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ROAD+

경상북도 경주

오프라이트 / 향미사
글 _ 신유진






 



하루 중 가장 편안한 시간

오프라이트


오프라이트(Off Light)는 나만 알고 있는 아지트 같은 곳이다. 경주 중심 거리에서 조금 벗어난 곳이라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위치이긴 하지만, 노서리 대릉원을 바로 곁에 두고 있어서경주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다.
오프라이트가 손님을 맞이한 지 이제 일 년이 지났다. 그동안 단골들도 많이 생기고, 입소문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김승준 대표는 카페를 차리기 전, 늦은 시간에도 여는 곳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따라서 자신처럼 늦은 시간에 카페에 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자정까지 문을 열어두고 있다. 경주 카페는 대부분 일찍 문을 닫는 경우가 많은데 오프라이트는 늦은 시간에도 방문할 수 있어서 좋다. 김승준 대표는 방에 누워 불을 껐을 때의 시간이 가장 편안하고,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카페에서의시간도 불을 끈 뒤의 편안함과 같기를 바라며 ‘오프라이트’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다.



카페에는 두 개의 조명만 설치되어 있고, 인테리어도 블랙 위주다. 오프라이트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다른 카페에 비해 어두운 편이지만 불편함보단 편안함을 준다. 하루의 긴장과 여행의 피로를 풀기에 적합한 곳이다. 다른 사람에게 잘보이기 위해 꾸미지 않아도 괜찮고, 커피 한 잔과 함께 편안하게 카페에서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김승준 대표는 혼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커피를 내려 테스팅을 해보고, 맛이 좋지 않으면 버리고 다시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소요된다고 한다. 급하다고 대충 만들지 않고 정성을 다한다. 커피는 테이블 서비스로 제공된다. 오랜만에 진동벨이 아닌 테이블 서비스를 받으니 좋다.



오프라이트에서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선택이 어렵다면 굵은 글씨로 적혀 있는 추천 메뉴를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경주에서는 아직 에스프레소 바가 흔하지 않아서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조금 더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메뉴들로 구성했다. 커피의 종류마다 어울리는 방법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커피를 만든다. 원두는 대중적으로 좋아하는 다크초콜릿과 고소한 향이 특징인 중배전* 원두를 사용한다. 에스프레소 티라미수는 진한 에스프레소와 부드러운 티라미수가 잔에 담긴 커피다. 디저트와 에스프레소 샷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도넛 모양의 크림이 올라간 진한 카푸치노인 글레이즈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부드러운 거품과 맛있는 커피의 조합이 좋다. 에스프레소 비포 선셋은 복숭아 리큐르와 크렌베리, 얼린 샷 잔을 사용해 만든다. 에스프레소 잔을 술에 떨어뜨리면 커피와 술이 섞이는데, 달콤함과 쌉쌀한 맛의 조합이 기분 좋게 해준다. 화려했던 붉은빛이 커피가 들어가면서 어둡게 바뀌는 게 노을을 그대로 닮았다. 얼린 샷 잔을 사용해 끝까지 묽어지지 않게 마실 수 있다.
*중배전 : 미디엄 로스팅이라고도 하며, 산미와 단맛의 정도가 가장 잘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

김승준 대표가 직접 만드는 치즈 케이크도 인기 메뉴다. 다른 곳의 치즈 케이크와는 달리 크리미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 처음 생각했던 케이크의 식감이 아니라 바꾸려고 했지만, 단골들이 맛있다고 해서 지금의 치즈 케이크가 탄생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글루텐프리라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주소: 경북 경주시 태종로727번길 25 1층

전화번호: 010-9021-9969

영시간: 
pm 12:00 ~ am 12:00

표메뉴: 
에스프레소 티라미수 5,500원

에스프레소 비포 선셋 7,000원

아이스크림 라테 6,000원

말차 치즈 케이크 8,500원

 



  

향과 맛을 다루는 곳

향미사

 

대릉원으로 가는 대로변에 ‘경주체육관’ 간판이 달린 카페가 있다. 사실 카페 이름은 경주체육관이 아닌 ‘향미사’다. 경주체육관은 20년 정도 유도 체육관으로 사용되었는데, 향미사가 그 뒤를 이어 커피 향기 가득한 카페가 되었다.

정용 대표는 처음 카페를 준비할 때, 위치 설명을 할 일이 많았는데 경주체육관은 경주 사람들이 대부분 아는 곳이라 간판을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요즘은 보기 힘든 금장 간판이 예쁘기도 해 향미사와 함께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또, 트렌디한 곳보단 시간이 쌓여가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경주체육관일 때 사용하던 창틀 일부는 그대로 살리고, 따뜻한 느낌의 나무로 인테리어를 했다. 조명보단 자연스러운 채광을 최대한 담고 싶어 통창을 두었다. 커다란 창으로 들어오는 환한 햇빛은 기분까지 따뜻하게 해준다. 오늘의 날씨가 카페에 스며드는 것도 좋다.



카페 자리는 어디든 다 좋지만 바 테이블을 이용해 보면 좋겠다. 바 테이블에서는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내리는 과정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용 대표와 직원들은 커피의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카페 오픈 준비는 원두 체크와 함께 물의 성분 확인으로 시작한다. 물에 따라 같은 원두라도 맛이 달라지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한다. 원두 종류에 따라 드리퍼를 바꾸기도 하고, 분쇄도와 추출 방법 등도 바꾸며 최대한 원두의 특징을 담아내려 하고 있다. 정용 대표는 카페에 오시는 손님들이 커피에 만족하고 편하게 있다가 가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향미사는 원두를 직접 로스팅 해 제공하는 로스터리 카페다. 시그니처 메뉴를 따로 두고 있진 않지만, 향미사에서 로스팅 한 원두로 맛보는 커피 자체가 시그니처다. 원두 종류는 7종 정도 준비되어 있어서 취향에 맞게 선택이 가능하다. 다양한 커피를 즐기는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매달 새로운 원두를 업데이트 중이다. 향미사의 대표 원두는 ‘단아’와 ‘균형’이다. 단아와 균형은 단어의 이미지와 맞는 원두를 블렌딩하기도 하고, 싱글로 사용하기도 한다. 원두도 농작물이라 매번 동일한 맛일 수는 없지만, 향미사만의 일관성을 가지고 품질이 균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향미사라는 이름은 향과 맛을 다루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다채로운 향미의 커피를 선별해 제공합니다’라는 향미사의 슬로건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커피를 주문하면 원두에 대한 설명이 적힌 커피 노트가 함께 제공된다. 원두를 잘 아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어렵게 느낀다. 제공되는 커피 노트를 보며 원두의 특징을 맛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필터 커피는 원두의 개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원두 선택이 어렵다면 평소 좋아하는 커피 스타일을 이야기하고 추천받아도 좋다. 필터 커피 외에 에스프레소 커피도 준비되어 있다.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하는 커피는 고소함이 있는 ‘균형 블렌드’와 화사함이 매력적인 ‘단아 싱글 오리진’ 그리고 ‘디카페인’ 세 가지 원두 중에서 선택 가능하다. 논커피 메뉴는 로얄 밀크티와 생 레몬 착즙 에이드 두 가지가 있다.

향미사는 티라미수 맛집으로 유명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티라미수는 생 마스카포네 치즈와 크림치즈를 넣어 직접 만든다. 커피와 함께 먹으면 기분 좋은 부드러움이 참 맛있게 느껴진다. 향미사에서는 드립백과 원두도 구매할 수 있어서 경주 여행 선물로 준비할 수도 있다.


 

주소: 경북 경주시 태종로 734

화번호: 070-8775-5555

운영시간: 
am 10:00 ~ pm 6:00

대표메뉴: 
천연 바닐라빈 라테 6,300원

로얄 밀크티 6,800원

생 레몬 착즙 에이드 5,300원

홈메이드 티라미수 6,800원




  

 

2024-05-01

신유진 여행 전문 블로그 ‘조그만 여행상사’를 운영하며 던킨도너츠 블로그, 경기관광공사 등에 여행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저서로는 《청춘여행 버킷리스트》 《청춘의 여행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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