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자 α세대

알파세대는 누구인가?

아날로그 시대가 상징하는 키워드들을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인류가 나타났다. 느림의 미학을 알지 못하고, 종이 노트보다 태블릿이 익숙한 일명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 우리는 기존의 개념으로 완벽히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세대를 위해, 모든 기준을 새롭게 정의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글 _ 노준영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

왜 알파(α)인가?
알파세대는 2010년생부터 2024년생까지를 지칭하는 용어다. 알파세대라는 용어는 호주의 세대 연구가이자 사회학자인 ‘마크 맥크린들’이 보고서에 사용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Z세대의 뒤를 이어 표현할 영어 알파벳이 애매해 고민하던 차에 고대 그리스 알파벳 첫 글자인 ‘α’를 떠올리게 됐다. 마크 맥크린들의 의도를 100% 이해할 순 없지만,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첫 글자라는 상징성처럼, 알파세대는 기존 세대와는 다른 형태의 정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모든 형태의 새로움과 시작을 품고 있는 단어로 생각할수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듯 다른 Z와 알파
디지털만 아는 세대
알파세대는 Z세대와 유사한 듯하지만, 상당히 다르다. Z세대는 ‘디지털 프렌들리(Digital Friendly)’다. 하지만 알파세대는 ‘디지털 온리(Digital Only)’다. Z세대가 디지털 환경에 매우 친숙하다면, 알파세대는 디지털만 아는 세대라는 것이다. 그래서 디지털 기기를 매우 잘 다루며, 아날로그를 새롭게 느끼곤 한다. 알파세대는 ‘인생네컷’과 같은 인화형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을 즐겨 찾는다. MZ세대, 그리고 기성세대들은 인화형 사진이 딱히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디지털만 경험한 알파세대에게는 새롭고 신기한 존재다. 그래서 인화 사진을 찍고 친구들과 나누며 색다른 경험을 만끽한다. 각종 레트로 트렌드가 알파세대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사실도 같은 맥락이다.



타인의 취향과 가치 기준에 관대한 세대
알파세대는 Z세대보다 사회적, 개인적 기준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다. 이런 성향은 팬데믹에서 비롯됐다. 사회적인 가치 기준이 어느 정도 형성된 상태에서 팬데믹을 만난 Z세대와 달리, 알파세대는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점에 팬데믹을 겪었다.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을 모두 뒤집는 새로운 기준, 일명 ‘뉴노멀*’ 상황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가치 기준을 새롭게 만들어내고,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실제로 알파세대는 타인의 취향이나 가치 기준을 이해하는 데 있어 관대한 편이다. 각종 캐릭터, 혹은 콘텐츠를 필두로 도래한 ‘덕후’ 문화가 대표적이다. 각자가 파고드는 관심 분야가 있고, 이에 대해 서로 이해하지 못할 게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통 업계는 각종 캐릭터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금융권도 알파세대를 대상으로 캐릭터를 꺼내 든다. 모두 각자의 가치 기준을 이해하는 성향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뉴노멀(New Normal) :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또는 표준

가치관에 확실하게 반응하는 세대
가치는 보이지 않는 개념이다. 앞서 언급한 관심 분야에 대한 애정일 수도 있고, 좀 더 복잡하게는 가치관이나 선호도일 수도 있다. 이러한 개념에 알파세대는 Z세대보다 확실하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동물복지를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알파세대는 이런 소비를 실천하며 뿌듯함을 느낀다. 애초에 가치라는 개념은 알파세대에게 확실한 명분이다. 본인의 시간이나 용돈을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한 해답인 것이다. 유한킴벌리는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알파세대를 대상으로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메타버스 내에서 이벤트에 참여한 만큼 실제 산불 피해 지역에 나무를 심겠다는 프로젝트였다. 실제로 많은 알파세대가 접속해 커뮤니티 활동과 이벤트에 참여했고, 유한킴벌리는 약속대로 산불 피해 지역에 나무를 심었다. 알파세대가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명분은 산불 지역에 도달한 나무에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가치를 말하고,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에 공감한다는 것이 알파세대의 특징이다.


알파세대와의 소통을 위해선
알파세대의 핵심 특성을 고려한다면, 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디지털에 대한 이해도는 필수다. 디지털 환경에서 벌어지는 알파세대의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이들을 위한 디지털 소통 방식이 필요하다. 다만, 디지털을 벗어나는 과거의 양식들을 새롭게 느낀다는 점에 착안해 각자의 ‘아카이브’를 꺼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또한, 알파세대가 가지고 있는 각자의 가치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식을 제공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가치는 이들에게 명분이 될 것이며, 이 명분에 공감하는 만큼 기업과 브랜드를 향해 열정적인 반응을 보여줄 것이다.


알파세대는 새로운 인류다. 이 인류에 대한 이해는 곧 미래를 준비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알파세대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트렌드를 열어보자.

2024-01-01

노준영 : 마케팅컴퍼니엔을 운영 중인 마케터이자 작가, 컨설턴트다. 9년간 각종 기업과 기관에서 마케팅과 트렌드 관련 강의를 진행했으며, 국내 대표 교육 플랫폼들과 마케팅 강의를 제작해 많은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저서로는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이것이 메타버스 마케팅이다》《요즘 소비 트렌드》 《알파세대가 온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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