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Road

우아하고 장엄한 역사의 현장을 걷다

글/사진 _ 배나영(여행작가)

수원화성 길



 

수원화성은 시끌벅적한 도시를 휘감으며 고요한 기품을 자랑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독보적인 성곽인 수원화성 옆으로 정조대왕이 건립한 화성행궁이 자리를 지킨다. 수원화성에서 수원행궁을 지나 수원화성박물관까지 걸어서 둘러보자.
정조는 뒤주에 갇혀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원침을 수원으로 옮기면서 화성행궁을 짓고 화성을 축성했다. 수원이라는 도시를 빙 둘러 지어진 수원화성은 오늘날 수원의 풍경을 독특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 됐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성벽길을 따라 등교하고, 반려견과 어르신이 함께 둘레길을 산책한다. 수백 년 동안 수원을 굽어본 성벽 밑으로 시내버스가 들고난다. 조상들의 지혜가 오롯이 담긴 문화유산이 현대인의 삶 속에서 살아 숨쉰다.
수원화성의 5.7km의 성곽을 따라 둘레길이 펼쳐진다. 성곽 위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며 걷거나, 성곽 아래쪽의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수원화성의 눈부신 예술성과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수원화성 관광의 묘미는 일상에서 멀리 떨어진 관광지를 거닐기 보다는 일상에 스며든 문화유산을 가까이 느끼는 데 있다. 성곽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붉은 용 머리를 한 화성열차가 유유히 시내를 유람하며 관광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화성은 동서양 성곽도시의 장점을 결합해 만들었지만 중국이나 유럽의 성곽 도시와는 차이가 있다. 정약용은 화성을 설계할 때 지형을 따라 자연스럽게 지었다. 그래서 성곽의 높이가 제각각이다. 높은 지역의 성벽은 높이가 낮고, 낮은 지역의 성벽은 상대적으로 높다. 편안한 느낌을 주면서도 견고해 보인다. 수원화성을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 감춰진 우수한 기능뿐만 아니라 자연과 어우러지는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에 끝없이 감탄하게 된다. 수원화성에는 모두 11개의 문이 있는데 성곽을 따라 걷다가 문이 나오면 성벽 위로, 아래로 자유롭게 오르내리며 수원화성의 정취를 사방으로 만끽할 수 있다.
 




 

 

행궁은 왕이 지방에 거동할 때 임시로 머무는 궁을 말한다. 화성행궁은 정조가 아버지의 능을 참배하며 머물던 행궁이다.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이 이곳에서 열렸고, 때로 과거시험도 치러졌다. 경복궁의 부궁이라고도 불린 화성행궁은 경복궁과 비교하기에는 규모가 작지만 수원으로 천도를 꿈꿨던 정조의 의중을 엿볼 수 있다. 각 건물마다 마네킹으로 당시의 모습을 재현했고, 친절한 설명이 붙어 있어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 연중 매일(월요일 제외) 오전 11시에 무예24기의 상설공연이 펼쳐지니 이왕이면 시간에 맞추어 박진감 넘치는 무예공연을 감상해 보자.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하듯 왕이 된 기분으로 골목길을 걸어보자. 행궁동 골목에선 길을 잃어도 즐겁다. 신풍초등학교에서부터 담벼락에 전시된 수원의 옛 모습을 사진으로 살펴보고 벽화가 그려진 골목으로 발을 내딛는다. 나혜석 생가터 근처의 벽화거리에는 나혜석이 남긴 작품들을 벽면에 재현하고, 예쁜 글귀와 창의적인 그림들을 남겨두었다. 행궁까지 가는 길이 즐겁다. 안녕하세요길, 팔부자거리 같은 개성 넘치는 골목을 놓치지 않고 싶다면 골목해설사와 동행하는 것도 좋다. 온라인으로 미리 신청하면 무료로 1시간 동안 투어가 진행된다. 구석구석에 숨겨진 마을의 사연과 옛이야기를 들으며 걸으면 똑같은 길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화성행궁에서 조금만 더 걸으면 수원화성박물관에 도착한다. 수원화성을 지은 방법과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 성곽 내부의 군사시설들을 재현해 볼거리가 많다.
박물관의 1층 전시실에 수원 화성을 축조했던 당시 수원의 모습이 커다란 디오라마로 보여진다. 수원화성이 얼마나 군사적인 목적에 충실했는지, 얼마나 왕권 강화에 이바지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2층 전시실에서는 정조의 수원 행차를 8폭의 그림으로 담아낸 화성행행도를 자세히 관람할 수 있다. 행차의 규모와 사람들의 세세한 움직임까지 포착해낸 그림을 들여다보면 혀를 내두르게 된다. 박물관을 관람하고 팔달문까지 걸어갈 수도 있고, 다시 연무대로 돌아올 수도 있다. 수원화성을 따라 걸었을 뿐인데 정조의 시대로 돌아가 수원이라는 도시를 여행한 기분이 든다.
 

교원 가족들이 추천합니다
수원에 간다면 이곳에 꼭 ‘들러보길’!
#수원핫플


#시인과_농부
도서개발2팀 오윤경

22년 된 전통찻집, 시인과 농부에 들러보세요. 감주, 오미자차 등 사장님이 직접 담근 차와 함께 사이드 메뉴로 찐감자가 나오는데요. 감주와 감자의 조화가 일품입니다! 벽면에는 손님들이 직접 작성한 시와 편지가 잔뜩 적혀있는데, 차를 마시며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조용히 흘러나오는 80년대 가요도 정말 좋아요^^.

#노을빛전망대
구몬 남부총국 오태윤

수원의 핫플레이스로 노을빛전망대를 추천합니다. 옥외전망대로 올라가는 동안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은 이국적인 색채감을 볼 수 있습니다. 옥외 전망대에서는 수원 시내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고요. 근처에 볼거리, 먹거리가 넘쳐나니까,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AQUI
구몬 장안지국 박예린

수원에는 예쁜 카페들이 참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AQUI 카페를 추천해요. 커피나 에이드 등 음료도 깔끔하고 맛있지만 무엇보다도 함께 판매하는 빵을 꼭 드셔보세요. 매장에서 직접 구워낸 프랑스 크루아상을 맛볼 수 있습니다. 직원들도 정말 친절해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교원 가족 여러분도 꼭 들러보세요!

#보영만두
Wells서비스관리팀 유성진

장안문의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난 뒤, 길 건너 보영만두에 꼭 들러보세요. 수원에서 제일 맛있는 만둣가게로 주저 없이 꼽을 수 있습니다! 바로 옆에 비슷한 상호의 가게들과 혼동하지 마시고 ‘보영만두’를 꼭 기억하세요^^. 강력 추천합니다!  

 


 

2019-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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