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뇌는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라고도 합니다. 구두쇠가 돈을 아끼듯 문제를 해결할 때 생각을 아낀다는 겁니다. 뇌의 에너지를 적게 써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다 보니 한번 형성된 고정관념은 쉽게 바뀌지 않죠. 하지만 아이디어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나타납니다. 익숙한 것을 인위적으로 낯설게 바라보는 발상법인 ‘스캠퍼(SCAMPER)’에 대해 알아봅시다.
글 _ 신호진 (책 《끌리는 아이디어의 비밀》의 저자)
페이스북 본사 사무실 복도에는 데페이즈망(Depaysement) 기법으로 무한한 상상력을 전달한 초현실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이 붙어있습니다. 데페이즈망이란 프랑스어로 낯선 느낌을 뜻합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독특한 그림이 우리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아있듯, 우리는 ‘낯설게 하기’를 통해 아이디어를 이끌어내고 고객들에게 브랜드의 이미지를 각인시켜야 합니다.
《역발상의 법칙》의 저자 로버트 서튼 교수는 창의적 사고를 위해 ‘부자데’라는 흥미로운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부자데’란 처음 접하지만 낯설지 않은 느낌이라는 뜻의 ‘데자부(De ja vu)’를 거꾸로 적은 것입니다. 즉, ‘익숙한 것도 낯설게 바라보는 느낌’을 뜻합니다. 익숙하고 이미 존재하는 것을 남다른 방식으로 조합하고 새롭게 느껴지게 만들어보자는 거죠.
브라질의 한 출판사가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해, 연간 독서량이 낮은 브라질 국민들을 대상으로 ‘티켓북스’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그들은 책 커버에 지하철을 열 번 이용할 수 있는 티켓 기능을 내장한 뒤, 역에서 무료로 배포했습니다. 책과 지하철 티켓처럼, 이미 존재하지만 관련이 없는 것을 조합해 시민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한 사례입니다.
2021-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