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러&

구몬 곤지암1지구 장은숙 선생님 & 라이프서비스운영팀 오래규 파트장

날이 무더워지기 시작하는 6월은 수국이 수북이 만개하는 달이다. 수국은 흰색, 분홍색, 하늘색 등 형형색색의 빛깔을 가지고 있다. 꽃의 색은 흙에서 흡수하는 성분과 반응하여 비로소 결정된다. 흙의 양분을 힘껏 빨아들이며 색을 머금는 게 마치 부모와 자식 관계 같다. 부모 자식 관계를 생각하면 ‘변덕’이라는 꽃말도 납득이 간다. 그러나, 수국의 숨겨진 꽃말은 따로 있다. 바로 ‘진심’이다. 변덕 속에 숨어있는 진심. 화담(和談), 진심이 피는 숲에서 두 모자(母子)를 만나봤다.
글 _ 이민경, 김서형

 화담,

진심으로 닿는 길



우리는 '진정한' 교원가족입니다 
구몬 곤지암1지구의 장은숙 선생님과 라이프서비스운영팀 오래규 파트장은 말 그대로 교원 가족이다. 엄마인 장은숙 선생님은 23년간 구몬선생님을 해왔고, 아들인 오래규 파트장은 2015년 구몬 교육관리직으로 입사해 구몬교육연수팀을 거쳐 현재 교원그룹의 장례식장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저는 작은 언니의 권유로 일을 시작했는데요. 래규 또래의 아이들을 가르치니까 다 아들들 같아서 일이 잘 맞았어요. 래규는 어느새 훌쩍 커버렸지만요(웃음). 사실, 저희가 정말 교원 가족인 게 래규의 누나도 구몬선생님 일을 했었거든요. 딸, 아들과 한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할 뻔했던 거죠.”
오래규 파트장의 교원그룹 입사에는 장은숙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어머니가 학습지를 채점하는 모습을 보는 게 재미있었고, 즐기며 일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부러웠다고. 오래규 파트장에게 교원그룹 입사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저도 다른 길을 찾았겠죠. 대학 졸업 후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시작한 게 구몬 교육관리직이에요.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어머니와 누나가 일하는 모습을 어깨 넘어 지켜보니 저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웃음).”
오래규 파트장이 장은숙 선생님을 보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작년 추석 때 마지막으로 봤다는 말이 무색하게 역시 가족이구나 싶었다. 두 사람에게 같은 직장에서 근무했을 때의 장단점을 묻자, 이구동성으로 ‘가까운 게 장점이고, 너무 가까운 게 단점이다’라고 대답했다. 누가 엄마와 아들 아니랄까 봐 함께 대답하고 웃는 두 사람의 모습이 참 닮았다.

집, 그리고 회사에서 서로를 채우다 
장은숙 선생님은 같이 일을 하다 육아에 집중하느라 퇴사한 딸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졌다. 그 자리는 금세 오래규 파트장이 채워줬다. 늦은 시간 수업이 끝나는 경우 식사를 거르게 될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엄마, 밥은 먹고 일해야지’라며 김밥이든, 치킨이든 사 와서 저녁을 함께했다. 그날 있었던 일들을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있노라면 ‘아들 잘 키웠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물론 식사 후에 채점은 오래규 파트장이 거들었다. 함께 근무하다 보니 두 사람은 자연스레 대화거리가 많아졌다. 오래규 파트장은 어머니에게 아이들과 학부모를 응대하는 노하우를 전수 받아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저는 오히려 래규한테 많이 배웠어요. 같이 살면서도 몰랐는데 래규가 친화력이 남다르더라고요. 업무할 때 꼭 필요한 부분이라 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죠. 아, 그리고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는데요. 래규가 구몬교육연수팀에 있을 때였어요. 신인구몬교사 대상으로 교원연수원 도고에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교육을 하는데요. 저희 곤지암1지구에 새로 들어온 젊은 선생님이 교육을 받고 와서는 ‘선생님, 저 교육장에서 훈훈하신 분이랑 사진 찍었어요~!’ 하면서 사진을 보여주는 거예요….”라며 장은숙 선생님이 마지막 말을 이으려고 하자 오래규 파트장은 장은숙 선생님을 저지했다.
“이런 거 사보에 나가면 안 되는데(웃음).”
장은숙 선생님의 말에서는 오래규 파트장을 향한 애정이 듬뿍 묻어났고 민망해하며 말을 줄이는 오래규 파트장을 보니 두 사람이 함께 근무했을 때의 순간이 그려지는 듯했다. 분명 그 누구보다 서로를 챙기는 마음이 가득했으리라.



화담, 정다운 이야기 속 피어나는 진심 
두 사람이 구몬 곤지암1지구 근처에 위치한 화담숲에 방문했다. 장은숙 선생님이 종종 머리가 복잡할 때 혼자 찾는 곳이지만 오늘만큼은 오래규 파트장과 함께했다.
“매번 올 때마다 엄마랑 딸이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보면서 ‘래규랑 같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딸만큼은 아니지만 만나면 많이 조잘대거든요. 뭐, 회사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하지만요.”
화담숲 입구로 들어가니 켜켜이 쌓인 초록색 나뭇잎들이 그늘을 만들어줬다. 적절한 훈기가 두 사람에게 닿아 기분 좋은 숲의 에너지를 선사했다.
“엄마, 평소에 피톤치드도 좀 맡고 그래. 너무 일만 하니까.”
“너야말로 집에서 핸드폰만 들여다보지 말고 좀 나가고 그래.”
걷는 것만으로도 사랑이 넘칠 것 같은 약속의 다리에는 자물쇠들이 걸려있다. 방문객들이 건강, 행복, 소망을 담아 다리에 채워 놓은 것이다. 약속의 다리를 지나던 오래규 파트장이 자연스럽게 고민을 꺼냈다. 화담숲을 거닐다 보면 숨겨뒀던 진심이 나오기 마련이다.
“제가 교원그룹과 함께한 시간은 길지만 교원라이프에서 근무한 지 만 4년 정도됐어요. 커리어가 아예 바뀌었다 보니 장례서비스 쪽으로 아직 전문성이 부족한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
장은숙 선생님은 조금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제가 명확한 답을 내려줄 수는 없지만, 현재에 집중하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래규는 알아서 잘하는 편이었거든요. 언젠가 시험을 굉장히 못 본 적이 있었는데 ‘최선을 다했니?’라고 물어봤을 때 ‘그렇다’고 대답해서 혼내지 않았어요. 그랬더니 다음 시험 점수는 알아서 잘 받아 오더라고요. 지금 하는 모든 일들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커리어에 유의미한 한 획을 그을 수 있지 않을까요?”
고민할 시간에 무엇이든 하기. 너무 깊게 생각하기 보다 하나씩 실천에 옮기기. 장은숙 선생님이 엄마가 아니라 인생 멘토로서 오래규 파트장에게 제일 해주고 싶었던 말을 전했다. 이날 두 사람의 대화는 화담, 그 자체였다.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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