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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나무에서 진화한 ‘소셜 미디어’

글 _ 공병훈(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 일러스트 _ 이혜헌


 

 
호모나랜스와 소셜 미디어 시대

이야기하는 인간인 호모나랜스(homo-narrans)는 언제 어디서나 이야기를 찾아 돌아다니며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호모나랜스라는 용어는 작가 존 닐(John Niels)이 자신의 저서를 통해 “인간은 이야기하려는 본능이 있고 이야기를 통해 사회를 이해한다”고 설명하며 처음 등장한다. 인류가 지닌 호모나랜스로서의 특징은 TV, 라디오, 신문 등과 같은 매스미디어의 시대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디지털과 인터넷 기술의 개발에서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로 이어지는 기술 혁명은 호모나랜스들의 활동을 시·공간으로부터 해방시켰고, 사회적 관계 형성의 확장과 상호작용을 통해 교환되는 이야기의 빅뱅을 만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SNS와 소셜 미디어를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지만, 둘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SNS는 사회적 연결망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와 사회적 연결망 사이트(social network site)를 줄인 말이다. 인터넷을 통해 사회적 관계망을 생성·유지·강화·확장해 나가는 서비스나 웹사이트 등을 들 수 있다.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는 인터넷에 형성된 사회적 연결망을 기반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인간 사회에서 개인과 집단이 관심사와 활동을 공유하며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미디어이자 플랫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는 소셜 미디어

소셜 미디어는 1997년에 시작된 블로그를 중심으로 발전했으나 각각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2005년)를 중심으로 전환됐다. 이후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왓츠업, 틱톡 등으로 다양화되는 추세다. 소셜 미디어는 그 형태와 목적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세분화된다.
커뮤니케이션 소셜 미디어는 인스턴트 메시징(instant messaging)이라고 부른다. 채팅, 메일, 동영상, 방송 등 사용자 사이에 짧은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서비스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카카오톡이 대표적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2016년 페이스북이 인수해 2018년 2월 사용자 15억 명을 돌파한 왓츠앱(WhatsApp)이 있다. 왓츠앱은 페이스북 메신저와 인스타그램 메신저를 모두 통합할 예정이라고 한다. 네이버가 개발해 일본과 한국 그리고 아시아로 확산돼 2015년 7억 명을 돌파한 라인(Line)도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소셜 미디어 중 하나다. 한두 문장의 짧은 단문을 작성해 공유하는 트위터는 마이크로 블로깅으로 분류된다.
프로필 소셜 미디어는 특정 사용자나 분야의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하지만, 자신의 프로필을 공개하고 참여해야 한다.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카카오스토리 등이 대표적이다.
버티컬(Vertical) 소셜 미디어는 사진, 동영상, 음악, 패션 등 특정 관심 분야의 정보만 공유하는 소셜미디어를 말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틱톡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위키피디아와 같은 협업 SNS와 비즈니스를 위한 SNS들도 버티컬 소셜 미디어 영역에 포함된다.
비즈니스 소셜 미디어는 업무나 사업 관계를 목적으로 하는 전문 비즈니스 중심의 서비스로써 링크나우, 링크드인, 비즈스페이스 등이 있다. 그리고 신문사나 방송가에 포스팅된 코멘트와 상품 소개 페이지에 게시된 소비자의 리뷰도 소셜 미디어의 사례다. 일부 전문가들은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처럼 과제를 풀기 위해 참여자들 간의 관계와 상호작용을 벌이는 게임 공간도 소셜 미디어에 포함시킨다.
TV, 신문, 잡지, 라디오 등과 같은 전통 미디어는 일대다(One to many)의 수직적 관계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반면 소셜 미디어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수많은 이용자들에 의해 생성되고 공유되는 다대다(Many to many)의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소셜 미디어는 방송 미디어의 일방적 독백을 대화로 바꿨고, 사용자들이 콘텐츠 소비자임과 동시에 생산자가 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콘텐츠 창작과 생산을 민주화·대중화·개방화한 것이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창의성을 발휘해 전통적 미디어가 다루지 않은 관점과 주제, 소재를 표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콘텐츠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는 ‘1인 창작자’ 또는 ‘소셜 크리에이터(social creator)’들이 있다.
인터넷이란 나무에서 블로그, 커뮤니케이션, 마이크로 블로깅, 프로필, 버티컬, 협업, 비즈니스 등 다양한 소셜 미디어의 가지가 뻗어 나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새로운 SNS 또는 소셜 미디어들이 출현할 것이다. 페이스북이 가상현실, 증강현실, 인공지능, 카메라 우선 전략과 서비스를 발표하고, 구글과 애플이 인공지능 우선 전략을 발표한 것 역시 새로운 형태의 소셜 미디어 탄생을 예견하게 한다.


<인터넷 소셜 미디어의 연대기>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인간 사회에서 개인과 집단이 관심사와 활동을 공유하며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미디어이자 플랫폼

  

모두를 위한 플랫폼, 참여와 혁신의 일상화

페이스북은 2016년 1월 소셜 라이브 서비스를 시작한지 8개월 만에 국내 이용자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냈다. 사용자와 방송사들이 촛불집회를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한 덕분이다. 이는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소셜 라이브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동시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2016년 12월), 유튜브(2017년 1월),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가 사회적 연결망 서비스를 넘어 소셜 라이브 플랫폼을 본격화하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역사의 현장에서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네트워크화된 시민들이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하거나 집단행동을 하는 능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의 사회적, 정치적 힘은 2010년대 초 ‘아랍의 봄(Arab Spring)’ 또는 ‘재스민 혁명(Jasmine Revolution)’ 같은 사회적 변화를 이끌면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아랍의 봄’은 2010년 말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집권세력 부패, 빈부 격차, 30%에 이르는 청년 실업으로 인한 젊은이들의 분노로 촉발된 반정부, 민주화 시위를 말한다. 2010년 12월 17일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어느 청년이 노점상에 대한 경찰의 과잉 단속에 항의하기 위해 분신자살을 했다. 이 장면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되면서 분노한 튀니지 청년들이 시위에 참여했다. 2010년 말 시작된 튀니지의 반정부 시위는 2011년 1월 재스민 혁명으로 번졌고, 이집트, 리비아, 예멘의 정권교체로 이어졌다.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사용자들을 ‘창조적이며 스마트한 군중(smart mob)’이라고 표현한다. 이들이 출현한 이후,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수많은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또 특정 세대와 소수를 넘어 네트워크에 연결된 전 세계 모든 사람들로 그 관계망을 확장하고 있다. 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의 콘텐츠 크리에이터, 그리고 촛불시위와 같은 군중행동 또는 방탄소년단의 전 세계 팬들로 구성된 아미(ARMY)와 같은 팬덤 커뮤니티 활동 등이 그렇다. 우리는 지금, 모두를 위한 모두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참여와 혁신이 일상화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201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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