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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김범준 책임

김범준 책임은 자타공인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SK브로드밴드, 삼성SDS를 거쳐 현재 LG유플러스에서 기업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 대학원에서 코칭과 리더십을 주제로 HR을 공부해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10년 간 3천 권이 넘는 책을 읽었으며,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등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책만 20여 권을 썼다. 사내 강의, 그룹사 강의뿐만 아니라 대학교, 공공기관, 대기업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최근 10년간 500회 이상의 강의를 했다. 그에게 회사의 선후배,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방법,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내는 보고의 요령에 대해 물었다.

글 _ 배나영 / 사진 _ 장서우

상대에 대한 관심이
제일이지요





김차장, 말 좀 잘해야겠다!
“팀장 승진 시기였어요. 한 번,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이나 떨어졌죠. 제가 회사에서 일을 잘하는 편이거든요. 실적도 좋고, 성과도 좋고, 인사고과도 잘 받았어요. 그런데도 저는 팀장으로 승진을 못하고, 후배가 팀장이 된 거예요. 회식 자리에서 상무님께 여쭤봤어요. ‘제가 뭐 잘못한 거 있나요?’ 그랬더니 ‘김 차장, 말 좀 잘해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김범준 책임은 원래 말을 못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재미있다는 말도 많이 듣고, 동료들에게 인기도 있었다. 팀장이 된 후배보다 실적도, 성과도, 인사고과도 훨씬 좋았다. 하지만 조직이 원하는 리더는 업무의 실적뿐만 아니라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활발하게 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상무님의 말씀을 듣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았다.
“저는 일을 잘하고 성과만 좋으면 팀장을 시켜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팀장이 된 후배는 늘 팀장이 되고 싶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어필하면서 사람들과 두루 잘 지내던 친구였어요. 그 후로 저는 주위 사람들에게 저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이 어떤지 물어보면서 꾸준히 고쳐 나갔죠.”
사람들의 말 습관을 관찰하면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공부했다. 동료들의 말에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찾아가며 노트에 기록하고 자신을 반성했다. 꾸준히 말투를 다듬었다. 주위에서 많이 달라졌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팀장으로 승진했음은 물론이다. 그동안 수집한 대화의 예시를 정리해 《회사어로 말하기》라는 책을 출판했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전문가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보고를 하는 사람 vs 보고를 받는 사람
“김차장으로 일하다가 김팀장이 되니까, 어유, 진짜 힘들었어요(웃음). 팀장으로서 첫 출근을 했는데 이메일이 3페이지가 와있더라고요. 김차장일 때는 하루에 10~20통의 이메일만 처리하면 됐는데 김팀장이 되니 팀원 11명의 보고를 받게 된 거죠. 이메일 처리에만 1시간이 걸렸어요.”
보고를 하는 입장일 때는 몰랐는데 보고를 받는 입장이 되니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되었다. 팀원일 때와 팀장일 때의 정보량은 확연히 달랐다. 팀장으로서 여러 회의에 참석하고, 윗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일이 많아지고, 더 질 높은 정보를 얻게 되면서 보고를 하는 사람의 팔로우 업(Follow up)이 무척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보고를 받는 사람이 일일이 설명해줄 수 없으니, 보고를 하는 사람이 구체적인 정보를 알아내려고 노력을 해야 해요. 보고를 잘하려면 보고하기 전까지 보고 받는 사람에게 계속해서 질문하고, 대답을 듣고, 자신이 모르는 정보를 찾아내서 보고에 녹여내야 합니다.”
 

 



 

15초 안에 Yes를 이끌어내는 대화법
“15초 안에 가능하죠! 단, 시간과 공간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보고 받을 사람의 얼굴 표정을 좀 살피고, 분위기를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보고를 받을 여유가 있는 것 같다면 따라가서 이야기를 하고 승인을 받아내죠.”
정말 책에 쓴 대로 보고를 할 때 15초 안에 긍정적인 대답을 얻어내는 것이 가능한지 물었더니 김범준 책임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전에도 상무님이 퇴근하면서 화장실에 들어가길래 따라 들어?가서 보고를 마친 일화를 들려주었다. 맡은 일이 많아서 업무 분담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러저러한 문제점이 있다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처리 방안을 제시했다.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동안 보고가 끝났다.
“‘어, 그래, 그렇게 해’라고 말씀하셨죠. 저는 ‘그거 잘 해결해 주셔야 합니다. 상무님만 믿습니다’라고 마무리했고요(웃음). 눈치를 잘 봐야 해요. 누군가는 ‘눈치나’ 본다고 말하지만, ‘눈치도’ 볼 줄 모르는 사람들은 일을 잘 못 합니다. 눈치를 잘 보는 사람이 출세할 사람이에요(웃음).”
김범준 책임은 세심한 관찰력으로 조직에서 성장하는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조직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은 자신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일만 열심히 하면 누군가가 나를 도와주겠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눈치를 잘 보고, 적절할 때 이야기를 꺼내고,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고, 조직에서 성장하고 싶다고 어필했다. 맡은 일의 진행 상황에 대해 수시로 이야기하고, 시간과 장소를 보면서 커피 한 잔 곁들여 대화를 나눴다. 관찰해보니 보고의 순간은 상대방과 만나는 모든 시간, 장소, 분위기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커뮤니케이션의 비법은 상대에 대한 관심
“정확하게 말하면 눈치가 아니라 ‘말 눈치’입니다. 눈치에 비하면 말 눈치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느낌을 주죠. 말 눈치는 상대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관심, 센스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에서 시작돼요.”
김범준 책임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자녀와의 소통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두루 공부하고 이에 대한 내용으로 수없이 강의를 펼쳤다. 그는 어떤 대화를 누구와 나누든 간에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이라고 강조한다.
“상대방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돼요. 보고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아니거든요. 보고는 상대방이 더 나은 결정과 선택을 하도록 돕고,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이끄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입니다.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내용을 잘 정리해서 말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회사에서 보고를 잘하는 요령은 수없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고 설명하기, 안되는 이유 100가지보다 되는 이유 1가지 말하기, 숫자 민감도 높이기, 핵심만을 임팩트 있게 전하기 등. 이 방법들을 잘 따르기만 해도 기본은 한다. 여기에 김범준 책임은 또 한 번 ‘상대방의 관점’을 강조한다.
“보고는 ‘악착같이’ 상대방의 관점이어야 해요. 이거 하나만 잘 지켜도 직장생활에서 맞닥뜨리는 보고의 시간이 두렵지 않아질 겁니다. 보고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도 마찬가지죠. 윗사람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상대의 의견을 더 잘 들어야 해요. 보고를 받으면서 풍부한 의견, 창의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싶으면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어떤 질문에도 유연하게 답을 내놓는 김범준 책임. 그의 막힘없는 이야기를 들으니 역시 전문가는 다르구나 싶다.
“저는 원래 시간과 장소, 분위기에 맞춰 사람들과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걸 잘 못 했거든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해서, 잘하고 싶어서, 책을 쓰기 시작했어요. 배우고 느낀 것들을 기록 한 거죠.”
아는 걸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아는 것도 모르는 척 겸손하게 책을 쓰는 김범준 작가는 더 지혜로운 사람이 아닐까. 그런 그가 제안하는 커뮤니케이션 잘 하는 법이라니, 상대방에게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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