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민 선생님은 작년 6월에 출산했다. 주위에서는 출산하고 나면 다시 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임신과 출산이 이어지는 동안 사회에서 도태된 기분도 들었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최대한 빨리 복귀하고 싶었다. 작년 9월, 생후 3개월 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을 시작했다. 아이를 맡기고 돌아서던 첫날엔 눈물이 났다. 그렇지만 눈물은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제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고, 저는 남의 아이를 보러 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마음이 힘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엄마가 되고 나니까 수업 시간에 만나는 아이들이 다 제 아이 같더라고요. 저와 함께 수업하려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이 참 예뻐 보였어요. 그러니 제 아이도 누군가가 이렇게 예뻐해 주겠구나, 그런 믿음이 생겼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일을 하게 됐죠.”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내 자식같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원래 아이들을 좋아했지만, 엄마의 마음과 학부모의 마음이 더해졌다. 예전에는 아이가 교재를 안 풀어오면 야단도 치고, 수업 시간에 벌떡 일어나 화장실을 간다고 하면 호되게 꾸짖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숙제를 안 해와도 예쁘고, 우물쭈물하며 앉아 있어도 예쁘고, 그냥 수업하려고 앉아있는 자체가 기특하다.
“학부모님들의 마음을 더 잘 알게 됐죠. 저도 어린이집에서 우리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하루 종일 궁금하고 눈에 밟혔는데 다른 학부모님도 똑같은 마음일 거잖아요. 그래서 매일 수업이 끝나면 어머님과 잠깐이라도 상담을 해요. 그게 어렵다면 사진으로라도 공유하려고 노력하고요.”
배종민 선생님은 수업을 마쳐도 바로 인사하고 나오지 않는다. 무조건 학부모와 마주 앉아서 오늘은 어떤 수업을 했는지 스마트구몬의 캡처 화면을 보여드리며 이야기한다. 아무리 바빠도 아이와 수업할 시간, 학부모와 상담할 시간까지 모두 챙긴다.
“사실 제가 출산 3개월 만에 복직하는 걸 집안 어르신들이 다 반대했어요. 주위에서도 제가 아이가 있으니까 예전만큼 일을 잘할 수 있을지 미심쩍게 여겼고요. 하지만 저는 엄마가 된 다음에 일을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복직하고 그렇게 한 달을 보냈더니 바로 전사 TOP 10에 들어가더라고요. 아무래도 구몬선생님이 천직인가 봐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