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 Chance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보급형 디자인씽킹, ‘반스(BANS)’

글 _ 김경수(《밥 먹고 똥 싸면서 발견하는 비즈니스 인사이트》 저자) / 일러스트 _ 이시누

 

 

디자인씽킹을 ‘아는’ 것 vs 디자인씽킹을 ‘하는’ 것

‘디자인씽킹은 사용자 입장에서, 사용자를 제대로 공감하고, 사용자의 진짜 문제를 찾아낸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정확한 해결방안을 도출해낸다.’
지난달 우리는 디자인씽킹의 철학과 방법론에 공감하고 프로세스 단계별 의미와 활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이해의 깊이를 더했다. 하지만 막상 디자인씽킹을 실제로 수행하고자 하면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애매한 상황에 부딪히곤 한다. 디자인씽킹 관련 지식수준과 경험횟수에 상관 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디자인씽킹, 그 의미도 이해했고 유용함도 알 것 같아요. 하지만 실제로 활용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아요.”


너무 잘 하려다가 자칫 스스로의 무게에 눌린다

몇 가지 주된 이유가 있다. 첫째, 디자인씽킹 다섯 단계 형식 자체에 지나치게 경직되고 매몰된다. 둘째, 공감하고자 하는 대상(사용자), 그리고 만들고자 하는 결과물이 거대한 것이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빠진다. 셋째, 활용할 방법론(조사방법)은 뭔가 새롭고 다른 것이어야 한다는 강박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어느새 디자인씽킹 자체가 어렵고 무거운 작업이자 힘든 일이 된다. 기업이나 단체에서는 역량이나 규모를 제대로 보유한 조직, 그리고 규정되고 철저히 따라야 하는 프로세스를 갖추는 데에 우선순위를 둔다. 이는 곧 디자인씽킹 수행 동력을 발휘해야 할 추진체의 무게가 무거워지고, 얼마 가지 않아 수행자들의 부담감과 피로도가 늘어 이내 ‘디자인씽킹은 어렵다’ ‘디자인씽킹을 활용하는 것은 조직이나 시간 등의 큰 리소스가 동반되어야만 가능한 것 같다’는 인식에 사로잡히게 된다. 우리가 디자인씽킹을 쉽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씽킹이 필요하다.


디자인씽킹에서 뽑아낸 보급형 혁신 훈련법 ‘반스(BANS)’

디자인씽킹의 철학과 전체 프로세스를 모두 녹여낸 미니 프로세스를 소개한다. 굳이 다섯 단계의 프로세스를 일일이 거치지 않더라도, 그리고 방법론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더라도 우리가 일상에서 아주 쉽고 가볍게 실천할 수 있는 간략한 디자인씽킹 훈련법, ‘반스(BANS)’이다. BANS는 ①Behavior Observation(행동 관찰), ②Awkwardness Detection(특이점 발견), ③Needs Definition(니즈 정의), ④Solution Building(해결방안 도출)의 앞머리 알파벳을 모은 단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①우리의 일상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현상이나 행동들을 관찰하고 ②그 속에서 특이한 행태나 패턴, 또는 정상적인 행동에 지장을 주는 요소 등을 발견해 ③그것의 본질을 찾아내어 니즈로 정의하고 ④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만드는 프로세스다. 각 단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예시를 하나 들어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 반스 프로세스로 가늠해보는 혁신 성공 사례와 시사점

하인즈의 용기 디자인은 이미 많은 브랜드에서 벤치마킹했다. 하지만 하인즈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하인즈 케첩의 라벨을 보자. 다른 유사 제품들과 어떤 차이가 느껴지는가? 하인즈는 상표도 거꾸로 부착함으로써 ‘케첩 용기는 원래 이렇게 세우는 것이다’와 같은 생각을 소비자에게 심어준다. 다들 기능에 있어서 99%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상표를 어떻게 붙이느냐의 고민에 따라 마지막 1%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갖는 것이다. 작은 차이 하나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비즈니스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나의 소비자 문화로서 자리잡을 수도 있다. 혁신은 거창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자. 고정관념을 버리면, 작은 차이 하나로도 비즈니스에서 충분히 임팩트를 줄 수 있다.

20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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