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ROAD+

서울 광진구

글 _ 신유진(여행작가)

 
  





향긋함과 다정함이 있는

연필


카페 ‘연필’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유난히 반가웠고 궁금했다. 연필을 좋아해, 지금도 글을 쓸 때 연필을 사용한다. 카페 연필의 이유상 대표는 카페 이름을 지을 때 정말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이름을 생각하다 어릴 때부터 많이 접했던 단어 연필이 떠올랐다고 했다. 알고 보니 연필은 인연 ‘연(緣)’, 향기로울 ‘필 (苾)’이라는 단어로 ‘인연이 피어 향기로운 공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고운 뜻이다. 카페도 이름을 닮았다.
연필은 군자역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에 위치한다. 카페가 있는 거리의 분위기도 연필과 닮았다. 차분하고 조용하다. 외관도 간결했다. 큰 유리창과 하얀 타일이 이곳 거리에 자연스레 녹아 들어 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와 테이블 두 개가 한눈에 들어온다. 손님과 소통할 수 있게 거리를 좁히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을 만들었다. 자리에 앉으면 연적과 종이 메뉴판, 연필을 제공해준다. 서서 주문할 때는 메뉴를 급하게 읽게 되는데 이곳의 종이 메뉴판은 책을 읽듯 찬찬히 깊게 보게 된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묻고,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사각거리는 연필로 메뉴를 체크하고, 어릴 적 친구와 쪽지를 주고받았던 것처럼 주문서를 전달했다.



필터 커피를 주문하면 원두의 향을 먼저 맡아볼 수 있다. 찬찬히 추출되는 커피를 보며 그 시간을 함께 나눈다. 따뜻한 필터 커피는 커피잔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 대표가 카페를 준비하면서 하나씩 모아온 빈티지 잔들이다. 커피를 마실 때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것이 잔이라, 아이스 필터 커피를 주문하면 사각형 얼음이 들어간 온더록 잔에 커피가 나온다. 위스키를 마시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작은 디테일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 보였다. 필터 커피 원두는 약 2주마다 종류가 바뀐다. 최대한 향이 날아가기 전, 좋은 컨디션의 원두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는 카페에 다시 방문했을 때 똑같은 원두가 있으면 손님이 실망할 것 같아 질리지 않고 찾을 수 있는 곳을 만들기 위함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로스팅 원두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필터 커피 외에도 시그니처 커피인 ‘필커피’가 있다. 필커피는 초콜릿 베이스 커피와, 우유가 들어간 카페모카 같은 메뉴다. 트러플 시럽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커피와 초콜릿, 트러플 시럽을 잘 저어서 마시면 된다. ‘커피와 트러플 시럽의 조합이 괜찮을까?’ 하는 생각은 커피를 마시는 순간 사라졌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강약의 조합이 좋았다. 은은하게 남는 트러플의 맛이 커피와 잘 어울렸다. 디저트는 쑥버터바와 그래놀라 휘낭시에 두 가지가 있다. 쑥버터바는 쑥 맛이 은은하게 퍼지고 쫀득한 식감이 먹는 즐거움을 줬다.


연필에 방문한 손님을 섬세하게 챙기고, 다가서는 이유상 대표의 따뜻함이 좋았다. 지친 일상에서 잠시 쉬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그대로 전해졌고, 그 여운이 참 길게 남았다.

주소: 울 광진구 면목로12 1층 102호

전화번호: 010-6736-6958

운영시간: 
am 11:00 ~ pm 8:00 (월, 수~금)

pm 12:00 ~ pm 9:00 (토,일)

표메뉴: 
연커피, 필커피 6,000원

쑥버터바 4,500원

그래놀라 휘낭시에 3,000원

 



  


가을이면 생각나는

로프커피

 

공기가 차가워지면 마시는 커피도 바뀐다. 가을엔 따뜻한 카페라떼가 유난히 생각난다. 진하게 내린 에스프레소에 포근한 우유가 들어가 움츠렸던 몸이 따뜻해진다. ‘로프커피’는 라떼아트 챔피언 최원재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다. 최 대표는 2010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갔다가 카페 사장님이 하는 라떼아트를 보고 반해 커피를 시작했다. 최 대표는 ‘라떼아트 역시 기타 연주와 비슷해서 열심히 파고들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최소 5년 이상은 노력해야 할 만큼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고, 카페 곳곳에 트로피가 놓여 있다. 그는 세계대회 4위를 기록할 만큼 대단한 실력을 가졌다.
최 대표의 라떼는 순식간에 완성됐다. 디테일이 어마어마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최 대표의 오랜 시간이 담긴 작품을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카페라떼는 나오자마자 마셔야 제일 맛있게 마실 수 있다고 했지만, 그림이 흐트러질까 봐 한참을 바라보다 한입을 머금었다. 커피 중 가장 아름다운 커피가 카페라떼지 않을까 싶다.




로프커피는 로스터리 카페이자 쇼룸이다. 매장 뒤쪽에서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하고, 납품도 진행한다. 필터 커피를 주문하면 로프만의 스페셜 커피를 만날 수 있다. 로프커피의 블렌딩 원두는 대중적이고 밸런스가 잘 잡힌 것이 특징이다. 로프커피의 모든 커피는 산미가 있는 원두, 고소한 견과류 맛이 나는 다크 원두, 디카페인 원두 세 가지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어 좋다.
시그니처 커피는 메가톤크림라떼다. 메가톤 바 아이스크림 맛이 나는 크림라떼로 달콤하면서 쌉쌀하다. 크림은 밀도가 높은 편이라 찰지다. 우유, 커피, 크림이 차례로 층을 이루고 있어 섞지 말고 그대로 마셔야 맛있게 마실 수 있다. 브라운치즈 크로플도 인기가 많다. 부드럽고 맛있는 크로플에 브라운치즈의 고소함이 더해져 커피와도 잘 어울렸다. 논커피로는 자두와 유자를 블렌딩한 자유에이드, 광산 딸기 라떼 등이 있다. 최 대표는 로프커피를 하기 전 카페에서는 다양한 메뉴를 많이 시도했었지만, 지금은 커피에 집중하고자 최대한 메뉴를 줄였다고 전했다.


※ 매월 〈COFFEE ROAD〉에 소개된 카페에는 교원그룹이 직접 제작한 리유저블 컵을 제공합니다.
깨끗한 환경,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교원그룹의 의지를 담았습니다.

로프커피의 인테리어는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마치 가을의 은행나무처럼 느껴졌다.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좋아 실내에서도 가을 소풍을 나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노란색 바 테이블, 브라운치즈 크로플, 크림라떼가 가을을 한껏 머금었다.

 

주소: 서울 광진구 동일로 304 1층

화번호: 010-8662-5891

운영시간: 
am 11:00 ~ pm 9:00

대표메뉴: 
메가톤크림라떼 6,000원

자유에이드 5,500원

브라운치즈 크로플 5,000원





 

광진구
가볼만한 곳


 



어린이대공원

어린이대공원은 동물원, 놀이동산, 식물원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어린이공원이지만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즐겁게 보낼 수 있다.
귀여운 동물들이 살고, 아름드리나무와 잔디밭은 편안한 휴식처가 되어준다.


 




아차산

아차산은 등산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도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아차산 입구에서 해맞이광장까지 30분 정도면 도착한다.
광장에 도착하면, 한강과 롯데월드타워 등 서울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2022-11-01

신유진: 여행 전문 블로그 ‘조그만 여행상사’를 운영하며 던킨도너츠 블로그, 경기관광공사 등에 여행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저서로는 《청춘여행 버킷리스트》 《청춘의 여행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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