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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메밀꽃 필 무렵》과 강원도 횡성

글 / 사진 _ 배나영(여행작가)

소금을 뿌린 듯
메밀꽃이
달빛에 흐드러지고






 

메밀꽃이 흰 소금을 뿌린 듯 봉평을 뒤덮으면 자연스럽게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떠오른다. 봉평의 아름다운 고갯길을 이토록 서정적인 언어로 생생하게 살려내다니, 참신한 언어 감각과 기교를 겸비한 작가라는 평이 어딘가 모르게 부족할 정도다.

이효석은 1907년 봉평에서 태어났다. 1930년 경성대 영문학부를 졸업한 엘리트였다. 초기에는 정치적 성향이 짙은 작품을 발표했으나 결국 순수문학으로 돌아섰다. 생활고 때문에 총독부에 취직했지만 주위의 비난으로 2년 만에 그만뒀다. 1931년 결혼하면서 경성농업학교 교사로 부임했고, 1936년에 숭실전문학교의 교수로 취임해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한국 현대 단편소설의 대표작 중 하나인 《메밀꽃 필 무렵》은 1936년, 그가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던 시절의 작품이다.


  





주인공인 허생원은 왼손잡이에 곰보인 장돌뱅이다. 봉평장에서 허탕을 친 날, 충주집에 갔다가 동이라는 애송이 장돌뱅이가 충주댁과 지분거리는 걸 보고 화를 내며 쫓아버린다. 그럼에도 동이는 허생원의 나귀가 푸덕거릴 때 냉큼 달려와 허생원에게 알려준다. 밤길을 걸어 대화장으로 향하던 날, 허생원은 메밀꽃이 하얗게 핀 달밤에 물레방앗간에서 처녀를 만나 밤을 지새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동이는 아버지 없이 어머니가 혼자 자신을 키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개울을 건너던 허생원이 물에 빠져 동이의 등에 업힌다. 그러면서 동이의 어머니 고향이 봉평임을, 동이가 자신처럼 왼손잡이였음을 알게 된 허생원은 대화장을 마치고 동이의 어머니가 계신 제천장에 가보자 한다.

이효석의 회고에 따르면 소설 속 주인공들은 작가가 어린 시절, 실제로 봉평에서 살았던 인물들이라고 했다. 가까이 보고 자란 인물들에 허구를 덧붙여 애틋하고 정감 어린 아름다운 고향산천을 되살렸다. 봉평의 메밀밭에 들어서면 소설 속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았는지, 풍경이 소설 속으로 스며들었는지 모를 만큼 하이얀 메밀꽃이 장관이다. 메밀꽃밭에서 이어지는 흥정천의 맑은 물 위로 작은 민물고기들이 헤엄친다.

 

 





 

이효석이 나고 자란 생가터를 중심으로 효석문화예술촌이 조성됐다.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나귀가 등짐을 진 자태로 우뚝 서 있다. 나귀 안에는 어린이를 위한 책들을 비치했다. 아름다운 달빛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이효석이 평양에서 거주하던 푸른집을 재현했다. 이효석 문학관에 올라 그의 작품 세계를 다시 한번 살펴본다.

이효석 문학관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무이예술관. 요즘같이 청명한 가을날 들러볼 만하다. 폐교를 활용한 예술인들의 창작 공간에 코스모스가 가득하다. 봉평의 메밀밭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정연서 화백의 전시실과 국내외의 기획전으로 유명한 오상욱 조각가의 야외 전시, 권순범 도예가의 생활 도자기와 예술작업을 이곳에서 모두 누릴 수 있다.

 

 


 

'횡성'의 또 다른 매력이 궁금하다면, 여기 어때요?



1. 노아의 숲 (갑천면 화전리 218)
횡성에 간다면 노아의 숲에 꼭 들러보세요! 이곳에서는 숲속을 거닐며,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어요~. 교원 가족 여러분도 노아의 숲에서 힐링하고 오세요!
도서개발2팀 황규리

2. 횡성호 (갑천면 중금리)
횡성호 둘레길을 거닐며 시원한 산책을 즐겨보세요! 요즘같이 선선한 가을에 더욱 매력적인 곳이랍니다. 코스별로 다양하게 걷는 맛(?)을 즐길 수 있어요!
도서개발2팀 오윤경

3. 풍수원성당 (서원면 경강로유현1길 30)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찾으신다면, 풍수원성당은 어떨까요? 성당 곳곳에 아름다운 산책로가 펼쳐져 있어요. 풍수원성당에서 시원한 가을바람을 즐겨보세요!
스마트개발2팀 박창후




4. 한얼문예박물관 (우천면 경강로)
폐교를 개조해 만든 한얼문예박물관을 추천합니다! 다양한 예술작품을 한 곳에서 관람할 수 있어요. 개방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가기 전에 꼭 확인하세요!
EDU사업지원팀 황현철

5. 대산유원지 (서원면 옥계리)
시원한 계곡물이 매력적인 대산유원지에 들러보세요~. 여름에는 물놀이, 봄과 가을엔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에요. 더 추워지기 전에 빨리 가보세요!
인사전략팀 김다빈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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