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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정석 ‘구글 검색’

플랫폼의 정석에 가까운 기업을 찾는다면 단연 ‘구글’을 꼽을 수 있다. 구글은 지식이라는 영역에서 완벽에 가깝도록 양면시장을 만족시켰다. 이제 누구나 구글을 통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공유할 수 있고 또 구글의 검색바를 통해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이 과정이 어떻게 설계되었는가를 이해하면 플랫폼이 무엇인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글 _ 이승훈 (가천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겸 네모파트너즈 대표)



누군가가 구글의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구글은 이미 만들어 둔 검색어 색인을 뒤져서, 색인의 최상단에 위치한 인터넷 페이지를 보여준다. 구글은 수천만 개의 검색결과를 검토하여 가장 높은 점수(랭크값)를 받은 페이지 10개를 첫 화면에 표시하며, 이 모든 과정은 0.1초 정도면 충분하다. 이 점수, 즉 랭크값을 계산하는 ‘페이지랭크’라는 알고리즘이 바로 구글 검색엔진의 핵심이다.

구글은 매 순간 검색어 색인을 만든다. 예를 들어 ‘르네상스의 시작’이라는 검색어가 있다면 이 주제에 대해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모든 페이지 혹은 문서를 검토하여 점수를 매긴다. 즉, 구글이 찾은 모든 문서는 ‘르네상스의 시작’이라는 단어에 대해 점수를 갖고 있다. 구글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지식에 대해 나름의 점수를 부여하고, 이 점수에 따라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의 검색엔진은 페이지랭크라는 알고리즘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수많은 알고리즘이 결합되어 보다 정교하고 복잡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그 근간은 페이지랭크가 자리잡고 있다. 페이지랭크는 일종의 참조를 바탕으로 한 알고리즘이다.

모든 인터넷 상의 페이지는 서로를 참조한다. 물론 어떤 참조도 없이 쓰여진 글도 있지만 많은 글들이 특정 영역에서 대표성을 가진 글들을 참조하며 글을 완성한다. 지구온난화를 이야기하면서 미국 항공우주국인 NASA의 통계를 활용하거나 하버드대학 교수의 논문을 인용하는 것과 같다. 바로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참조한, 다수의 지지를 점수로 환산해 낸 결과가 페이지랭크이다. 즉 많은 사람들이 참조한 지식은 높은 페이지랭크 점수를 받게 되고 그 결과 검색결과 최상단에 오르는 것이다.

구글이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에서 100%에 가까운 사용률을 보이는 것은 지식에 대한 공정성과 신뢰성 덕분이다. 모든 지식은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지식인들이 만들어 낸다. 구글은 단지 그 지식을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원칙에 의해 점수를 주고 관리할 뿐이다. 지식을 찾는 소비자와 지식을 만들어 내는 생산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플랫폼인 것이다.

이렇게 성립된 지식 플랫폼은 구글을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업 중 하나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지식이라는 영역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2018년, 구글은 150조 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고, 이 중 60%에 달하는 90조 원을 지식의 생산자들에게 제공했다. 구글의 검색을 통해 지식이라는 생태계는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세상이 된 것이다.

 


 


인터넷 페이지에 광고창을 만드는 ‘애드센스(Ad Sense)’라는 툴과 이 광고창에 적절한 광고를 올리는 ‘애드워즈(AdWords)’는 구글의 검색 플랫폼을 광고 플랫폼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제 인터넷 광고의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는 구글에게 광고를 의뢰하고 구글이 판단하기에 가장 적합한 페이지에 게재하는 것이 됐다. 이 모든 것이 누군가의 자의적 판단이 아닌 구글의 알고리즘에 의해 움직이기에 누구도 공정성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구글의 검색 플랫폼이 만들어 낸 발전은 단순히 지식 생태계에 자양분(돈)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이제 지식은 누구나 의지와 시간만 있다면 가질 수 있는 공유의 자산이 되었고 더 이상 도서관이나 책 속에 숨겨져 있거나 가진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이 지식이라는 영역에서의 개방과 공유는 지구상의 수많은 영역에서 크고 작은 발전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프리카 농부가 감자 위에 흙을 뿌림으로써 병충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식량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 이것도 바로 구글의 검색 플랫폼이 만들어 낸 발전이다.

202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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