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공지능

‘AI 네이티브’
그들이 온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는 1980년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계 속에서,
스마트폰 · TV · PC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사용한다. 2020년, 디지털 네이티브를 뛰어넘어 새로운 세대가 우리 앞에 다가왔다. ‘AI 네이티브’ 그들이 오고 있다.

글 _ 이장우 (한국인공지능포럼 회장)



그들은 누구인가


지난 2001년, 미국의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Marc Prensky)는 《디지털 원주민, 디지털 이민자(Digital Natives, Digital Immigrants)》 논문에서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기존 세대를 디지털 이민자로, 이에 반하는 새로운 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로 정의했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인터넷, 스마트폰 등의 확산과 함께 성장했기에, 새로운 디지털 기술 및 기기를 받아들이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기업들은 이들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전략을 선보였다. 오늘날, 디지털 네이티브에 이어 ‘AI(인공지능) 네이티브’가 등장했다. AI 네이티브는 겉으로 보기에 디지털 네이티브와 비슷해 보이지만, 그 속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그 속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동번역 서비스를 이용한다. 인공지능 챗봇을 통해 쇼핑도 즐긴다. 저마다 개인방송 채널을 갖고 있으며, 학교에서 코딩을 배운다. 디지털 네이티브가 디지털 문화와 함께 성장한 세대라면, AI 네이티브는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인 것이다.


AI 네이티브가 사는 세상

AI 네이티브는 인공지능과 함께 성장한다. 실제로 일본 쿠라타 초등학교는 원어민 교사 채용에 필요한 예산을 줄이고자, 인공지능 로봇을 영어 교사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호주 애들레이드 세인트 피터스 여학교 유치원에는 아이들과 함께 요가를 하고, 코딩을 배우는 로봇 친구도 있다. 다섯 살배기 꼬마 친구들에게 아이다(Ada)로 불리는 이 로봇은 소프트뱅크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NAO)’이다. 나오는 유치원의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놀며 친구처럼 지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AI 네이티브는 인공지능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뉴스도 본다. 중국 신화통신에서 선보인 인공지능 아나운서는 사람과 너무나도 흡사하다. 자막에 인공지능 아나운서라는 안내가 없다면 사람인지 아닌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자연스럽게 몸과 손을 움직이며 멘트를 하고, 실수 없이 뉴스를 진행한다.

인공지능 의사에게 진단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중국 최대의 의료 플랫폼 ‘핑안하오이성(平安好醫生)’이 선보인 ‘무인병원’에서는 처방전과 함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가 자신의 질환을 설명하면 인공지능 의사가 진단을 내리고, 환자와 전문 의료진을 연결해 준다. 그 후 전문의가 보충 진료를 하고 약을 처방한다. 물론 아직까진 의사의 보조역할을 수행하는 정도이지만, 언젠가 인공지능 의사가 사람을 대신할지도 모른다.

영화와 소설에서만 보았던 일들이 이미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AI 네이티브는 이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그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AI 네이티브를 사로잡는 법

AI 네이티브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공지능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알아야 할까? 기술과 알고리즘? 로봇의 작동원리? 아니다. 첫 번째로 할 일은 인공지능을 미래 언어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이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선 이공계는 물론 인문계 학생에게도 인공지능을 강조하고, 이를 다른 학문과 융합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미래 모든 학문은 인공지능으로 통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어려운 전문분야로 여기고, 우리와 관계없는 일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옛날에는 글을 모르는 사람을 일컬어 문맹이라 했지만, 이제는 인공지능을 모르면 문맹이 되는 시대가 됐다. 오늘날엔 누구나 숨 쉬고 밥 먹는 일상처럼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이다. 과학이 아니라 인류의 새로운 여정이고 삶과 일의 새로운 방식이다. 인공지능을 생활화하고 일상화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단 1명의 사업가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를 만들 수 있다.” 이는 인공지능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말하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말이다. 인공지능을 통해서라면 누구에게나 새로운 기회가 열려있다는 것이다. AI 네이티브를 이해하고, 이들과 어떻게 대화할 것인지 준비하자.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202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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