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 Chance

세상을 내편으로 만들어라!

글 _ 김범준(《픽미, 나를 선택하게 하는 비밀습관》 저자) / 일러스트 _ 이시누

내일을 위한 변화의 기술


 


‘메소드 연기’란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자신이 맡은 배역에 생각과 감정을 완전히 몰입해, 실제 인물이 된 듯 연기하는 기법을 이르는 말이다. 미국의 한 영화배우는 “메소드 연기와 정신분열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설명했다. 배우들이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연기를 위해 주어진 역할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지가 느껴진다. 이제 스스로를 돌아보자.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얼마나 몰입하고 있는가? 남들과 차별화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영혼도 감량할 수 있다

영화 〈택시 드라이버〉 〈성난 황소〉 등에서 살인적 감량과 증량을 반복했던 미국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드 니로는 대표적인 메소드 연기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외국 배우뿐일까. 영화 〈독전〉에서 형사 역을 맡은 조진웅은 하루에 달걀흰자 두 개만 먹는 식단으로 한 달 만에 10kg을 감량했다. 배우 박정민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속 천재 피아니스트 역할을 위해, 6개월간 하루 다섯 시간씩 빠짐없이 피아노를 연습했다. 이들은 말한다. “역할을 위해서라면 영혼도 감량할 수 있다”고.
나라면 영화배우 주연으로 캐스팅해준다고 해도 거절할 것 같다. 주어진 기간 내에 극한의 다이어트를 한다? 만져본 적도 없는 피아노를 반년 만에 대역 없이 연주한다? 나는 포기다. 하지만 그들은 달랐다. 달랐기에 영화배우로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확고히 했다. 과연 저 배우들처럼 극한의 상황으로 자신을 몰아가며 노력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부터 반성한다. 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나, 하지 않았던 나, 그래 놓고는 세상의 모든 성공한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흘렸을 피와 땀을 무시했던 나를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


 


잭 모리스와 로렌 불렌은 우연히 한 여행지에서 만나 연인이 됐다. 두 사람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직접 촬영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사람들은 이들의 사진에 열광했고, 두 사람은 각각 200만 명이 훌쩍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그램 스타가 됐다. 이제 두 사람은 수많은 브랜드와 여행사의 협찬을 받으며, 사진 한 장당 1만 달러가 넘는 돈을 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 진심으로 부럽다. 나처럼 ‘부럽다’만 연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았던 것일까. 잭 모리스는 블로그를 통해 ‘유명한 인스타그래머가 되는 비법’을 공개했다. 아래는 그 중 몇 가지를 추린 것이다.

- 수많은 여행사들이 여행지를 알리기 위해 나에게 협찬을 제안한다. 하지만 나는 오직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알리고 포스팅한다. 내 사진들이 많은 사람에게 울림을 주는 이유다.
- 모든 사진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편집한다. 내가 찍은 사진들이 비슷한 색감을 갖는 이유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져야 한다.
- 인기가 많은 곳을 갈 땐, 관광객들로 붐비지 않는 시간대를 선택한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대는 일출 1시간 후다. 유명한 관광지들도 이 시간대에는 그리 분주하지 않다.

뻔한 답변 같지만, ‘비법 아닌 비법’이 ‘진짜 비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유행을 쫓기보단, 자신의 본질을 탐구하며 좋아하는 일을 찾아 끈질기게 연구하는 것. 두 사람은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내 명함에서 회사의 이름을 지운다면

50명 내외의 임직원이 전부인 작은 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대기업을 상대로 우리 회사의 서비스를 제안하고 유치해야 하는 입장이었으나, 워낙 회사의 규모가 작고 인지도도 낮은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30분 만에 명함을 만들어준다는 한 점포의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곧장 들어가 명함을 팠다. 그날 저녁, 나는 처음으로 두 개의 명함을 갖게 되었다. 회사가 만들어준 명함, 그리고 내 돈을 들여 만든 나만의 명함.
그 명함에는 나의 별별 개인사를 다 적었다. 앞면에는 회사의 이름과 부서, 이메일, 휴대폰 번호를 적었다. 하이라이트는 뒷면이었다. 우선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출신 학교를 모두 적었다. 당시 관심 있었던 취미도 넣었다. 예를 들면 ‘취미: 독서 토론, 맛집 투어, 와인 모임, 살사 댄스, 사회인 야구’라고 말이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웃음이 난다. 그때 만들었던 명함은 지금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당시의 치기 어린 내 모습을 마주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딱 하나,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 남과 다른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점이다.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고, 회사의 업무에도 도움을 받았으니까.
이전에는 나를 무미건조하게 쳐다보던 고객의 눈빛이 흥미로움으로 변했다. 명함 덕분에 고객과 한마디라도 더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단순히 업무적인 것뿐만 아니라 나의 스토리로 고객을 마주할 수 있었다. 상대방에게 관심을 끌기 위한 고민이, 그래서 살짝 다르게 행동한 나의 태도가 성과로 나타났다. 추천한다. 한 번쯤은 당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과 즐거워하는 일을 적은 나만의 명함을 만들어보기를. 설령 1년에 겨우 한 장을 사용할지언정 말이다. 뭔가 마음에서 울컥하는 게 있을 것이다.
‘나 이젠 다르게 살아야겠구나!'


지금 당장, ‘변화’를 위한 작은 Tip
▶ 오늘 저녁, 영화 한 편 보러 가시길. 단, ‘연기와 정신분열의 경계’에 있을 만큼 남다르게 노력한 배우를 생각하면서 볼 것.
▶ 5년 후 나의 모습을 떠올려보고, 이를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 두 가지만 적어볼 것.
▶ 포털 검색창에 ‘명함’을 검색해 나오는 업체 중 하나를 골라 나만의 명함 만들어보기. 

 

2019-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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