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자 α세대

알파세대의 소비

길을 걷다 보면 상당히 자주 마주치는 H&B(Health & Beauty) 스토어가 있다. 바로 ‘올리브영’이다. MZ세대가 화장품을 구매할 때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으로, 동종 업계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이런 올리브영이 최근 10대 전용 멤버십인 ‘하이틴 멤버스’를 출시했다. 성인보다 구매력이 떨어지는 10대를 겨냥한 이유는 무엇일까? 알파세대의 소비를 들여다보면 해답이 나온다.
글 _ 노준영



경제관념이 뛰어난 알파세대, 쓰는 것도 ‘잘’ 쓴다
유튜브나 SNS를 통해 경제 관련 이슈들을 끊임없이 접하며 성장한 알파세대는 Z세대보다 경제관념이 뛰어나다. 돈을 인지하는 수준이 다르다. 돈의 가치, 돈을 벌고 활용하는 법 등 다양한 정보에 노출되는 만큼 돈에 대해 잘 알고, 잘 쓸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돈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다. 써야 할 곳에는 확실하게 쓰며, 자신의 관심사 안에서는 과감하게 지출할 줄도 안다.
하지만 알파세대는 소위 말하는 ‘플렉스’와는 거리가 멀다. 플렉스란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큰 비용을 지출하여 소비의 만족감을 얻는 행위다. 경제관념이 빠르게 형성된 알파세대는 무조건 사지 않는다. 자신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후, 모으고 모아서 소비한다. 한 번 크게 돈을 쓰고 나면 다른 곳에 쓸 여력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계획적으로 쓴다. 기업들은 이런 알파세대의 특성을 반길 수밖에 없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과소비 없이 유지되는 경제적 여력이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을 비롯한 많은 유통 및 기타 산업계에서 알파세대를 바라보는 관점은 이런 특성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겠다.



▲ 올리브영 하이틴 멤버스(출처 _ 올리브영)

셰어런팅과 리뷰의 일상화
알파세대는 리뷰를 많이 보고, 활발하게 작성한다. 소비의 주체이자 소비 정보의 생산자로서 충실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소비와 생산의 반복도 기업들이 주목하는 지점이다. 기업과 브랜드의 이야기가 이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알파세대의 리뷰는 일명 ‘셰어런팅’의 영향을 받았다. 셰어런팅이란 ‘공유(Share)’와 ‘양육(Parenting)’의 합성어로, 양육 과정을 공유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경향은 밀레니얼 세대 부모들에게서 강하게 나타난다. 친한 사람이나 가족끼리만 알고 있던 양육 과정을 마치 일기를 쓰듯 SNS를 통해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 알파세대의 리뷰 콘텐츠(출처 _ 유튜브 헬로음이유니, 간니닌니 패밀리)

알파세대는 이 과정을 보며 자랐기에 자신의 이야기와 신분을 노출하는 데 거리낌이 없고, 리뷰를 작성하는 데에도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글과 제품 사진만 가득했던 과거의 일차원적 리뷰 시대를 지나 자신의 얼굴까지 노출하며 직접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입체적 리뷰 시대의 주역이 바로 알파세대다.

미래의 가치도 함께 고려한다
알파세대는 리뷰를 통해 미래 가치까지 판단한다. 미래에도 충분히 소비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이다. 중고 거래 플랫폼을 예로 들면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아 대규모 투자를 받기도 하고, 심지어 대기업이 직접 중고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제 단순히 사용하던 물건을 거래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리셀*’ 문화가 발전하면서, 중고 거래 플랫폼은 시세를 파악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번개장터’와 ‘크림(KREAM)’은 알파세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중고 거래 플랫폼이다. 이들의 거래 현황들을 살펴보면 손쉽게 시세를 알 수 있다. 리셀에 특화된 크림은 시세 정보를 이해하기 편하게 제공한다. 처음부터 팔 생각을 하고 물건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가치가 떨어지는 것보다 유지되거나 올라가는 것이 좋다. 그래서 시세를 파악하고 미래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다.
*리셀 : Resell, 한정판 제품 등 인기 있는 상품을 구매한 뒤 비싸게 되파는 행위


▲ 중고 거래 플랫폼 크림(출처 _ KREAM)

돈을 이해하고 움직이는 이들을 주목하라

뉴미디어에 익숙한 알파세대는 리뷰 등의 콘텐츠 생산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바이럴 마케팅*의 원천이 되며, 또 다른 알파세대의 소비를 돕는다. 알파세대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소비의 사이클은 뉴미디어 시대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두고 있다.
따라서 알파세대를 소비의 관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그들은 아직 구매력이 부족할 순 있겠지만, 신중한 선택으로 다양한 분야를 소비하며, 입체적인 리뷰로 기업과 브랜드의 입소문을 뒷받침한다. 우리는 알파세대와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이들의 관점을 이해하고,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바이럴 마케팅 : Viral Marketing, 잠정 소비자들 사이에 소문이나 여론을 조장하여 상품에 대한 정보가 끊임없이 전파되도록 유도하는 전략

2024-04-01

노준영: 마케팅컴퍼니엔을 운영 중인 마케터이자 작가, 컨설턴트다. 9년간 각종 기업과 기관에서 마케팅과 트렌드 관련 강의를 진행했으며, 국내 대표 교육 플랫폼들과 마케팅 강의를 제작해 많은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저서로는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이것이 메타버스 마케팅이다》《요즘 소비 트렌드》 《알파세대가 온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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