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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간결할수록 좋다

세일즈 글쓰기는 짧고 간결할수록 좋다. 고객들은 길고 장황한 글보다, 짧고 간결한 글을 읽고 싶어 한다. 고객이 우리의 세일즈 메시지를 읽어야 기억할 수 있고, 기억해야 세일즈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글 _ 이수민 (SM&J PARTNERS 대표)

우리의 뇌는 외부에서 들어온 모든 정보를 기억하진 않는다. 수많은 정보 중 일부만 선택하여 ‘기억의 방’으로 보낸다. 바로 이 ‘기억의 방’에는 두 종류가 있다. 정보가 임시로 머무는 ‘작업기억(Working Memory) 방’ 그리고 최종 목적지인 ‘장기기억(Long-term Memory) 방’이다. 한 가지 특징은 정보가 장기기억 방으로 가기 위해선 반드시 작업기억 방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즉, 우리가 받아들이는 모든 정보가 작업기억 방으로 향하고, 이 중 일부만 장기기억 방으로 옮겨지며 오래도록 기억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있다. 정보를 단기간 보관하고 처리하는 작업기억 방의 용량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아래 다섯 개의 숫자를 각각 외워보자. 각 번호당 외우는 시간은 5초로 동일하다.

① 892 ② 73815 ③ 293175 ④ 6384259 ⑤ 28169423720497
①과 ②는 누구나 기억할 수 있다. ③과 ④도 비교적 쉽게 기억할 수 있다. 하지만 ⑤는 확실히 어렵다. 여기엔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매직 넘버 7의 법칙 _ 한 번에 전하는 정보는 일곱 개 이하로!

비교적 쉽게 기억할 수 있는 ①번부터 ④번까지는 공통점이 있다. 처리해야 할 숫자가 7개 이하이다. 미국 프린스턴대의 조지 밀러(George A. Mille) 교수는 이 실험을 통해 ‘매직넘버 7’의 법칙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단기간에 기억할 수 있는 정보의 수가 7개 내외라는 것이다. 그는 정보의 수가 7개를 넘어가면 우리 뇌의 정보처리 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정보는 작업기억을 통과해야만 장기기억으로 향할 수 있다. 즉, 고객의 작업기억 용량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제시하면 전체 정보 중 일부만 장기기억에 저장된다. 따라서 고객에게 전달하는 메시지 속 구성 요소도 가급적 7개 이내로 줄여야 한다. 짧으면 짧을수록 장기기억의 방으로 향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내가 작성한 세일즈 글이 고객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은가? 그냥 쓱 읽고 버려지는 메시지 같은가? 그렇다면 먼저 나의 글이 기억하기 쉬운 글인지 점검해 보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많은 것을 놓칠 수도 있다.


'고객의 뇌'가 '나의 글'에 쾌감을 느끼도록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았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을 떠났을 때, 우리 뇌 속의 쾌감과 보상 중추인 측좌핵(Nucleus Accumbens)이 밝게 빛난다. 반대로 고통과 통증을 느끼면 전두엽 바로 아래의 뇌섬엽(Insula)이 반응한다. 뇌섬엽은 꼭 물리적 아픔에만 반응하진 않는다. 돈을 잃어버리거나 연인과 헤어졌을 때처럼 스트레스를 느끼거나 심리적 아픔을 경험할 때도 활성화된다.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고통은 피하고 쾌감은 늘리려고 한다. 이 원리를 기반으로 길고 복잡한 글과 짧고 간결한 글이 우리 뇌에 각각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자.
 



 

A와 B는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다만 A는 읽기 힘든 글씨체를 사용했고, 문장도 길고 복잡하다. 마치 울퉁불퉁 비포장도로를 쉼 없이 달리는 것처럼 힘이 든다. 뇌의 입장에서는 고통이다. 반면에 B는 문장이 짧고 간결하다. 그림 덕분에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도 쉽다. 읽는 데 소모되는 인지 에너지가 적게 든다. 우리의 뇌는 이것을 쾌감, 보상처럼 받아들인다.

A와 B는 글의 표현 형태에서 차이가 있다. 복잡함과 간결함 말이다. 혹시 ‘이 정도 차이가 무슨 대수지?’라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고통은 피하고 쾌감은 늘리는 것이 우리의 뇌다. 고객의 뇌도 당연히 이 원리에 따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자극(여기서는 복잡한 글)은 피하려고 한다. 이때, 자극을 피하는 형태는 대부분 아래 두 가지 중 나타난다.


 

어떤 경우든, 세일즈 글쓰기 측면에선 실패이다. 고객이 지금 읽지 않는 글을 다음에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가치가 없는 글에 반응할 일은 더더욱 없다.
 

 

고객이 길고 복잡한 글을 친절하게 읽길 기대하지 말자. 최대한 짧고 간결하게 표현하자. 고객의 뇌는 그것을 보상으로 여기고, 그 보상이 당신의 글을 읽게 만든다. 나아가 당신이 선보인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게 만든다. 명심하자. 글이 짧고 간결할수록 고객의 기억 속엔 오래 남는다.


2021-09-01

이수민: 세일즈 글쓰기, B2B 영업협상, 전략, 강의스킬, 동기부여 리더십 전문 강사이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 《강사의 탄생: 뇌과학을 활용한 효과적인 강의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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