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ROAD+

서울 용산구

글 _ 신유진(여행작가)

 

  





한 권의 책처럼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노츠

  

노츠는 이태원에서 시작해 작년 8월 효창공원역 근처로 자리를 옮겼다. 원래는 칵테일과 위스키를 판매하는 바(Bar)였다가 팝업 카페로 함께 했던 바리스타팀이 합류하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노츠에는 박상엽 대표가 좋아하는 문학과 예술이 곳곳에 녹아 있다. 시크하지만 담백한 블랙톤의 공간은 낮에는 햇빛이 들어와 밝고 밤에는 차분하다. 카페를 채우고 있는 책들이 돋보이길 바라는 마음에 블랙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고전부터 소설까지 다양한 책들은 박상엽 대표가 개인 소장하는 책들이다. 책을 읽으며 남겨둔 메모도 볼 수 있는데 여기에 손님들의 코멘트가 더해져 소통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커피 한 잔, 술 한 잔하며 책을 펼쳐보는 것이 참 자연스러운 공간이다.




노츠에는 커피와 술을 담당하는 팀이 나누어져 있다. 오후 12시부터 8시까지는 바리스타 팀이, 오후 6시부터 새벽까지는 바텐더 팀이 담당한다. 시간이 겹치는 오후 6시부터 8시 사이는 커피와 술을 동시에 즐기는 재미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노츠는 끊임없이 연구하여 새로운 메뉴를 만들고 있다. 메뉴판으로 양장본 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농담을 할 정도로 직원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실제로 책자로 된 메뉴판에는 친절한 설명이 담겨 있다. 커피와 칵테일을 만들 때 영감을 받은 문학이나 작가, 영화 등이 함께 적혀 있어 꽤 오래 메뉴판을 보게 된다. 시그니처메뉴도 여러 페이지를 가득 채울 만큼 많다. 한 번 방문으로 노츠를 제대로 즐기기가 어려운 이유다. 주문 후 커피 바에 가서 만드는 과정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시그니처 메뉴는 바텐더가 칵테일을 만드는 것처럼 재료를 설명해준다.
‘노츠라떼’는 시나몬이 주인공이다. 컵에 가장 먼저 시나몬 스틱을 태워 시나몬 향을 담는다. 인센스를 피운 것처럼 시나몬 향이 퍼지면 시나몬 우유와 커피를 넣어 완성한다. 마실 땐 시나몬 스틱으로 커피와 우유를 잘 저어서 마시면 된다. 더워지는 날씨와 잘 어울리는 메뉴 ‘프리다칼로’도 있다. 남미의 칵테일인 피나콜라다를 노츠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커피로 코코넛, 파인애플이 커피와 조화를 이룬다. 셰이커로 리드미컬하게 섞인 프리다칼로는 무더운 날 시원하게 마시기에 딱 좋다. 최근에는 8가지 종류의 에스프레소도 추가됐다. 호흡이 짧은 단편소설을 여러 편 읽는 것처럼 다양한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다. 디저트로는 노츠를 잘 표현한 글레이즈드파운드케이크가 있다. 에스프레소가 들어간 달콤한 파운드로 쌉쌀한 커피와 잘 어울린다.

 

 

  

노츠는 커피와 함께 커피노트를 제공한다. 맨 앞장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커피를 마시며 느낀 점이나 생각을 남겨 나만의 커피노트로 만들 수 있다. 다음에 노츠를 방문할 때 커피노트를 들고 오자. 바로 지금 마신 커피와 오늘의 나를 다시 만나게 된다. 

 

주소: 서울 용산구 원효로71길 36

전화번호: 010-9280-1886

운영시간: 
pm 12:00 ~ am 1:00 (화~목, 일요일)

pm 12:00 ~ am 3:00 (금, 토요일)

표메뉴: 
노츠라떼 6,000원

프리다칼로 7,000원

글레이즈드파운드케이크 5,000원

 



 


행복함을 나누는 

사루

 

녹사평역에서 마을버스로 제법 들어가야 하는 ‘사루’는 2015년 지금의 자리에서 시작해 8년이라는 시간을 이어가는 중이다. 사루에는 좋은 음악, 친절한 주인, 신선한 커피가 있다. 그리고 사루만의 문화와 색깔이 있다. 한번 방문하면 자꾸 찾게 되는 카페라 단골손님이 대부분이다.

맛있는 커피보다 기분 좋은 커피를 지향하는 사루는 손님의 시간을 귀하게 여긴다. 아이스 음료를 위해 제빙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얼음이 만들어지는 소음이 손님의 시간을 방해할까 봐 사용하지 않는다. 번거롭고 비싼 ‘깬 얼음’을 계속 고집하는 이유다. 곧 선보일 제주식 미숫가루 신메뉴 ‘개벽’도 믹서기를 사용하는데 소리 때문에 고민이란다. 음악 역시 신중하게 고민해서 선택한다. 힘들게 번 돈으로 마시는 커피 한 잔의 가치를 충분히 누렸으면 하는 것이 김순진 대표의 생각이다. 그 덕에 책 한 권 편하게 읽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되었다.

  


사루에는 특별함이 한 가지 더 있다. 여자 손님에게 선물로 주는 꽃이다. 손님들에게 줄 꽃을 사러 일주일에 두 번씩 꽃 시장에 간다. 꽃을 좋아하는 김순진 대표의 어머니에게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여자는 어머니일 수 있는 사람이라 그 위대함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생각지 못한 꽃 선물을 받아 행복해졌다.

 

 

 

사루에는 어디에나 있는 아메리카노가 없다. 필터 커피 전문이라 아메리카노를 필터 커피보다 잘 만들 자신이 없어서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장인정신이 엿보였다. 필터커피는 대표적인 원두 3가지와 판매 시점에 맞는 원두를 제공한다. 독특하게 ‘물음표’ 메뉴도 있다. 단골손님들이 매일 사루의 커피만 마시면 지겨울 수 있으니, 다른 카페의 원두도 맛보라고 만든 메뉴라고 한다. 카페라떼에는 특별히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카페라떼의 맛을 맞추기 위해 5번 이상의 테스팅을 한다고 하니 카페라떼는 꼭 마셔보자.
사루의 시그니처 메뉴인 ‘모사부카’는 제주도 방언이다. ‘부숴버릴까’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에스프레소가 가라앉기 전에 마셔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다. 쌉쌀한 에스프레소와 고소한 우유, 달콤한 맛이 차례로 들어온다. 예쁜 이름인 ‘봄비’는 커피 색깔을 가진 딸기우유 맛 라떼다. 13가지의 좋은 재료로 만든 사루만의 시럽과 우유가 들어간다. 가장 아래에 있는 붉은 시럽과 우유, 커피가 잘 섞이도록 저어서 마시면 된다. 꽃 장식은 식용 꽃이라 먹을 수 있다. 김순진 대표의 고향인 제주도 구좌읍에서 생산된 당근으로 만든 당근 주스도 꼭 마셔보자. 메뉴판에는 없지만, 시즌에 맞는 디저트도 판매한다. 현재는 젤리 케이크를 하루에 두 판 만들고 있다. 오후에 방문했을 때는 이미 솔드 아웃이라 맛보지 못해 아쉬웠다. 디저트는 인스타그램(@sarusalon)으로 예약할 수도 있다. 카페를 나서면서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 판매하는 뱅쇼도 꼭 마시러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이렇게 단골이 되는 듯 하다.



※ 매월 〈COFFEE ROAD〉에 소개된 카페에는 교원그룹이 직접 제작한 리유저블 컵을 제공합니다.
깨끗한 환경,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교원그룹의 의지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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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28길 6-3 1층

화번호: 02-792-0999

운영시간: 
pm 12:00 ~ pm8:00 (목~일요일)

pm 12:00 ~ pm 10:00 (금, 토요일)

대표메뉴: 
모사부카 6,000원

봄비 8,000원

당근주스 8,000원

물음표 7,500원





 

용산구
가볼만한 곳





용산공원 미군기지 부분개방지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며 장교 숙소로 사용하던 일부분이 개방됐다.
이색적인 사진 촬영 장소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붉은 벽돌 건물과 아름드리나무는 잠시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 든다.


 




국립중앙박물관

우리나라의 대표 박물관으로 상설 전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획전시가 진행되어 볼거리가 많다.
야외 전시와 거울 연못은 날씨가 화창한 날 산책하기에 좋다.
남산을 조망할 수 있고, 용산공원과도 연결된다.

2022-06-01

신유진 여행 전문 블로그 ‘조그만 여행상사’를 운영하며 던킨도너츠 블로그, 경기관광공사 등에 여행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저서로는 《청춘여행 버킷리스트》 《청춘의 여행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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