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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해결의 새로운 길잡이 프레임 활용법

문제를 마주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여기서의 문제란 논란이나 논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에게 전하는 세일즈 메시지의 사소한 표현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포함된다. 문제해결의 새로운 길잡이가 되어줄, ‘프레임 활용법’에 주목해보자.
글 _ 정인호 대표(GGL리더십그룹)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신용카드’. 사실 신용카드는 정확한 표현으로 보기 어렵다. 지금 구매하고, 나중에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신용’ 보다는 외상, 후불, 마이너스라는 명칭이 붙어야 한다. 그렇다면 왜 신용카드라는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는 걸까? 아래의 실험을 통해 그 이유를 찾아보자.

 

 


 


실제로 한 실험에서 위와 같은 상황을 부여하고, 사람들에게 대책 A와 B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물어봤다. 조사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응답자 중 72%가 사망자 수 200명을 줄일 수 있는 ‘대책 A’를 선호했다. 그런데 표현을 조금 바꾸자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번엔 78%의 사람들이 ‘대책D’를 선택했다. 자세히 보면 같은 대답인데 처음 설문조사를 했을 때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설문조사의 핵심은 사람들이 대책의 효과를 ‘어떤 프레임에 의해 인식하느냐’이다. 첫 번째 조사에서는 ‘몇 명이 사느냐’란 ‘긍정의 프레임’으로 인식하는 반면, 두 번째 조사에서는 ‘몇 명이 죽느냐’란 ‘부정의 프레임’으로 인식한 것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우리는 무의식중에도 부정적인 상황보다 긍정적인 상황을 더 선호한다. 즉,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다’와 ‘확실히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언어상의 표현에 따라 똑같은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려는 것이다.



다시 신용카드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그렇다면 신용카드는 어떤 프레임을 활용한 것일까? 바로, ‘긍정 프레임’이다. 신용이란 사람을 신뢰 또는 신임한다는 뜻으로,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신용’이라는 긍정의 프레임을 카드에 적용하는 순간, 카드를 쓴 만큼 신용이 쌓이는 착각을 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프레임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사실 신용카드는 앞서 말한 ‘신용’의 의미처럼 긍정적인 모습이 아니라, 부정적인 모습을 훨씬 더 많이 보인다. 신용카드가 보급된 이후 과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심지어 신용불량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 것처럼 말이다. 만약 외상카드, 마이너스 카드라는 부정의 프레임을 적용했다면, 사람들은 카드를 쓸수록 빚이 쌓인다는 느낌을 받을 테고 불필요한 소비를 자제했을지 모른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 사례도 있다.
미국의 한 식당은 손님들이 현금과 신용카드 중 어떤 통화수단으로 결제하는지, 종업원에게 팁을 얼마나 주는지 기록했다. 그리곤 식사비 총액이 비슷한 테이블끼리 묶어, 그들이 제공한 팁의 액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현금으로 식사비를 계산한 손님은 총 식사비용의 14.95%를, 신용카드로 계산한 손님은 16.95%를 팁으로 제공했다. 어떠한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현금보다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더 큰 금액을 소비한다’는 결과에 공감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신용’카드가 갖고있는 ‘긍정 프레임’의 함정에 빠진 걸 지 모른다.

인식전환을 통한 프레임 활용전략
지난 2015년, 우리나라 ‘적자 보전액’이 사상 최초로 4조 원을 넘어섰다. 적자 보전액이란 퇴직 공무원들에게 지급하는 연금이 부족해, 이를 정부가 메워줄 때 사용하는 예산이다. 당시의 문제는 이 적자 보전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난 2003년 불과 5백억 원대였다는 걸 감안하면, 그 상승률이 어마어마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는 공무원들의 연금 수령액을 줄이려고 시도했으나 당시, 공무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집단행동을 취하며 무산됐다. 이에 정부는 다음과 같이 새로운 프레임을 씌워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리곤 공무원 연금과 국민연금과의 월 수령액 차이를 보여줬다. 당초 이 싸움의 대상은 국가와 공무원이었다. 한데 위와 같은 프레임을 던져놓는 순간, 공무원 연금에 대한 논쟁은 ‘공무원’과 ‘공무원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 대상이 바뀌었다. 평소 공무원 연금 개혁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도 ‘자신의 편의를 위해 쓰여야 할 세금이 공무원 연금으로 지급된다’는 생각에 정부의 편을 들어줬다. 결과적으론 많은 국민들을 끌어들이려 했던 정부의 프레임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절대로 공무원 연금 개혁안의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은 사례를 통해, 분명 같은 문제임에도 ‘프레임을 어떻게 씌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대부분의 논쟁은 ‘이것 아니면 저것’의 프레임 속에서 제시된다. 이 때문에 양자택일의 함정에 빠져 다른 대안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젠 조금 다양한 프레임을 생각하고 적용해보자. 새로운 프레임, 새로운 관점 속에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해답을 찾을 수도 있다.

2021-04-01

정인호: 행동심리와 리더십, 협상 분야의 독보적인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전문 작가이다. 저서로는 《가까운 날들의 사회학》 《갑을 이기는 을의 협상법》 《당신도 몰랐던 행동심리학》 《HRD 컨설팅 인사이트》 《코로나에 숨은 행돔심리-언택트 심리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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