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ESG

엔비디아, 파트너사와 함께 ESG경영을 실천하다

2023년은 챗GPT의 등장으로 AI 광풍이 불었던 한 해였다. 여러 빅 테크 기업들 중에서 특히 주목받았던 기업은 AI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GPU* 제조기업 ‘엔비디아(NVIDIA)’다. AI 붐으로 가장 주목받고 성장했던 엔비디아가 ESG 측면에서는 과연 어떤 활동을 해왔을까?
글 _ 김재필(《ESG 혁명이 온다》의 저자)

챗GPT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기업
GPU는 컴퓨터 시스템에서 그래픽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여 결괏값을 모니터에 출력하는 연산 장치다. 원래는 컴퓨터 게임에서 사용자의 요구 사항이나 게임 진행 상황에 맞게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 그래픽으로 구현하고자 만들어진 칩이었는데, 이 기능이 AI의 데이터 처리에 활용되며 급부상하게 되었다. 챗GPT 서비스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1만여 개의 GPU가 필요하다. 이 GPU의 선두 주자가 바로 엔비디아다. 현재 생성형 AI 시장 반도체 점유율의 80% 이상은 엔비디아가 차지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개발과 데이터 학습에 쓰이며 독점에 가까운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유일무이한 제품이다.
*GPU(Graphic Processing Unit): 그래픽 처리를 위한 고성능의 처리 장치

IT 기업 중 ESG 평가 1위를 차지하다
엔비디아의 ESG 활동은 애플, MS(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IT 기업들에 비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MS는 ‘CES* 2021’에서 워싱턴주 퀸시에 위치한 30만㎡ 이상 규모의 MS 데이터 센터를 소개하며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를 강조했다. 애플의 CEO인 팀 쿡은 흑인 대학과 협력해 전국에 학습 허브 100여 곳을 설립하는 등 인종차별 해소를 위해 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이런 IT 기업들을 제치고 ESG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기업은 다름 아닌 엔비디아다. 미국 경제지 ‘인베스터 비즈니스 데일리’가 발표한 2020년 ESG 기업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ESG 경영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선정한 2019년 글로벌 CEO 경영 평가에서도 엔비디아의 CEO인 ‘젠슨 황(Jensen Huang)’이 1위에 올랐다. 실적과 ESG 경영 모두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CES(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세계 가전 전시회




함께 움직이는 ESG 경영
엔비디아의 ESG 활동은 지극히 일반적이다. 투자에 앞서 이사회 수준의 위원회가 ESG 문제를 감독한다. 칩을 만드는 데 필요한 텅스텐과 주석 등 필수 광물들이 분쟁 지역에서 수입된 것이 아닌지 등 생산과정에서의 공정거래에 특히 중점을 둔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ESG 활동이 다른 IT기업과 다른 점은 파트너사와 함께 수행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이륜차 부문 세계 2위 규모인 야마하 모터(Yamaha Motor)와 협업하여 스마트 팜 사업을 추진해 지역 농가에 도움을 주고 파트너사의 성장에도 기여한 사례가 있다. 당시 야마하 모터는 무인 농업용 차량과 드론을 개발해 스마트 팜 운영 농가에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무인 차량에 탑재할 자율주행 기술이 필요했는데, 야마하 모터에는 해당 기술이 없었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핵심 기술은 지키면서 무인 농업용 차량 개발 단계부터 함께 참여해 자사에 맞는 제품을 만들 파트너사를 찾고 있었다. 무인 농업용 차량과 드론, 노인들을 태우고 이동하는 저속 전기차 등 앞으로 출시할 모든 제품을 통합 운영,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의 개발도 고려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야마하 모터에 손을 내밀어 무인 농업용 차량과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2020년 12월, 포도 수확용 무인 자율주행 차량의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 차량은 포도밭 사이를 스스로 돌아다니며 로봇팔을 이용해 다 익은 포도를 수확하고, 바구니에 넣는 작업까지 수행한다. 모빌리티와 로봇 기술을 접목한 이 차량은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같이 할 때 더 큰 가치가 창출되는 ESG
엔비디아는 제휴 관계 및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한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과 투자를 통해 AI 보급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임베디드 컴퓨팅 보드 시리즈인 ‘엔비디아 젯슨(Jetson)’ 플랫폼을 보급형 개발자 키트로 확대 공급해 59달러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누구나 AI와 로보틱스의 세계를 경험하도록 했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제휴 협력을 통해 파트너사와 함께 동반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 세계 370여 개 자동차 관련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자율주행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가 하면, 자사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아마존 AWS(Amazon Web Services)에도 제공해 엔비디아의 고객들이 아마존 플랫폼에서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파트너십 경영 철학이 ESG에도 반영되어 사회 공헌 활동에서도 ‘같이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중점을 둔다.
많은 기업은 ‘우리 기업이 어떤 ESG 경영을 하면 좋을까’부터 생각한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파트너사가 원하는 바가 무엇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지를 먼저 생각한다. 이것이 엔비디아가 ESG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은 성공 요인이다.


앞으로 기업들은 ESG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이제는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경영과 사업에 ESG를 접목해야 한다. 기업의 구성원 역시 본인의 업무를 ESG 관점에서 바라보고 수행할 때다. 업무 하나하나가 고객을 위하고 지구를 위하고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일임을 자각하고, 그 성과에서 가치와 보람을 느끼면 된다. 그것이 ESG가 추구하는 진정성이다.

2023-12-01

김재필 : KT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경영 전략 및 IT 컨설턴트다. 20여 년간 경영전략과 IT 산업분석 및 트렌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업무를 수행 했다. IT와 ESG를 결합한 ESG DX로 환경, 사회, 지배 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저서로는 《웹 3.0 혁명이 온다》 《ESG 혁명 이 온다 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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