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 Chance

혁신의 성공엔진을 장착하자! ‘디자인씽킹’

글 _ 김경수(《밥 먹고 똥 싸면서 발견하는 비즈니스 인사이트》 저자) / 일러스트 _ 이시누

 


 


디자인씽킹으로 고객 욕구를 재정의하라

“1년 후에도 지금과 같은 서비스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새로운 기회 영역을 지속적으로 찾아나가야 하지 않을까?”
“현재 우리 상품과 서비스는 과연 고객들에게 본연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걸까? 고객들이 실제로 원하는 상품 · 서비스가 아닌, 그저 우리가 제공하고 싶은 가치만을 담아내고 있는 건 아닐까?”


경영진에서 실무 구성원까지 모두가 한 번쯤 가지게 되는, 그리고 가져야 하는 고민이다. 우리 상품 · 서비스가 고객으로부터 선택받고 지속적으로 사랑받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숙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론으로,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는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에 대해 소개한다. 총 5단계로 진행되는 디자인씽킹은 ‘고객(사용자)’을 중심에 두고 문제의 핵심을 찾아내어 창의적인 해결 방안을 도출해가는 방법론이자 철학이다.

<디자인씽킹 5단계>
1단계 _ 고객 공감(Empathize)
사용자(고객)의 눈으로 바라보고 사용자 입장에서 느끼며 경험해보는 단계다. 이를 위해 고객들의 이야기를 경청(인터뷰)하고 행동을 관찰해 있는 그대로의 정보를 수집한다.
2단계 _ 문제 정의(Define)
고객 공감을 통해 발견하고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진짜 욕구가 무엇인지 발굴하는 단계다. 사업 기회가 있고 차별화되며 의미 있는 인간의 욕구(Human Needs)를 찾아낸다.
3단계 _ 아이디어 도출(Ideate)
도출한 문제(고객 욕구)에 대해 창의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단계다. 고정관념 없는 어린아이의 순수함, 신과 같은 전지전능함을 가졌다고 생각하며 아이디어들을 양산해낸다.
4단계 _ 프로토타입(Prototype)
최대한 빠르게 사전 검증을 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시제품을 만드는 단계다. 고객의 문제 해결을 위해 제공할 기능 및 요소는 최대한 단순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담아야 한다.
5단계 _ 테스트(Test)
프로토타입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보완하는 단계다. 수 차례 반복 수행을 통해 시장 출시 전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결함이나 고객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찾아내어 수정 · 보완한다.


여자친구의 핸드백 속 그것 ‘리스테린 포켓 팩(Listerine Pocket Packs)’

구강청결제로 가글링(Gargling)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만남을 앞두고 입 냄새를 제거하거나 외부에서 식사한 후 양치질 대신 많이 이용하는 방식이다. 핸드백 속 필수품이라 불릴 만큼 특히 여성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대표적인 구강청결제 제조사인 화이자(Pfizer) 제약. 이 회사의 연구원들은 구강청결제 사용자들의 행태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 결과,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용기가 고객이 휴대하기엔 크고 무거우며, 액체가 새어 나오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에 화이자 제약은 고객들의 욕구를 재정의하고 혁신의 단초를 발견하게 된다. 구강청결제가 필요한 상황은 주로 외부 활동을 할 때다. 기존처럼 큰 병에 담긴 구강청결제는 여성 고객들이 핸드백에 넣고 다니며 사용하기에는 휴대성이 떨어진다. 소형 용기가 해결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액체 상태인 구강청결제가 자칫 핸드백 안에서 샐 수도 있다는 우려감까지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휴대도 간편하고, 새어 나올 염려도 없는 용기, 두 가지 문제 상황 모두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그들이 떠올린 것은 바로 스트립 형 제품이다. ‘리스테린 포켓 팩(Listerine Pocket Packs · Oral Care Strips)’은 비닐처럼 얇고 가늘고 긴 조각 형태이며 한 장씩 뽑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리스테린은 기능은 그대로 유지한 채 휴대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객들의 욕구를 다시 한번 충족시켰다. 이제는 핸드백 안에서 액체가 새어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가글링을 위해 굳이 화장실을 찾지 않아도 된다. 그냥 스트립 형 구강청결제 한 장만 입안에 넣고 자연스럽게 녹이면 된다.


사고의 전환, 관점의 전환이 바로 혁신의 출발점

우리는 종종 묵은 타성에 젖어있을 때가 있다. 자신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해 보자.
- 서비스 기획자로서 쌓아온 고집을 전통, 또는 신념이라 믿으며 틀에 갇혀있진 않는가?
- 시간(Time to Market)과 경영층이라는 내부 고객에 쫓기며 시장 출시를 서두른 적은 없는가?
- 현장은 도외시한 채 회의실 안에서 상상 속의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기획한 적은 없는가?


디자인씽킹은 지금까지 우리가 상품과 서비스의 공급자 관점에서 지녀왔던 생각과 자세를 반성하게 한다. 아울러 우리 상품 · 서비스가 최초 기획되고, 고객에게 전달돼 이용되는 모든 과정에서 항상 고객을 바라보며 고객의 기대에 신중하게 귀를 기울이도록 한다.
이렇듯 디자인씽킹의 가장 큰 장점은 개발자나 기획자로 하여금 잘못된 사고방식과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사용자(고객)가 아닌 공급자 중심의 관점, 그리고 ‘당연한 것’ ‘원래 그런 것’이라는 관성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도록 만든다. 고객의 욕구에 최대한 공감하고, 그들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찾아내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것, 그 과정을 통해 사용자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씽킹의 역할이다.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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