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ROAD+

서울 영등포구

글 _ 신유진(여행작가)

 

  





우리만의 아지트

무슨클럽

  

문래역에 내려 지도를 보며 무슨클럽 카페로 향했다. 지도에는 분명 거의 도착했다고 나오는데 보이질 않는다. 자세히 살펴보니 카페가 위치한 건물의 계단 한쪽에 작은 표시가 보였다. 우리만 아는 비밀 아지트로 향하는 기분이었다.

무슨클럽에 들어서면 독특한 향을 맡을 수 있다. 카페 곳곳에 피운 인센트 스틱이 커피 향과 섞여 무슨클럽만의 냄새를 만들고 기억하게 만든다. 카페를 장식한 빈티지 가구들에는 윤성준 대표만의 색깔이 담겨있다. 빈티지가구 인테리어를 준비하는 기간만 5~6개월 정도 걸렸다고 한다. 전국을 돌며 하나씩 구하기 시작해 지금의 모습을 완성했다. 개성 강한 가구들이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리는 건 윤성준 대표의 안목 덕분일 테다.




무슨클럽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메뉴판이다. 1893년이라는 숫자가 적힌 장부에서 알 수 있듯, 100년이 넘은 물건을 메뉴판으로 재탄생시켰다. 가계부일 것이라 추측은 되지만 원래 무슨 용도로 쓰였는지는 알 수 없다. 두 번째는 커피머신이 놓여 있는 마차이다. 빈티지의 절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바퀴와 손잡이까지 그 시절 그대로 남아 있다. 하나하나 들여다볼수록 재미있는 것이 많다.

이제야 무슨클럽의 커피를 맛본다. 이곳의 대표 커피는 무슨라떼와 엑설런트라떼이다. 무슨라떼는 숙성시킨 생크림과 우유를 넣어 풍성한 바디감이 특징이다. 살짝 들어간 소금이 커피의 쓴 맛을 잡아주고, 우유의 고소함을 더해준다. 엑셀런트라떼는 윤성준 대표가 여행 중 맛보았던 커피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커피와 우유가 들어간 베이스에 아이스크림을 천천히 녹여 먹어 보자. 아이스크림이 적당히 녹았을 때 이 커피의 진가를 맛보게 된다. 달콤함과 부드러움이 풍성해지고, 생각한 것보다 더 담백하다.

 

 

  

윤성준 대표는 무슨클럽이라는 이름을 통해 ‘카페에는 커피만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그래서 커피 외에도 위스키, 와인 등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술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또한 윤 대표는 이곳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온 손님에게 좋은 음악, 편안한 공간과 맛있는 커피, 술 한 잔으로 잊지 못할 시간을 선사하는, 무슨클럽은 그런 곳이다.

 

주소: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39길 4, 4층

전화번호: 010-9229-2570

운영시간: 
pm 1:30 ~ pm 11:00 (매주 목요일 휴무)

표메뉴: 
무슨라떼 5,000원

엑설런트라떼 5,500원

버터푸딩 8,500


 

 

 



시간이 쌓여가는

헤비로테이트

 

헤비로테이트는 서울 도림동 주택가에 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리스타가 친절하게 안내하며 인사를 건넨다. 단골과는 일상의 대화를 나누고, 처음 방문한 손님에게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부담스럽지 않게 전달한다. 함께 시간을 나누고자 하는 그 마음이 느껴진다.

헤비로테이트의 유경범 대표는 과거 공간 디자인 일을 했다. 그때 작업실로 사용하던 곳을 지금의 카페로 바꿨다. 철거부터 설치까지 두 달에 거쳐서 직접 카페를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내부를 자세히 보면 구석구석 이음새가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멋이 있다. 카페 이름에도 유경범 대표만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는 요즘 카페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변화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카페를 만들고 싶어, Heavy(무거운)와 Rotate(회전하다)란 단어로 이름을 지었다.
  



헤비로테이트는 다른 카페에 비해 라떼의 종류가 참 다양하다. 우리가 평소 마시는 기본적인 라떼부터 커피의 맛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에스프레소 라떼, 화이트 초콜릿이 들어간 리체라떼, 많은 사랑을 받는 플랫화이트, 아이스크림이 들어가는 헤비라떼까지. 라떼만으로도 일주일 내내 다른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라떼의 종류에 따라 사용하는 원두도 달라진다. 원두의 특성에 따라 어떤 재료와 잘 어울릴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는 유경범 대표의 고집이 돋보인다. 헤비라떼는 견과류 맛의 과테말라 엘모리토 원두를 사용한다. 아이스크림은 바닐라와 말차 중 선택할 수 있다. 말차 아이스크림과 커피, 우유의 조합이 궁금했다. 직접 마셔보니 녹차 특유의 떫은맛이 견과류 맛의 커피와 만나 좋은 균형감을 줬다. 낯설지만 왜 이곳의 대표메뉴인지 단번에 알 수 있는 맛이었다.

 

  

※ 매월 〈COFFEE ROAD〉에 소개된 카페에는 교원그룹이 직접 제작한 리유저블 컵을 제공합

니다. 깨끗한 환경,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교원그룹의 의지를 담았습니다.




헤비로테이트가 있는 골목에는 ‘바 헤비’ ‘헤비올라잇’ 등 ‘헤비’라는 이름을 가진 가게들이 모여 있다. 헤비로테이트만 외딴섬처럼 골목에 있다 보니 손님이 즐길 문화가 없다는 생각에, 유경범 대표가 직접 크루를 모았다. 덕분에 이 골목에선 밥과 술 등의 다양한 이야기가 실현되고 있다. 헤비로테이트에 가봐야 할 이유가 참 많다.

 


주소: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9길 22

화번호: 010-6424-8260

운영시간: pm 12:30~pm 9:00 (매주 월, 화 휴무)

대표메뉴: 
플랫화이트 4,500원

헤비라떼 6,500원

블랙커피 4,000원





 

영등포구
가볼만한 곳




문래창작촌

문래창작촌은 철공소와 예술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골목길 담벼락과 영업시간이 끝난 철문 위로 그려진 그림들이 문래동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여의도공원

여의도공원에선 4월의 봄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벚꽃이 피고, 여유롭게 흐르는 한강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봄기운을 즐겨보자.

2022-04-01

신유진: 여행 전문 블로그 ‘조그만 여행상사’를 운영하며 던킨도너츠 블로그, 경기관광공사 등에 여행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저서로는 《청춘여행 버킷리스트》 《청춘의 여행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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