하자. 포장하지 않고 소비자를 참여하게 만드는 콘텐츠가 사랑받는다.

 

 

202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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