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人

자산관리그룹 ‘로얄클럽’ 김종봉 대표

김종봉 대표는 15년 차 전업투자자다. IMF 시기에 집안이 어려워 중 · 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했고, 17살 때부터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아르바이트를 해봤다. 군대에 있던 2년 동안 매일 재테크 책을 읽었고, 더욱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고 싶어 24살에 늦깎이 대학생이 되었다. 낮에는 부동산에서 일하고, 밤에는 학교 공부와 돈 공부를 병행했다. 그렇게 15년 동안 돈에 대해 공부하며 자신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비로소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
글 _ 배나영

‘시간’과 ‘정성’이 담긴

진짜 투자




자신의 가치를 키우는 투자

 

“제 소개를 할 때 ‘저는 15년간 돈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전업투자자 김종봉 입니다’라고 말해요. 제가 생각하는 전업투자자는 온전히 내 인생을 위해 시간을 쓰는 사람이거든요.”
카페에서 일하는 A와 B가 있다. A는 용돈이나 벌겠다는 생각이고, B는 나중에라도 카페를 차리겠다는 생각이다. 똑같은 일을 하지만 A는 별생각 없이 시간을 보낸다. B는 손님이 없을 때 장사가 잘 되는 방법을 고민하고, 손님이 많을 때 장사가 잘되는 이유를 찾는다.
“제가 생각하는 투자자는 B 같은 사람이에요. 똑같은 시간을 일해도 A는 사장을 위한 시간을 보냈고, B는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만들었어요. 내가 어떤 삶을 살 수 있을지, 어떤 기회를 얻을지 고민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투자자입니다.”
‘투자’라고 하면 보통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투자물을 다루면서 돈을 버는 일이라 여긴다. 하지만 김종봉 대표는 투자물에 시간과 정성을 쏟지 않으면 주사위를 던져 홀짝을 선택하는 도박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한다. 그의 관점으로는 취업을 위해 나만의 스펙을 쌓는 것도 투자이고, 좋은 직장에 취업해서 몸값을 올리는 것도 투자이며, 나의 미래를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도 투자이다.




“도박과 투자의 차이점은 시간과 정성을 얼마나 들이느냐에요. 투자에는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야 해요.”
김종봉 대표는 자신의 가치를 키우는 일에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사람이 곧 투자자라고 말한다. 시간과 정성을 나에게 투자하면 나의 그릇이 커지고, 돈에 투자하면 돈을 담는 그릇이 커진다. 그릇에 무엇을 담든 그릇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이 꼭 필요하다.


돈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종봉 대표는 공부하기에 참 좋은 시대라고 말한다. 실시간으로 원하는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양질의 정보를 제공한다. 그런데도 돈을 공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돈 공부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모든 공부는 ‘나’로부터 출발해야 해요. 저는 매일 출퇴근을 하고, 자주 회의에 참석하는 직장인들에겐 주식을 추천하지 않아요. 다들 누가 주식으로 몇 천만 원을 벌었다고 이야기하면 그 방법을 배우려고 해요. 그런데 ‘나’의 상황이나 환경과는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배워도 나에게 적용할 수가 없어요. 그럼 그 시간은 결국 버리는 거에요.”

김종봉 대표는 내가 어떤 성향을 가졌고 어떤 환경에 있는지 먼저 분석하라고 조언한다. 유행에 민감한 투자물을 좇아가거나 수익을 많이 낸 다른 사람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 남의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기준이 필요하다.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고 나에게 맞는 투자물을 선택했다면 관련된 책을 세 권 읽고 책에 나온 대로 실천해 보기를 권한다.

“서점에서 책 세 권을 사보세요. 한 권은 기본서, 두 권은 저자의 경험이 담긴 책이면 좋죠. 그리곤 단돈 100만 원도 좋으니, 책 내용을 실천해 보세요. 경험을 쌓는 겁니다.”

그는 자신 있게 말한다.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시간과 정성을 들여 경험치를 쌓아가는 동안 길이 보인다고. 길을 못 보는 사람들은 못 보는 게 아니라 공부를 안한 거라고.

“돈은 특별하지 않아요. 삶의 모든 것과 똑같습니다. 제가 많은 부자들을 만나봤지만, 오히려 부자일수록 돈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아주 상식적으로 생각합니다. 명심하세요.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돈에도 적용되는 1만 시간의 법칙
 

“1만 원을 벌려면 적어도 1시간을 일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하면 수백만, 수천만 원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요.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1천만 원을 벌려면 1천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1억을 벌고 싶다면 1만 시간의 노력을 하는 게 당연하죠.”
사람들은 김종봉 대표가 돈에 투자해서 돈을 벌었다고 생각한다. 모르는 소리다. 그는 돈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돈 공부에 투자했다. 지난 15년 동안 하루에 14시간씩 말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험치가 쌓이고 숙련도가 쌓일수록 직급이 높아지고 연봉이 높아지잖아요. 투자도 마찬가지에요. 펀드도 공부하고, 주식도 공부하고, 부동산도 공부해 보세요. 공부를 하는 동안 쌓인 경험치와 기량은 절대 줄어들지 않을 거예요.”

돈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우리 부모님 세대는 투자할 필요가 없었어요. 은행 금리가 두 자리 수였으니 저축만 잘 해도 부자가 될 수 있었죠.”

 

금리가 서서히 내려와야 저축 대신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고, 세대를 거치며 학습이 가능한데, 시대가 너무나 급격히 변했다. 이젠 투자를 안 하기엔 불안하다. 한데 김종봉 대표는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저금리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돈을 아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최소한 물가 상승률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나 투자에 대한 시나리오를 각자 알고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저는 주식을 공부했고, 주식을 알면 전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어요. 전기차 테마가 좋으면 이제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는구나 싶고, 최근에 새로운 SNS 앱을 런칭한 미국의 기업 주가가 오르는 걸 보며 SNS 트렌드의 변화를 알게 돼요. 투자를 하면 알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아요. 저는 이게 공부라고 생각해요.”

김종봉 대표는 하루에 한두 시간만이라도 재테크 스터디를 하든, 동영상을 찾아보든, 책을 읽든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하되, 꾸준하고 성실하게 한다면 그만큼 돈이 따라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누군가는 언어를 공부하며 세상을 만나고 누군가는 여행을 다니며 세상을 경험하는 것처럼 김종봉 대표는 돈을 통해 세계를 바라본다.

 



 


 

 

경제적 자유를 얻은 지금

 

사람들은 경제적 자유를 달성한 그에게 ‘이제 그만 일하고 쉬어도 되지 않느냐’고 묻는다.

“제게 돈은 ‘기회의 수단’이에요. 원하는 일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죠. 저는 소비의 욕구를 충족하는 것만으론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최종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은 경제교육센터를 만드는 일이에요.”

돈이 목적이라면 경제교육센터를 운영할 리 없다. 돈을 벌기 위한 투자를 계속하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테니. 그런데 그는 왜 경제교육을 하고 싶은 걸까.

“제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에요. 잘못된 투자를 하다가 가정경제가 파탄이 나는 일이 없었으면 해요. 돈을 가르친다고 해서 모두가 부자가 될 순 없겠지만, 돈의 속성을 알고, 돈을 이해한다면 돈 때문에 불안하지 않을 수는 있어요. 그래야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죠.”

올해 나이 마흔.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고 맞이하는 마흔 살은 그저 평온할 것 같은데 그는 아니란다.

“주식을 공부했던 20대가 있었기에 30대에 결과를 만들 수 있었어요. 창업과 브랜딩을 공부하며 30대를 보냈으니 40대에 창업을 할겁니다. 이제 시작이니까 더 치열하게 살아야죠.”

천상 투자자구나 싶다. 자신이 원하는 일에 본인의 시간을 100% 투자하고 있으므로. 온전히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신의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부자라고 한다면, 투자자의 마음으로 사는 것과 부자의 마음으로 사는 것이 다르지 않겠다. 그가 진정한 부자인 이유다.

2021-03-01

PEOPLE > INTER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기

    최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