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대형 유통업체의 직원이라고 가정해보자. 당신의 상사가 위의 미국 리테일 업계 분석 차트를 바탕으로,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어떤 회사를 벤치마킹 하면 좋을지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이 데이터를 통해 어떤 정보를 도출할지는 당신에게 달렸다. 차트를 분석할 수 있겠는가.

차트 테이터의 기본 해석

차트나 그래프를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겁먹을 필요가 없다. 소개된 차트는 두 가지 관점을 기준으로 미국 리테일 업체들의 위치를 표시하고 있다. 세로축은 각 업체별 가격 만족도로 ‘이 업체는 물건 가격이 만족스러워요’라고 답한 사람의 비중이다. 차트의 상단에 위치할수록 소비자들의 가격 만족도가 높았음을 보여준다. 가로축은 실제 가격 지수이다. 가장 저렴한 가격을 보인 업체를 좌측의 100으로 놨을 때, 상대적으로 우측에 위치할수록 비싼 가격대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각 업체를 의미하는 점의 색상도 다르다. 파란색으로 표시한 곳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둘 다 가진 업체이고 이중 업체명만 적힌 건 오프라인 매장, ‘.com’이 붙은 건 해당 업체의 온라인 매장을 뜻한다. 초록색으로 표시된 업체는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온라인 전문 업체를 말한다.

‘스케터 차트’, 축 간의 관계에 주목하자!

일단 차트의 종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모든 차트는 그 나름의 쓰임새가 있는데 보통 선형 차트는 ‘흐름’에, 막대 차트는 ‘크고 작음 비교’에, 파이 차트는 ‘비중’을 확인할 때 쓰인다. 우리가 살펴본 차트는 여러 값들을 모래알처럼 흩뿌린 ‘스케터(scatter) 차트’이다. 주로 가로축과 세로축 간의 관계를 알고 싶을 때 많이 사용한다. 차트를 살펴보면, 점들이 전반적으로 좌측 상단에서 우측 하단으로 뿌려져 있다. 이건 뭘 의미할까? 가격이 낮을수록 소비자들이 우호적인 인식을, 가격이 높을수록 ‘그곳은 비싸’라는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이는 각 회사별 온라인 매장과 오프라인 매장의 관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 매장이 오프라인 매장 대비 우측 하단에 있다는 의미는 온라인 매장이 조금 더 가격이 비싸고, 이에 따라 소비자에게 덜 우호적인 만족도를 가졌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건 너무 당연한 발견이다. ‘당연한 발견’은 특별한 시사점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우리에게 의미 있는 정보는 무엇일까?
당신의 상사는 이 데이터를 통해 우리가 어떤 회사를 벤치마킹하면 좋을지 물어봤다. 온라인 매장의 강자 아마존을 이야기해야 할까? 아니다. 아마존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채널을 ‘확장’하려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차트 안에서 어떻게 ‘훌륭하게 온라인 채널을 확장한’이란 정보를 뽑아낼 수 있을까? 당신이 데이터를 분석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온라인 매장과 오프라인 매장의 점을 연결한 선의 기울기를 확인해야 한다. 선의 기울기가 완만할수록 높아진 가격 대비 소비자의 만족도가 적게 하락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앞선 차트에서 기울기가 가장 완만한 메이시스(Macy’s) 백화점에 주목해야 한다. 데이터를 볼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고객의 만족도가 가장 낮고 가격 경쟁력이 없는 메이시스 백화점의 정보를 무시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달라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으로 확장하면서도 고객의 만족도를 떨어뜨리지 않은, 우리에겐 가장 많은 정보를 내포하고 있는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2020-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