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어느 날, 이주연 연구원과 오정현 매니저가 인터렉티브 전시회에서 만났다. 음악이 주는 영감을 회화, 비디오, 글, 사진 등의 작품으로 표현한 전시다. 방마다 자신의 순간을 기록할 수 있는 머신과, 카메라, 프린터들이 있다.
이주연 연구원은 특유의 밝은 목소리로 “매니저님, 여기 먼저 들어가 보고 싶지 않아요?”라며 오정현 매니저를 재촉했다. 탱고가 주제인 방에 들어가자, 오정현 매니저는 “여기는 영상이 찍히는데 연구원님 그럼 저랑 춤추실래요?”라며 위트있는 멘트를 던졌다.
두 명이 가장 오래 머물렀던 소울 방에는 자신을 바라보는 나의 모습을 함께 사진으로 기록할 수 있었다. 두 개의 자아가 카메라에 기록되고 사진으로 찍힌다.
“와, 여기 화면에 두 명의 제가 나와요!”
교원그룹 내에서 영상을 담당하는 두 사람은 늘 다른 사람을 카메라에 담는다. 시선은 항상 다른 사람을 향해있고, 자신보다는 타인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적어도 이 전시회에서 둘은 순간들을 기록하며 다른 사람이 아닌 나, 그리고 둘의 인연에 오롯이 집중한다.
“카메라에 담기는 게 이렇게 어려울 일인가요? 앞으로 제 영상에 나오시는 모든 분이 긴장을 푸실 수 있도록 더 잘해야겠어요(웃음).”
멘토님, 고민이 있어요!
두 사람은 전시의 감상을 이야기하며 경희궁 근처를 걸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작품 등 두런두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오정현 매니저가 고민을 털어놓았다.
“오늘 나를 기록하는 전시를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이 잘하는 일은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저 좋아하니까 시작했는데, 한편으론 영상 전공자가 아닌 제가 어떻게 커리어를 발전시키면 좋을지 고민이 많아요.”
멘티인 정현 매니저에게 주연 연구원은 멘토로서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입을 열었다.
“먼저 잘하고 있는지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제 4개월 차잖아요. 천천히 배우면 되거든요. 그리고 영상 전공이 아닌 건 크게 신경 쓰지 말아요. 영상이라는 툴에 어떤 콘텐츠를 녹이느냐가 제일 중요한 거니까요. 다만 업무를 혼자서 하다 보니 ‘이 정도까지만 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이게 내 유튜브 영상이다!’라는 생각으로 퀄리티를 높이는 데에 신경 써보세요. 혼자서 만드는 영상은 내가 원하는 걸 넣어보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잖아요. 다양한 결과물을 만드는 데에 좋은 기회가 될 거예요.”
이주연 연구원과 오정현 매니저는 성격과 취향이 잘 맞아 멘토링 이외에도 따로 만남을 자주 갖는다. 얼마 전에는 함께 횟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속 깊은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점심에만 하기엔 멘토링 시간이 부족하거든요. 그리고 저흰 함께한 인연보다 앞으로 함께할 인연이 더 길기 때문에 ‘내일’러라는 코너명에 제일 잘 어울리지 않나요?”
두 사람의 인연을 3개월이라는 멘토링 기간에만 담아 두기엔 너무 짧다. 앞으로 두 사람이 기록해 나갈 설렘 가득한 교원의 내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