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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메타버스를 선택하다

인터넷의 발명으로 일어난 3차 산업혁명. 이 혁명으로 TV, 라디오, 신문 등 전통매체 중심의 광고는 웹이나 SNS 등의 모바일로 빠르게 대체되었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다음인 메타버스 시대의 광고는 어떤 모습일까? 소비자들은 몰입할수록 더 큰 만족도와 브랜드 충성도를 보인다. 초몰입을 제공하는 메타버스 시대의 광고, 그 어마어마한 효과를 체감해보자.
글 _ 이승환(《메타버스 비긴즈》의 저자)

가상 광고로 주목받는 '리그 오브 레전드'
2020 도쿄올림픽 기간 미국에서 황금 시간대에 TV로 중계방송을 시청한 사람은 평균 1천 550만 명으로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저조했다. 반면 가상에서 펼쳐진 2021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월드 챔피언십 ‘롤드컵’은 역대 최고 누적 시청 시간과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롤드컵이 진행된 한달 동안 누적 시청 시간은 10억을 돌파했고, 결승전은 18개의 언어, 34개 플랫폼에 걸쳐 전 세계에 중계됐으며, 결승전 최고 동시 시청자 수는 7천 300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엔 광고가 빠질 수 없다. 나이키 중국은 롤드컵 기간에 맞추어 최초의 가상 스포츠 광고 ‘캠프 넥스트 레벨(Camp Next Level)’을 공개했다. 캠프 넥스트 레벨은 프로게이머들이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훈련 과정을 담은 광고다. 광고 속 선수들은 빠른 손놀림을 완성하기 위해 큐브 맞추기 훈련을 하고, 복싱 훈련을 하며 체력을 단련한다. 해당 광고는 우승을 위해선 게임에서도 체력과 정신력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축구나 농구 등 오프라인 스포츠 경기에만 광고를 했던 나이키가 게임 속 가상 광고를 통해 브랜드 확장을 시도한 것이다.


출처 _ Widen + Kennedy

스토리텔링을 넘어선 스토리리빙

과거 브랜드들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브랜드 충성도를 높였다. 그런데 이제는 스토리텔링을 넘어 스토리리빙(Story Living)이다. 메타버스 안에서 사람들은 함께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제품과 서비스를 접하고 구매까지 이어진다.

LG전자는 메타버스 소통 플랫폼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LG 올레드 TV를 알리는 가상공간 ‘올레드 섬’을 마련했다. 섬은 전시관과 홈시네마, 미술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섬 안을 둘러보며 다양한 제품을 구경 가능하다. 또한, 섬 곳곳에 숨겨진 빨간 주머니를 찾는 게임도 있다. 40개의 숨겨진 주머니를 찾으면 인벤토리가 TV 아이템으로 채워진다. 방문 코드만 입력하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올레드 섬에서 소비자들은 경험해보지 못한 즐거움을 느끼며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다.

LG전자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가상인간 ‘김래아’도 올레드 섬을 둘러보며 동물의 숲 게임을 즐기는 영상과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가상공간과 가상인간을 연계시키는 광고 전략으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 사례다.



출처 _ Live LG

메타버스에서 펼쳐지는 푸드파이트
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 웬디스(Wendy's)는 전 세계 3억 5천 명의 유저들이 즐기는 메타버스 게임 ‘포트나이트’를 통해 새로운 광고 기회를 만들었다. 게임 안에서 이용자들이 버거팀과 피자팀으로 나누어 전투를 벌이는 ‘푸드 파이트’를 개최한 것이다.


출처 _ CANNES LIONS

웬디스의 마스코트 ‘웬디’는 붉은 머리의 여전사가 되어 전투에 참가했다. 웬디스가 버거로 유명하다 보니 사람들은 웬디가 버거팀에 소속되어 경기를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상을 깨고 웬디는 피자팀 소속으로 참가했다.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 웬디는 게임 내내 버거팀을 공격하지 않고 버거팀 본부의 냉동고만 파괴했는데 이는 ‘웬디스는 절대 냉동고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었다.
이 모습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Twitch)’로 생중계되었고 순식간에 화제가 되어 100만 팔로워가 넘는 수많은 유명 게이머들이 함께 냉동고를 부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박살 낸 냉동고만 750개가 넘어 이제 포트나이트에는 냉동고가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길 정도로 엄청난 광고 효과를 이끌었다.
웬디가 냉동고를 내려치는 전투 장면은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150만 명이 시청했고, 첫 방송에서 4만 3,500개의 댓글이 달렸다. 웬디스는 TV 광고를 통해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존 방식과 다르게 3억 5천 명의 사용자가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했다. 이 참신한 광고는 칸 국제광고제 ‘Social & Influencer’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메타버스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광고도 변화하고 있다. 브랜드들은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광고와 함께 소비자들이 메타버스 속에서 해당 제품을 구매하며 즐거움을 느끼도록 만든다. 새로운 인간과, 공간, 시간 속에서 구현되는 경험에 광고를 담자. 사람이 모이는 플랫폼에 광고가 있고, 돈이 있다.

2022-07-01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메타버스, 가상융합, AI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메타버스 TF 자문위원, 과기정통부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교육부 실감콘텐츠 심사위원회 위원 등 다수의 메타버스 관련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저서로는 《로그인 메타버스》 《메타버스 비긴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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