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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로 기억하게 만들어라

우리의 뇌는 정보를 이미지로 기억한다. 정보 전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이미지가 그려지는 글을 써야 한다. 당신이 작성한 세일즈 메시지를 고객이 기억하게 만들고 싶은가? 글보다 효과적인 이미지를 활용해보자.
글 _ 이수민 (SM&J PARTNERS 대표)

모든 정보는 이미지로 기억되고, 이미지로 회상된다.
지금 당장 좋아하는 과일을 생각해보자. 아마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과일의 이름보다 이미지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이번엔 서울에서 부산으로 여행을 간다고 상상해보자. 무엇이 먼저 생각나는가?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의 기차역 이름을 나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붐비는 기차역, 시원한 바다, 맛있는 음식들과 같이 자신이 경험했던 혹은 상상했던 이미지를 떠올렸을 테다. 대체 왜 글이 아니라 이미지가 떠오르는 걸까? 바로 우리 뇌가 정보를 기억하는 방식에 답이 있다. 우리의 뇌는 정보를 받아들이면, 이미지의 형태로 저장한다. 글로 쓰인 정보를 받아들여도 이를 이미지로 전환한 뒤 기억 창고에 저장한다. 그래서 기억을 회상할 때도 글이 아닌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다.
정보가 이미지로 저장되는 과정을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뇌는 정보가 들어오면, 이 정보와 유사한 이미지를 기억 창고에서 불러낸다. 이 이미지를 심리학에서는 심상(心象)이라 말한다. 새로운 정보는 이 심상과 매칭되어 저장되기도 하고, 새로운 이미지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즉 텍스트든 이미지든 모든 정보를 기억으로 처리하기 위해선 이미지가 필요한 셈이다.



이미지로 떠올리기 쉬운 정보일수록 기억하기 쉽다

세일즈 메시지를 작성하기 전에 두 가지를 명심하자. 첫째, 정보는 이미지로 전달할 때 훨씬 빠르고 쉽게 기억된다. 둘째, 심상이 없는 정보는 기억될 수 없다. 아래 A와 B의 단어를 각각 외워보자.




어떤가? A와 달리 B는 기억하기 쉽지 않다. 이유는 무엇일까? 단어의 개수는 동일하고, 심지어 글자 수로만 따지면 A가 더 많음에도 말이다. 두 가지의 차이는 바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느냐’이다. A의 경우 보는 즉시 해당 단어와 연관된 이미지가 그려지는 데 반해, B는 그렇지 않다. 단어가 추상적이고 모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일즈 글쓰기를 할 때는 가급적 B처럼 추상적이고 이미지를 떠올리기 어려운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런데 B보다 더 심한 경우도 있다. 이미지 자체가 아예 떠오르지 않는 단어이다. 외부 정보를 이미지로 변형하기 위해서는 우리 뇌에서 심상을 불러와야 하는데, 그 이미지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이다. 이때는 정보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기억하기도 어렵다. 다음 단어로 시험해보자.

 

 

외웠는가? 아마 1개도 제대로 기억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C의 단어들은 세상에 없는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글자를 임의로 조합해서 만든 단어들로, 당연히 아무 의미도 없다. 머릿속에서 위 단어들과 비교할 이미지가 없으니 이해하기 어렵고 기억하긴 더욱 힘들다.

이를 세일즈 메시지 측면에서 생각해 보자. 회사 내에서 사용하는 업무 용어나, 표현들을 세일즈 메시지에 적진 않았는가? 혹은 영업 시 사용하는 말들을 세일즈 메시지에 그대로 넣지는 않았는가? 내가 사용한 단어를 모든 고객들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고객들이 나의 메시지를 위의 C처럼 받아들이는 건 아닐지 돌이켜 봐야 한다. 글은 고객의 눈높이에서 고객의 언어로, 고객이 머릿속에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작성하자.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말로만 전달한 정보는 72시간이 지나면 10% 정도만 기억에 남고, 이미지를 덧붙여 전달하면 무려 65%가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또한 이미지로 들어오는 정보의 처리 속도는 글자의 경우보다 6만 배나 빠르다고 한다. 즉 이미지는 글자와 말보다 기억의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모든 정보를 꼭 이미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에겐 단어 하나하나를 이미지로 표현할 여유도, 시간도 부족하다. 다만 고객이 꼭 기억해야 할 핵심 정보는 이미지로 표현하거나, 이미지로 쉽게 연상되는 단어를 사용해보자. 나의 메시지를 고객의 기억에 남길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이 작은 차이에서 결정된다.


2021-10-01

이수민: 세일즈 글쓰기, B2B 영업협상, 전략, 강의스킬, 동기부여 리더십 전문 강사이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 《강사의 탄생: 뇌과학을 활용한 효과적인 강의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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