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공감K

세대별 꼰대 유형 "회사에 꼰대가 있다?"

한 취업포털에서 자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직장 내 꼰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90%가 ‘사내에 꼰대가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직장마다 꼰대가 있을 수 있지만 요즘은 떠들어도, 가만히 있어도, 꼰대 취급을 받는다. 대한민국은 현재 ‘꼰대 사냥’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직장인들이 서로 논쟁할 때 ‘그건 꼰대나 하는 말이야’라고 하면 그건 틀렸어’보다 더 강력한 공격이 된다. 꼰대 감수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요즘, MZ세대도 ‘꼰대 혐의(?)’에서 피해가기 힘들다.
글 _ 김성회(CEO리더십연구소장) / 그림 _ 박선호(교원 청년웹툰챌린지 당선 작가)

일본에서 ‘꼰대스러운’ 발언이 나오면 작동하는 ‘AI 꼰대 선풍기’가 개발됐다. ‘선배풍(先輩風) 1호’라는 이름의 이 선풍기는 AI가 약 2,000가지의 꼰대스러운 단어를 기억해 두었다가 해당 키워드가 나오거나, 말이 길어지면 수치화해 작동된다. 수치 상승과 비례해 바람 세기도 강해진다. 예민할 수 있는 주제를 선풍기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그런데 단순히 단어만으로 꼰대를 정의할 수 있을까? 알고 보면 꼰대도 꼰대 나름이다. 세대별로 유형도 다르고 대처법도 다르다.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고려시대 문신 이조년의 시조 ‘다정가’의 한 구절이다. 다정이 넘쳐서일까. 걱정도 팔자여서일까. 베이비부머세대는 세심하게 간섭하고 싶어한다. 업무 상황에서만이 아니다. 점심 먹을 때에도 TMI(Too Much Information)가 끊이질 않는다. 냉면은 이로 끊어 먹으면 목 넘김이 다르다는 것, 묵은지는 손으로 찢어 먹어야 제맛이란 것 등 생활의 지혜까지 한수 거든다. 가운데에 낀 X세대는 소심하다. 어떻게 보면 무심하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저렇게 말하면 예의 상 거들긴 하지만 내키진 않는다. MZ세대는 인생의 참맛은 몰라도 되니, 냉면을 가위로 잘라먹든 묵은지를 송송 썰어서 먹든 알아서 먹겠다고 무관심하게 대응한다.

 



 

3세대별 꼰대 유형과 대처법 
베이비부머세대: 핏대형 진성 꼰대
전형적인 오지라퍼로 자신의 경험에 대해 무한한 확신을 갖고 있다. “나 때는 말이야” “요즘 애들은” 하며 시대를 구분 짓는다. “자식 같아서…” “자네 위해서 하는 말인데…”라는 관용어를 남발하며 상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늘 모든 게 못마땅하고 속으로든 겉으로든 핏대가 오른다면 먼저 자신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도로를 달릴 때 몇몇 차만 역주행하면 그들의 잘못이다. 하지만 모든 차가 역주행하고 있다면 누구 잘못일까? 다른 사람 모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들 탓이 아닐 수 있다. ‘하면 된다’로 밀어붙이고 싶겠지만 혼자 밀어붙이는 건 독선이다. ‘내가 혹시 돈키호테는 아닌지’ 관점 전환이 시급하다. 말 습관을 바꾸고 공감하고 경청하자.

X세대: 갈대형 샤이 꼰대
소심한 X세대 꼰대들은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유형이 많다. 겉으론 꼰대가 아닌 척하지만 속으론 꼰대여서 늘 갈등한다. 시대는 변했고 살아남기 위해 꼰대가 아닌 척할 뿐이다. 후배들에게 “힘든 것은 없어?” 같은 애매한 질문을 던지거나 “편안하게 이야기해” 하지만 정말 편하게 이야기하면 내심 불편해하고 괘씸해한다. 샤이 꼰대의 문제는 결정적 순간에 폭발해 정체를 커밍아웃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기대한 기준과 규율을 지키지 않을 때, 잘 참다가도 어느 순간 폭발한다. 그간의 노력이 도로 아미타불이 되는 순간이다. MZ세대는 이것을 변덕으로 생각하고, 결국은 꼰대로 분류한다. 기준을 분명히 하는 모습을 보여라. 이것인가, 저것인가 늘 망설이는 햄릿형의 소심함에서 탈피,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솔직하게 지적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MZ세대: 고립형 젊은 꼰대
초기 MZ세대는 어느덧 40대에 접어들었다. 밀레니얼들끼리는 서로 잘 통할 것 같지만 의외로 힘들어한다. 견제와 경쟁 심리도 작용해 나이 든 꼰대를 상대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 젊은 꼰대는 우월의식을 가진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물론 본인을 ‘일잘러’로 착각할 수도 있다). 이들은 쿨한 꼰대다. 본인도 꼰대인데 윗 세대를 두고 ‘꼰대들이 나만큼 할 수 있겠어?’ 하는 고립형이 많다. 무인도에 고립된 로빈슨 크루소처럼 혼자서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혼자서는 멀리 갈 수 없다. 겸손과 공감을 키우고 본인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우월의식에 사로잡혔다가는 어느 순간 외딴 섬에 혼자 남은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2022-06-01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이자 숙명여대경영대학원 초빙교수를 맡고 있다. 대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조직관리, 리더십 강의를 진행할 때 1순위로 섭외되는 인기 스토리텔러다. 저서로는 《성공하는 CEO의 습관》《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등이 있다.

WORK > JUMP UP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기

    최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