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OINT

미지와 상상의 공간 재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글 _ 공병훈(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 일러스트 _ 이혜헌

 


 

13만년 전, 인간은 미지와 상상의 공간에서 원하는 활동을 모두 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가 처한 시공간을 넘어 현실을 창조하는 수준으로, 새로운 사회적 연결망과 커뮤니케이션, 활동 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현실처럼 체험하기 위한 가상현실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은 사용자가 상상적, 가상적 환경을 현실처럼 체험할 수 있는 인공의 세계다. 다시 말해, 컴퓨터 모델화와 모의실험을 통해 사용자가 인공적인 3차원을 시각적, 감각적으로 경험하고, 실제처럼 상호 반응하는 기술이다. 가상현실 장비를 사용하는 사람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세계를 살펴보고, 가상현실의 개체들과 상호작용하며 움직인다.
최초의 가상현실은 비행가이자 발명가인 에드윈 앨버트 링크(Edwin Albert Link)가 1929년 개발한 비행 시뮬레이터였다. 비행 시뮬레이터는 비행기와 우주선의 조종사나 승무원들의 훈련을 위해 실제와 비슷한 비행 상황을 만들어주는 전자 기계 장치였다. 그후 1957년 모튼 하일리그(Morton Heilig)가 3차원 이미지, 입체 음향, 냄새 등을 이용해 신경 체계를 자극하는 장치인 센소라마 시뮬레이터를, 1965년 이반 에드워드 서덜랜드(Ivan Edward Sutherland)가 개발괴도 그래픽 기반의 가상현실 컴퓨터 그래픽 장치를 만들며 가상현실 기술이 본격화된다.
가상현실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제대로 충족시켜야 사용자들이 현장에 있다는 느낌을 갖고 몰입할 수 있다. 이에 가상 공간에서 오감을 충족시키는 인공적 기술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사용자는 HMD(머리 착용 디스플레이, Head Mounted Display), 특수 장갑과 옷 등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장비를 착용하고 컴퓨터가 만들어낸 환경을 접한다. 머리를 돌리거나 걸음을 걸을 때마다 시야와 원근감이 변하는 것을 생생하게 경험하면서 가상의 공간들을 여기저기 둘러본다. 촉감을 느끼게 해주는 데이터 글러브(Data glove)를 끼면, 가상 환경에서 보는 물체들을 들어 올리거나 조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상현실은 기술 발전의 ‘속도’라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인간은 눈과 귀로 초당 5.2GB의 시청각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360도 영상을 처리한다면 초당 60개에서 120개 프레임을 처리해야 영상이 뭉개지는 모션 블러(Motion blur)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이 수준의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4G에 비해 데이터 용량은 약 1000배 많고 속도는 200배 빠른 ‘5세대 이동통신(5G)’이 제대로 개발되어야 실제와 같은 느낌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가상현실의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기술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HMD다. HMD는 안경처럼 머리에 쓰고 사용자의 눈앞에서 직접 대형 영상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장치다. 주로 대형 화면으로 게임을 즐기거나 수술과 진단 등 전문 분야에 사용돼 왔다.
오큘러스 VR(Oculus VR)의 창업자 팔머 러키(Palmer Luckey)는 수천 달러에 달하던 HMD 가격을 몇 백 달러 수준으로 낮춰 대중화하는데 성공했다.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는 넓은 시야에 1080×1200 해상도를 구현했으며, 3차원 오디오 효과를 내는 헤드폰이 장착돼 있다.
2014년 3월 페이스북은 23억 달러(약 2조 5천억 원)에 오큘러스 리프트를 인수한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오큘러스를 게임뿐만 아니라 스포츠 중계, 원격 학습 같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시킬 계획을 밝혔다. 이후 2016년 4월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HTC Vive)가 공식 출시됐다. 여기서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페이스북이 준비하는 소셜 가상현실이다. 페이스북은 2017년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개발자 콘퍼런스인 F8에서 페이스북을 소셜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 페이스북 스페이스 베타 버전을 발표했다.

가상현실;
사용자가 상상적, 가상적 환경을 현실처럼 체험할 수 있는 인공의 세계장치

   

 


현실과 가상 세계를 융합한 증강현실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은 실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보잉(Boeing)사의 토머스 코델(Thomas P. Caudell) 박사다. 그는 1992년에 복?잡한 비행기 전선을 조립하기 위해 가상 이미지를 실제 화면에 겹쳐 놓고 사용했다.
증강현실은 혼합현실(MR, Mixed Reality)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현실 세계에 가상현실을 합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가상현실 기술은 사용자가 가상 환경에 몰입해 실제 환경을 볼 수 없는 반면, 증강현실 기술은 사용자가 실제 환경을 보는 동시에 부가 정보를 함께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카메라로 주변을 비추면 인근에 있는 상점의 위치, 전화번호 등의 정보가 입체 영상으로 표기된다. 이런 기술을 활용하면 원격 의료, 제조 공정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장비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와 스마트 안경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 안경은 누구나 간편하게 증강현실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증강현실 연구는 웨어러블 컴퓨터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 발표현장에서 무선 홀로그래픽 컴퓨터 홀로렌즈(HoloLens)를 발표하며 가상 현실을 만들어내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명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홀로그래픽 플랫폼인 윈도우 10은 개발자들이 실제 현실에서 홀로그래피를 만들 수 있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지원하며, 홀로렌즈는 이를 활용해 실제 공간에 홀로그램을 입혀 목소리나 동작으로 상호작용하는 가상현실을 만들어낸다. 허공에 뜬 스크린을 손으로 확대하거나 3D 프로그램으로 만든 결과물을 3D 입체 영상으로 미리 볼 수 있다.
아마존은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알렉사를 스마트 안경에 탑재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음성으로 명령하고 시각적 정보로 확인할 수 있다. 알렉사가 들어간 스마트 안경 개발사 뷰직스가 2018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공개한 증강현실(AR) 안경 블레이드는 알렉사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된다. 알렉사 음성 명령을 통해 전화를 받거나 문자를 확인하고 길을 찾을 수 있다. 쇼핑, 주식, 스포츠경기 결과, 소셜피드 등을 확인하고, 동영상과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무게는 약 85g 미만으로 가벼워 착용감이 좋다. 발표했다. 


증강현실;
현실 세계에 가상현실을 겹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

2019-08-01

WORK > JUMP UP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기

    최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