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슐랭 가이드

돈묵꼬

장마철 먹구름 너머에서 돼지고기 특수부위의 신세계를 만나다!
이번 달 교슐랭가이드의 주인공은 Wells 중앙총괄단 이혜성 지점장이다.
그의 부모님은 경상남도 함안에서 돼지고기 특수부위 전문점
돈묵꼬를 운영하고 있다.

 

 



경상남도 함안군 군북면 중암4길 66
 

비가 와서 기분이 저기압일 때는 고기 앞으로 가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요즘같은 장마철엔 고기 만한 게 없다.
남해고속도로를 따라 김해, 창원을 지나 도착한 함안의 돈묵꼬!
하얀 배경에 검은색 궁서체로 쓰인
특수부위 전문이라는 문구의 간판이 눈길이 끈다.
맛도 간판처럼 정직할 것만 같다.
눈길을 끄는 간판 덕분인지 2층에 위치한 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눈 앞에 펼쳐진 식당의 첫인상은 여기 고깃집이 맞나?’였다.
넓은 면적이라 탁 트여있고
, 식당으로 들어오는 채광마저 화사해 마치 카페 느낌이 난다.
특수부위가 아닌
카라멜 마키아또를 주문해야 할 것만 같은 비주얼이다.

인테리어 또한 보통의 고깃집들과 다르다.
곳곳에 걸려있는 예쁜 색감의 민화 액자가 식당에 화사함을 더한다.
또한
, 오픈 키친 형식의 주방은 소위 요즘 식당처럼 트렌디하다.
청결함과 성실함을 동시에 엿볼 수 있어 믿음이 간다
. 보기 드문 밝은 분위기의 젊은 고깃집이다.




 

 

특수부위 전문점의 위엄처럼 메뉴판을 보니 뒷통구이, 관자놀이살 등
흔히 접할 수 없는 메뉴들이 있다
. 금액도 착하다.
이 기회에 먹어보고 싶은 부위를 모두 맛봐야겠다 싶어
뒷통구이
, 관자놀이살, 가브리살, 벌집껍데기로 구성된 4가지 특수부위의 모둠메뉴를 주문했다.


 



 

고기를 손질하는 사장님의 손길이 빠르면서도 능숙하다.
고기를 썰 때마다 신중함이 느껴져 한 점 한 점이 귀하게 느껴진다
.
돈묵꼬의 다양한 특수부위는 각각 구매처가 다른데 단골 정육점마다 맛있는 부위가 다 다르기 때문이란다.
맛있는 고기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연구하셨을지 떠올려본다
.
정성이 들어간 고기를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손님을 위해 손질하여 내놓는다
.
돈묵꼬의 특수부위는 각별한 정성이 들어간
특별부위이다.


 

 


 

 

손질되어 나온 고기를 들여다보니 역시 귀한 특별부위가 맞다.
그 핑크빛 자태에 예쁘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

가장 먼저 뒷통구이부터 구워서 크게 한입 먹어본다
. 담백함과 고기의 쫄깃함에 동공이 커진다.
뒷통은 말 그대로 돼지의 뒤통수 부위를 뜻한다
.
돼지의 신체 구조상 가장 많이 접혔다 펴지는 부위라서 고기 맛이 좋다
.
고기를 씹다 보니 문득 꼬들꼬들한 항정살의 기운이 느껴졌다.
정답이다
. 돈묵꼬의 뒷통구이는 넓게 썰어져 나와 항정살 부위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다음은 뽈살로 불리는 관자놀이살과 하얀 마블링의 가브리살이다. 작은 부위인 만큼 소중하다.
하지만 한입에 먹길 추천한다
. 고소한 풍미의 관자놀이살과 두툼한 가브리살의 쫄깃함을 입 안 가득 즐길 수 있다.




돈묵꼬의 벌집껍데기는 겉은 쫄깃한데 속은 폭신한 식감이 특징이다.
돈묵꼬만의 카레가루에 찍어 먹으니 감칠맛이 더해진다
.
벌집껍데기는 관자놀이살과 함께 쌈을 싸 먹을 때 존재감이 더해지는데
파무침
, 생마늘, 수제쌈장을 곁들이니 절로 콧소리가 난다.

함께 나오는 새송이버섯은 통으로 구워 촉촉한 육즙이 가득하다.
구워 먹는 치즈도 별미다. 그맛이 고소해서 고기의 풍미를 더한다. 다시 방문하더라도 치즈는 반드시 주문해 곁들여 먹겠다.





뒷통구이를 추가로 시키려다가 뒷통대패가 눈에 밟혀서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먹는 대패 삼겹살에 비해 단단한 식감은 씹을수록 고소하다.
고소한 맛에 더 씹고 싶지만 소용없다. 뒷통대패는 이미 입에서 녹아 없어졌다.





돈묵꼬의 마무리는 꼬리다. 야들한 식감이 매운 족발과 비슷해서 친숙하다.
맛있게 느껴지는 적당한 매콤함이 기름기를 정돈해준다.
다시 처음부터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돈묵꼬의 비결은 초심이다.
처음 식당을 개시했을 때의 마음으로 항상
부위별 고기 맛을 신경 써 선정하고 정성스레 손질해서 내놓는다
.
조금 고생하더라도 조금 더 신경 쓰자라는 마음으로 가게 구석구석을 살핀다.
그 모습이 고기와 식당 전체에 고스란히 스며있으니 단골들이 따를 수밖에 없다
.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휴업하다 단골손님들의 연락에 힘을 내어 다시 시작한 돈묵꼬.
지금처럼 변함없이 식당을 운영하면 언젠가 다시 빛을 볼 거라는 희망으로 문을 연다.
매일 새로 개업한 듯한 돈묵꼬에서 특별한 고기를 즐겨보자
.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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