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ROAD+

서울 강북구

글 _ 신유진(여행작가)

 

  





진정성을 담은 커피

칠복상회

  

강북구청 뒤쪽에 로스터리 카페 ‘칠복상회’가 있다. 한데 지도에 칠복상회를 검색하면 카페와 건어물 가게가 함께 나온다. 채규원 대표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건어물 가게의 이름을 상호로 사용하고 있다. 수유시장에서 39년 동안 가게를 하신 부모님의 진정성을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카페를 처음 시작했던 채규원 대표는 마침 운 좋게 트렌디한 카페의 흐름을 타 많은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갑작스레 얻은 유명세에 겁이 나기도 했고, 퀄리티도 나빠지기 시작해 커피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이후 ‘나만의 커피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로스터인 동생과 함께 지금의 칠복상회를 시작하게 됐다.
칠복상회는 로스팅부터 커피 추출까지 이어지는 카페다. 커피는 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로스팅하는가에 따라 맛이 결정된다. 로스터리 카페에선 카페가 추구하는 최상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커피 한 잔에 손님에게 전하고자 하는 모든 정성을 담아낸다. 로스팅을 진행할 때마다 수치를 측정하고 분석해 최대한 균일한 맛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칠복상회에선 단연 필터커피를 맛봐야 한다. 메뉴로는 ‘스페셜 원두’와 ‘로스터 마음대로’가 있다. 스페셜 원두 중 채규원 대표가 추천한 원두는 다크로스트인 ‘에디오피아 타데 내추럴’이다. 초콜릿 같은 진함 속 부드러움과 깨끗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로스터 마음대로는 로스터가 찾은 맛있는 원두를 소량 제공한다. 칠복상회 에스프레소 원두는 두 가지 중 선택이 가능한데 ‘브라운Luck’과 ‘퍼플Luck’이다. 원두의 맛을 색깔로 표현한 것이다. 브라질, 콜롬비아, 인도 원두 세 가지로 블렌딩 된 브라운Luck은 고소함과 단맛을 가지고 있다. 퍼플Luck은 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화사한 과일 맛을 가지고 있어 달달하고, 밀크 초콜릿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두 가지 원두가 우유와 만나면 다른 느낌을 전한다. 기본적으로 투샷이 들어가지만, 원두에 따라 맛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샷의 숫자를 조절하기도 한다.

 



한자 ‘복(福)’이 예쁘게 올라간 아몬드크림라떼는 브라운Luck 원두로만 제공되고 있다. 달달한 크림과 고소한 커피의 조합이 맛있다.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손님을 위한 음료로는 크림라즈베리가 있다. 딸기 우유 같은 크림라즈베리는 라즈베리청과 우유, 요거트크림이 들어가 부드럽고 달콤하다.

  


디저트는 쿠키와 플레인크로플을 판매하고 있다. 크로플은 생지를 한 번 더 발효시켜 부드러움을 더하고, 세 가지 종류의 설탕을 배합, 캐러멜라이징해 바삭함을 더했다. 4가지 종류의 쿠키도 커피와 잘 어울린다.

칠복상회는 사랑방 같은 카페다. 손님들의 취향을 기억하고 소통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카페가 세 번 이사해도 칠복상회의 시간을 같이 걸어가는 단골손님이 많은 이유일 테다.

 

주소: 서울 강북구 한천로139가길 15 1층

전화번호: 02-999-4889

운영시간: 
am 11:00 ~ pm 9:00 (월~금)

pm 12:00 ~ pm 9:00 (주말, 공휴일)

표메뉴: 
아몬드크림라떼 5,500원

크림라즈베리 6,000원

크럼블쿠키 3,000원

플레인크로플 3,500원

 



  


커피 마시러 오세요

컴폴커피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는 한 카페가 있다. ‘컴폴커피(Come For Coffee)’는 “커피 마시러 오세요”를 영어로 직역한 이름이다. 화려한 단어를 나열하지 않고, 담백하면서 친근하게 첫인사를 전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정시우 바리스타가 반갑게 맞아줬다. 세월이 묻어나는 가구와 소품으로 가득한 카페는 따뜻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정 바리스타의 어머니께서 모아두셨던 소품들로 꾸민 컴폴커피는 억지로 만든 올드함이 아닌 고유의 엔틱한 느낌이 있었다.



 

컴폴커피는 일곱 가지 원두를 블렌딩해 사용하고 있다. 산미, 고소함, 향미 등을 담당하는 원두를 조합해 다채로운 맛을 만든다. 감칠맛과 향미가 있는 다크초콜릿 맛을 가진 아메리카노는 수동머신기로 만들어지는데, 그날의 날씨와 습도 등에 따라 가장 맛있는 커피가 추출된다. 바리스타가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방식의 기계로 추출할 때 뜸 들이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까다롭고 신경을 많이 써야 하지만, 맛있는 커피를 위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동일한 원두를 같은 방식으로 내려도 다 다른 맛을 내기에 맛의 일관성이 담길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고 있었다.
 


정시우 바리스타는 동네 슈퍼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다. 컴폴크림라떼도 슈퍼에서 땅콩버터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것이라고 한다. 마시는 순간 땅콩의 고소한 향이 먼저 느껴지고, 다양한 식감과 맛을 조화롭게 느낄 수 있다. 고소한 브라운 치즈와 달콤한 땅콩크림, 커피가 이 한 잔에 담겼다. 땅콩크림은 주문할 때마다 바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시간과 힘이 많이 들지만 맛있는 한 잔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컴폴크림라떼 외에도 카푸치노브륄레, 후르츠코코 등 컴폴커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가 많다. 올겨울에 나올 메뉴도 벌써 준비해 뒀다는 말에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청량한 레몬에이드는 더운 여름에 마시기 좋았다. 레몬에이드는 쓴맛을 가지고 있는 껍질을 제거한 뒤 과육만으로 청을 담아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보통 레몬에이드를 마시고 나면 입 안에 남는 텁텁함이 있기 마련인데 이곳의 레몬에이드는 깔끔함이 기분까지 좋게 만들어줬다. 날씨도, 기분도 우중충한 날이라면 레몬에이드를 꼭 마셔보자.



디저트도 직접 만든다. 에그타르트와 휘낭시에 모두 아메리카노와 입 안에서 만나 만들어지는 페어링을 고려했다. 특히 에그타르트의 페이스트리는 겹겹이 쌓아 만들어 바삭했고, 입 안 가득 전해지는 에그 필링의 부드러움 역시 매력적이었다.

※ 매월 〈COFFEE ROAD〉에 소개된 카페에는 교원그룹이 직접 제작한 리유저블 컵을 제공합니다.
깨끗한 환경,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교원그룹의 의지를 담았습니다
.

코로나가 한창 심했던 2년 전, 정시우 바리스타는 이곳에서 카페를 시작했다. 하루에 커피 한 잔밖에 팔지 못한 날도 있었을 만큼 어려운 시간도 겪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지금은 카페를 확장할 만큼 성장했다. 그의 노력이 이 공간에 응축되어 있다. 정시우 바리스타는 ‘오래된 괜찮은 카페가 있는데 커피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전했다. 멋쟁이 할머니 같은 카페였으면 하는 그의 바람이 꼭 이뤄질 거라 믿는다.

 

주소: 서울 강북구 덕릉로 130 1층

화번호: 010-8677-9304?

운영시간: 
am 11:00 ~ pm 9:00 (화~금)

pm 12:00 ~ pm 9:00 (주말, 공휴일)

대표메뉴: 
컴폴크림라떼 5,700원

카푸치노브륄레 4,700원

에그타르트 2,800원

휘낭시에 2,500원





 

강북구
가볼만한 곳




북서울꿈의숲

휴식이 필요할 때 공원만큼 좋은 곳이 없다.
서울에서 4번째로 큰 공원인 북서울꿈의숲은 무더운 여름에도 많은 사람이 찾는다.

푸른 나무와 시원하게 펼쳐진 잔디밭은 답답한 마음을 풀어준다.
이밖에도 미술관과 전망대, 공연장이 있어 다양하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북한산둘레길

북한산에는 여러 코스의 둘레길이 있다.
꼭 정상을 오르지 않아도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코스도 있는데, 그중 화계사에서 출발하는 ‘북한산 둘레길 3코스’를 추천한다.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시원한 물소리가 반갑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만나는 계곡과 울창한 숲은 여름의 더위도 식혀 준다.

2022-08-01

신유진 여행 전문 블로그 ‘조그만 여행상사’를 운영하며 던킨도너츠 블로그, 경기관광공사 등에 여행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저서로는 《청춘여행 버킷리스트》 《청춘의 여행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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