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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X시간X공간의 혁신, 메타버스 전략을 수립하자

메타버스는 ‘초월, 그 이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라는 것을 코너를 열면서 언급한 바 있다. 메타버스 시대에 살아가는 기업은 인간과 시간, 공간을 ‘초월’한 관점에서 새로운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코너를 마무리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메타버스 경험을 설계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법을 알아보자.
글 _ 이승환(《메타버스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45》, 《메타버스 비긴즈》의 저자)

경쟁과 협력의 구도가 바뀌다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의 최대 경쟁자로 ‘포트나이트’를 지목했다. 넷플릭스는 왜 OTT*가 아닌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포트나이트를 경계하는 것일까? 포트나이트는 게임을 넘어선 삶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수억 명의 사람들이 포트나이트에 눈과 귀를 뺏기고 있다. ‘쇼트나이트’라는 영화제가 열리고,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가 최초로 공개되는 곳이며, 전 세계 유명 가수들의 무대가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넷플릭스를 보는 시간은 줄어들게 된다.

*OTT(Over The Top): 앱이나 웹 등 TV가 아닌 다른 플랫폼으로 콘텐츠를 보는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들의 전장(戰場)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어, 메타버스 공간으로 확장됐다. 새롭게 형성된 경쟁 구도 속 모든 기업은 메타버스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수억 명이 모이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계속 사업영역을 넓혀갈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경쟁자만 바라보다 메타버스 속 보이지 않는 경쟁자에게 덜미를 잡히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쟁과 더불어 협력의 범위도 확대됐다. 메타버스 게임 기업 ‘나이언틱’은 영국의 연극 극단 ‘펀치드렁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왜 메타버스 게임 기업이 연극 극단과 협력을 할까? 펀치드렁크는 관객이 연극에 직접 참여해 배우들과 상호작용하는 실감 연극으로 유명하다. 관객들은 무대에서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며 기존의 연극에서 느낄 수 없는 개인화된 경험을 할 수 있다. 대표작인 ‘슬립 노 모어(Sleep No More)’에서 관객들은 3시간 동안 6개 층으로 이루어진 호텔 내부에서 100개가 넘는 방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공간을 탐색하거나, 때론 홀로 외딴 방에 이끌려 배우와 일대일 접촉을 하는 등 상상하지 못했던 초월적 경험을 한다. 마치 메타버스를 오프라인으로 구현한 것 같지 않은가? 나이언틱과 펀치드렁크의 콜라보레이션은 우리에게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제공하고 또 다른 경험의 세계로 이끌 것이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다
프롭테크* 기업 ‘직방’의 임직원들은 2021년 2월부터 전면 메타버스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강남역에 있는 빌딩으로 출근했지만, 이제는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오피스 ‘소마(Soma)’에서 일한다. 직원들은 아바타를 설정한 뒤 소마에 로그인하여 업무를 수행한다. 가상 로비도 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에 내리면 회사 동료들을 만날 수 있다. 아바타에 가까이 가면 실제 동료의 얼굴이 보이면서 대화할 수도 있다.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어 집을 떠나 제주도에 머물며 일하는 직원도 있다. 면접도 가상 오피스에서 이루어질 정도로 공간의 제약이 없어짐에 따라 글로벌 인재 채용도 수월하다. 2022년 상반기 기준, 직방이 만든 메타버스 건물에는 20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매일 2천여 명이 출근하고 있다.


게임 기업 ‘컴투스’는 2천 500여 명의 직원이 일할 가상 공간인 컴투버스 오피스 월드를 공개했고 미국의
부동산 기업 ‘이엑스피리얼티(eXp Realty)’는 코로나 이전부터 모든 직원이 가상 오피스 이엑스피 월드(eXp World)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엑스피리얼티는 2022년 한 설문조사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4위를 차지했다.

물론 전 산업의 모든 직군이 모두 메타버스 사무실로 출근할 필요는 없다. 산업과 업무의 특성에 따라 메타버스 업무 플랫폼이 탄력적으로 적용될 것이다. 하지만 메타버스로 업무의 효율이 높아지고 이로 인한혁신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프롭테크: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IT를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를 의미

 

4I 믹스로 새로운 경험을 만들자



4I는 ‘상상(Imagination)’ ‘몰입(Immersion)’ ‘지능(Intelligence)’ ‘상호작용(Interaction)’을 의미한다. 메
타버스 경험을 잘 구상하기 위해서는 이 4I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엄마가 사별한 딸을 만나 화제가 되었던 가상현실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를 떠올려 보자. 엄마와 제작진이 만들어낸 메타버스에서 불가능한 ‘상상’, 실제 거실처럼 ‘몰입’되는 가상공간,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가상의 딸, 그리고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통한 감각의 전달까지, 이 모든 4I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감동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이 중에서 하나만 없었더라도 온전한 감동을 전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가상융합(XR)기술, 블록체인 등 데이터 기술, 네트워크, 인공지능을 4I와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더욱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한 공공기관에서 멋진 문화 유적지를 메타버스로 만들었다고 상상해보자. 방문자가 메타버스 공간에서 유적지를 보고 나오면 다시 같은 메타버스로 들어갈 유인이 생기겠는가? 들어갈 때마다 새로운 경험과 상호작용이 없다면 재방문할 유인은 크지 않다. 이는 메타버스 생태계 내 다양한 기업 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혼자서’가 아니라 협력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용하는 것이 필수다. 가상과 현실을 융합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생산성을 혁신하여 경쟁우위를 선점하자.

2022-11-01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메타버스, 가상융합, AI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메타버스 TF 자문위원, 과기정통부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교육 부 실감콘텐츠 심사위원회 위원 등 다수의 메타버스 관련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저서로는 《로그인 메타버스》 《메타버스 비긴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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