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러&

구몬 수정지국 신경미 매니저 & 구몬 수내지국 배주영 매니저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인연이 있다. 불꽃처럼 튀어 오르는 인연,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한순간 척하고 달라붙는 인연도 있다. 하지만 구몬 수정지국의 신경미 매니저와 수내지국의 배주영 매니저의 인연엔 딱히 특기할만한 모멘텀이 있진 않았다고 한다. 그저 16년이라는 시간을 같이하다 보니 손톱에 봉숭아 물들 듯 서로가 서로의 삶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갔다고. 그들의 추억이 가장 깊게 남아있다는 놀이공원으로 두 매니저를 초대했다.
글 _ 이건우

서로에게 서서히
물들어가듯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첫 만남
“2006년, 교원구몬과 인연을 맺게 된 뒤 면담을 위해 방문한 성남사업국에서 신경미 매니저를 처음 만났어요. 첫인상은 조금 무서웠다고나 할까요(웃음)? 저보다 오래 근무한 선배이다 보니 마냥 편하게 느껴지진 않았죠.”
배주영 매니저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럴 만도 했던 것이 신경미 매니저는 6년 전 먼저 일을 시작했고, 당시 사업국 내에선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보다 시간이 한참 지나 입사를 한 배주영 매니저에게 있어 신경미 매니저는 한없이 높게 느껴지는 선배였다. 하지만 신경미 매니저도 배주영 매니저가 어렵게 느껴졌던 것은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사실 저도 배주영 매니저가 편하게 느껴지진 않았어요(웃음). 배주영 매니저가 약간 강한 인상을 가지고 있잖아요? 왠지 친해지기 쉽진 않겠다 싶었죠.”
하지만 두 사람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선배로서 신경미 매니저는 자신의 모든 노하우를 배주영 매니저에게 전수해주고 싶었고 배주영 매니저 역시 신경미 매니저의 노하우를 빠짐없이 습득하고 싶었다. 틈만 나면 일을 가르쳐주고 배우다 보니 어느새 서로가 가지고 있던 첫인상이라는 장벽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덕분에 배주영 매니저는 빠르게 업무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업무를 가르쳐주던 신경미 매니저 역시 배주영 매니저에게 배운 점이 많았다고 했다.
“저도 배주영 매니저에게 많이 배웠거든요. 배주영 매니저는 특유의 이성적인 면이 있는데, 제가 가끔 업무 중 감정적으로 힘들어할 때면 옆에서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모습이 멋있으면서도 부러웠죠. 같이 있다 보니 저도 그런 배주영 매니저의 모습을 따라 하게 되더라고요.”
“어쩌면 저희는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며 조금씩 닮아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 왼쪽부터 배주영 · 신경미 매니저

놀이공원에서 더욱 깊어진 인연 
어느새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된 두 사람. 그런 두 사람의 인연을 더욱 끈끈하게 연결해준 것은 바로 놀이공원이었다.
“20대 시절, 저희는 주말이면 자주 놀이공원에 놀러 가곤 했어요. 업무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데에 놀이공원만 한 곳이 없었거든요. 놀이기구도 같이 타고, 간식도 나눠 먹으면서 때로는 서로의 속 깊은 마음을 터놓기도 했죠.”
놀이공원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기도, 서로의 집에서 요리를 대접하기도 했다. 그렇게 둘의 인연은 더욱 깊게, 더욱 단단히 뿌리를 내렸다. 그러던 중 신경미 매니저가 육아 때문에 잠시 회사를 쉬어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배주영 매니저가 신경미 매니저의 업무를 대신 맡기로 했다. 인수인계를 위해 사무실에 도착한 배주영 매니저는 입이 떡 벌어졌다.
“저를 위해 준비했다면서 인수인계에 필요한 자료들을 전달해 주는데, 그 자료의 양만 해도 어마어마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분명 길지 않았을 텐데, 역시 신경미 매니저는 달라도 정말 다르구나 싶었어요.”
“제가 사업국 전체의 업무를 담당했었거든요. 이 많은 업무를 배주영 매니저에게 빠짐없이 넘겨주려면 철저히 준비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틈만 나면 자료를 정리하곤 했어요. 이게 배주영 매니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요.”
배주영 매니저는 신경미 매니저의 배려 덕분에 원활하게 업무를 이어받을 수 있었다. 신경미 매니저가 정리해준 자료들은 말 그대로 백과사전이나 다름없었다. 몇 달 동안 자료들을 들춰가며 일하다 보니 어느새 신경미 매니저의 빈 자리를 완벽히 대체했다. 신경미 매니저는 그게 가장 고마웠다고 했다.
“쉽지 않았을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배주영 매니저가 정말 잘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제가 다 고맙더라고요. 덕분에 육아휴직 기간 동안 적어도 회사 일에 대해선 안심할 수 있었죠.”


매니저님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20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16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채워나간 신경미 매니저와 배주영 매니저. 하지만 그들에게도 서로 말하지 못한 고민이 하나씩 있었다. 신경미 매니저가 먼저 자신의 고민을 꺼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데, 요즘 둘 다 잘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고민이에요. 워킹맘으로서 멋지게 해내고 싶은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오히려 둘 다 놓치는 것 같아 속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을 들은 배주영 매니저가 조언을 건넸다.
“스스로에 대한 압박감을 내려놓았으면 좋겠어요. 누가 봐도 신경미 매니저는 일과 육아, 둘 다 완벽하게 해내고 있거든요. 본인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때로는 자신만을 위한 시간도 가졌으면 좋겠어요. 잠시 일과 육아에서 벗어나 차분히 생각을 정리해 본다면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조언을 들은 신경미 매니저의 표정에 감동이 서렸다. 잠시 서로를 지긋이 바라보던 두 사람. 이어 배주영 매니저도 자신의 고민을 말하고 싶다며 입을 열었다.
“저는 제가 나름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업무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면 가끔 평정심을 잃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머리가 새하얘지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죠. 어떻게 하면 평정심을 유지하며 일을 할 수 있을까요?”
“그럴 땐 잠시 밖에 나가 바람을 쐬며 크게 심호흡을 해보세요. 5분 정도 숨 고르며 복잡해진 머릿속을 정리하는 거죠. 어떤 업무부터 어떻게 처리할지 순서를 정리하면 금방 원래 흐름대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20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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