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OINT

초연결 사회를 실현하는
‘5세대 이동통신(5G)’

글 _ 공병훈(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 일러스트 _ 이혜헌

 

 

모든 것이 연결되어 소통하는 사회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데이터를 주고받는 ‘초연결 사회(hyper connected society)’가 도래하고 있다. 초연결 사회는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만들어졌고, 초연결 기술은 스마트 워치 · 안경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폭발적인 확산으로 본격화됐다.
초연결 사회는 5세대 이동통신(5G)을 기반으로 한다. 5G는 얼마나 빠를까.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5G를 최저 100Mbps에서 최대 20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유지하는 이동통신 기술이라고 정의한다. 쉽게 말해, 20GB 정도의 영화를 1초 만에 다운로드하고, 1㎢ 반경 내 100만 개의 디바이스를 연결해 통신하며, 시속 500km 고속열차 안에서도 통화와 통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 나라는 지금까지 사용하던 4세대 이동통신보다 10~1000배 더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5세대 이동통신 기술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꽃피울 수 있는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자율주행자동차와 가상현실 · 증강현실의 실현은 모두 5G 기술에 기반한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을 연결 기술로 꼽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더 빠른 통신 기술을 찾아서

이동통신의 역사는 0세대 이동통신부터 시작된다. 0세대 이동통신은 음성통화만 가능했으며, 1946년 벨 시스템(Bell System)이 이동전화 서비스(MTS: Mobile Telephone Service)를 처음 선보였다. 이때만 해도 한 도시에서 동시에 12통 내지 20통 이상의 통화는 불가능했다.
1세대 이동통신은 1980년대에 도입된 아날로그 통신의 표준이다. 1979년 일본 전신전화(NTT)가 도쿄 및 수도권 지역에서 서비스한 것이 시초다. 이때부터 북유럽, 미국, 영국, 멕시코 등으로 이동전화 서비스가 확산됐다. 국내에서는 한국이동통신서비스라는 회사가 1984년에 차량 전화 서비스를, 1988년엔 휴대전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2세대 이동통신은 1990년대 초반에 등장한 디지털 이동통신 시스템(CDMA)이다. 우리나라에서는 SK텔레콤이 1996년 1월 처음 선보였다. 2G 휴대폰은 1G 시대보다 저렴하고, 작고 혁신적인 디자인인 플립폰(Flip phone, 뚜껑이 위로 열리는 휴대폰) 방식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소품으로 쓰인 노키아의 슬라이드폰 8110이나 얇은 두께를 실현한 모토로라 레이저와 같은 전설적인 모델들이 이때 등장한다. 2G 휴대폰은 음성 통화와 문자 전송을 넘어 사진을 찍고, mp3 음원파일을 재생하며, 게임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통신망이 소화해내야 할 데이터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 더 빠른 통신망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3세대 이동통신은 전송 속도가 최대 2Mbps까지 지원됐다. bps(bits per seconds)란, 1초 동안 전송할 수 있는 비트의 수를 말한다. 3G의 가장 큰 특징은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8년 애플이 아이폰 3G를 처음 출시했으며, 국내에서는 삼성 갤럭시S가 3G 스마트폰 시장에 처음 등장했다.
이때부터 휴대폰은 스마트폰으로 불린다.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라는 플랫폼이 열리고 사람들은 수많은 앱을 유 · 무료로 다운받아 사용했다. 통신량은 점점 더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통신 속도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졌다.
이후, 4세대 이동통신이 등장한다. 국내 4G는 2011년 7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4G LTE로 시작된다. 다운로드 시 최대 75Mbps, 업로드 시 최대 37.5Mbps라는 엄청난 속도를 제공한다. 이는 3G에 비하면 5~7배 빠른 속도이다.




5세대 이동통신이란;
최저 100Mbps에서 최대 20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유지하는 기술

  

5G 이동통신 기술의 활용과 미래

4G가 ‘내가 따라다니는 네트워크’ ‘내가 이해하는 서비스’ ‘내가 알아서 사용하는 디바이스’라면, 5G는 ‘나를 따라다니는 네트워크’ ‘나를 이해하는 서비스’ ‘나를 대신하는 디바이스’다. 초연결성이 작동하는 실시간 데이터 교환은 넷플릭스와 아이튠즈 같은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자율주행 자동차와 초고속열차 등을 가능하게 만든다. 더 나아가 5G 기술의 초연결성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시티 · 홈, 그리고 인더스트리4.0의 기반을 형성한다.
사회 공공 영역에서 5G 기술의 초연결성은 재난에 대한 지능형 감지와 대응을 비롯한 스마트 시티를 실현시킨다. 스마트 시티(Smart city)는 도시 차원에서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 수집 센서를 사용해 자산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개념이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다양한 물리적 장치들과 데이터들을 통해 교통, 오염, 주차, 재난 등에 대한 최적의 도시 운영과 서비스를 도시 구성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소셜 미디어와 웹에 공유되는 빅데이터 기반의 여론과 정보 분석이 이뤄진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과 데이터 교환을 통해 ‘시민 참여형 도시’라는 미래 모델을 꿈꿀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초연결성 기반의 인더스트리4.0을 제조업의 혁명 또는 생산 공장의 혁명이라고 부른다. 인더스트리4.0은 독일 정부가 발표한 사이버 물리시스템 기반의 스마트 공장 구축을 위한 전략이다. 제조업과 같은 전통 사업에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해 지능형 스마트 공장으로 혁신하자는 게 골자다. 인더스트리4.0은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공장의 기계, 산업 장비, 부품에 관한 정보와 데이터를 자동으로 주고받는다. 또 기계마다 인공지능이 설치돼 있어 모든 작업과정이 통제되고, 사람이 직접 개입하지 않아도 모든 수리가 가능하다. 많은 선진국들이 5G를 위한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에 뛰어드는 이유다.
기술은 혁신과 진화를 거듭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산업 생태계와 사회 변화의 미래는 그주체들이 새 기술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5G 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우리의 준비는 아직 도입 단계다. 직업 세계의 변화에 따라 사회 또는 개인이 어떠한 교육을 해야 하는지, 초연결 사회가 가져올 필연적인 위험성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충분한 문제의식과 연구가 필요하다.

2019-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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