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공감K

직장 내 3세대 공존의 기술 "굳이 샷을 추가해야겠다면"

‘남북통일’보다 급한 게 ‘세대소통’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요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참 막막하다. '불통시대(不通時代)’인 요즘은 각 세대끼리얼굴 마주칠 일도 없다지만 회사는 이야기가 다르다. 60년대 베이비부머, 70년대 X, 그리고 80년대부터 지금의 MZ세대까지! 3세대가 공존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3세대들의 소통은 왜 이리도 힘든 걸까?
글 _ 김성회(CEO리더십연구소장) / 그림 _ 박선호(교원 청년웹툰챌린지 당선 작가)





굳이 샷을 추가한다고?

외국인과의 소통은 통역앱을 이용하면 가능하지만, 세대 간의 소통은 앱도 없다. 카페에서 주문할 때도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베이비부머세대는 최고참자나 연장자의 기호대로 통일한다. 식당에서도 가장 빠르게 나오는 음식을 주문하는 것이 조직생활의 미덕이라고 여긴다. X세대는 선택지의 종류가 많으면 골치 아프다. 그래서 제일 많이 시키는 2~3개 정도에서 고른다. MZ세대는 개별 주문이다. 각자 음료의 사이즈, 우유와 시럽의 종류 등 선택사항이 본 주문보다 더 길고 자세하다.

대학교 학생식당의 라면도 다르다. 베이비부머세대에게 학생식당 라면이라고 하면 미리 삶아 불어터진 면발에 국물을 붓는 배급방식을 기억한다. X세대의 라면은 컨베이어 벨트처럼 돌아가는 가스불에 끓이는 방식이었다. 한데 요즘 대학의 라면은 셀프조리 방식이다. 각자 냄비에 라면 종류를 고르고 물의 양도 기호에 맞게 조절해 넣는다. 의식주를 비롯해 모든 면에서 개인의 취향이 중요한 MZ세대에게 셀프조리는 익숙하고 당연하다.


코칭이 도대체 뭐길래?
기업 내에서 MZ세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요즘, 기업들은 트레이닝(Training)이 아닌 코칭(Coaching)을 이야기한다. 교육, 훈련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트레이닝은 ‘Train’과 ‘ing’로 분리할 수 있다. 이는 기찻길을 따라 모두 같은 길을 가도록 하는 획일화된 교육을 일컫는다. 반면, 코칭은 적극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개인에게 맞는 길을 찾도록 돕는 멘토링과 같은 개념이다. 트레이닝에 비해 훨씬 상호작용이 중요시된다. 앞서 이야기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MZ세대에게 ‘통일’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기업들은 트레이닝이 아닌 코칭을 통해 MZ세대를 이끌고, 함께 성장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10분이면 끝날 것을 왜 1시간 동안 얘기하나?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이야기, 프로젝트 힘들더라도 제대로 해내라는 이야기. 이미 결론이 정해져 있고 한 문장이면 끝날 이야기를 왜 빙글빙글 돌리는 걸까? 아, 차라리 일하러 가고 싶다.’

모 기업의 마케팅팀 팀원인 20대 Y매니저는 40대인 K팀장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기 빨리는’ 느낌이 들어서다. 말은 헛돌고, 대화는 빙빙 돈다. Y매니저는 차라리 그냥 지시받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K팀장 역시 쉽지만은 않다. 트레이닝이 아닌 코칭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뜻대로 안 된다. 일방향적으로 지시하지 않고 “Y매니저 생각은?”이라며 물어봐도, 본인의 의도나 목적과 부합하지 않은 답변을 들으면 짜증이 난다. 꼬치꼬치 물어보면 ‘유도질문’, 간결하게 전달사항만 말하면 ‘강압적인 지시’라고 불평하니 도무지 방법을 모르겠다. 과연 K팀장과 Y매니저는 앞으로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



만일 당신이 K팀장의 입장이라면 _ “지시와 코칭은 구분하되, 긍정형으로”
‘현명한 리더는 지시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이다. 지시거리와 코칭거리를 구분해야 한다. 지시를 코칭으로 대체해선 안 된다. 지시사항이라면 목적, 기대하는 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분명하고 간결하게 전달하자.
대신, 코칭은 다르다. 팀원 스스로가 문제해결이나 목표달성의 장애물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똑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긍정형으로 던져보자. “왜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죠?”는 부정형이다. 이렇게 물어보면 듣는 입장에선 추궁당하는 기분이 든다. 대신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처럼 미래시제로 물어보는 것이 코칭의 포인트다.

만일 당신이 Y매니저의 입장이라면 _ “많이 질문하되, 정답은 스스로”
“회사가 놀이터냐, 일하는 곳이지!”를 연발하는 기성세대, 반면 MZ세대는 “회사가 놀이터면 왜 안 되나요? 즐겁게 일하면 좋은 거 아닌가요?”라고 말한다. 그렇다. 각 세대는 사고의 출발점부터 다르다. 때문에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당신이 Y매니저의 입장이라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충분히 고민하고, 스스로 답을 내기 위해 노력해보자. 단, 아무거나 막무가내로 물어보라는 게 아니다. 일의 우선순위, 성공적으로 일을 마무리하기 위한 방향성 등을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름의 정답을 찾기 위해 고민해보자. 이게 바로 상사와 호흡을 맞추는 첫걸음이다. 같은 일을 해도 훨씬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따라올 거다.

2022-02-01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이자 숙명여대경영대학원 초빙교수를 맡고 있다. 대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조직관리, 리더십 강의를 진행할 때 1순위로 섭외되는 인기 스토리텔러다. 저서로는 《성공하는 CEO의 습관》《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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