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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질투와 이기심 "당신을 질투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하자, 지원 범위와 차등지급 여부를 놓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쏟아졌다. “모두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자!” “소득수준에 따라 액수를 차등지급하는 것이 옳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할 방법에 지지를 표현했다. 사실 대부분의 사회문제가 그러하듯 정답은 없다. 최선의 선택이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다만 우리는 이 사례 속에서 인간의 ‘질투’ ‘이기심’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글 _ 정인호 대표(GGL리더십그룹)

 



 


한 설문조사에서 전국의 성인 남녀 1천 200명을 대상으로 위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설문 결과, 전체의 52.3%가 ‘개인별 능력만큼 받기’를 택했다. 이는 인간이 가진 ‘개인주의적 성향’에 근거한다. 모두가 균등하게 배분받더라도 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내가 조금 더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이는 개인의 능력에 따라 다르게 평가받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어떤 방법이 옳은지를 논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것을 선택하던 장단점은 있을테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단지, 우리는 이 설문 결과에서 드러난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해야 한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벌어졌던 이슈도 위와 같은 사람들의 심리 속에서 해석해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더 받건 덜 받건, 내가 받는 지원금의 액수가 늘든 줄든, ‘지원금을 받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특별한 경제활동 없이도 ‘보너스’ 개념의 이득을 얻는 긍정적인 상황임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 범위와 차등지급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던 건, 앞서 말한 인간의 ‘개인주의적 성향’ ‘질투’ ‘이기심’에서 비롯된 걸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질투심을 활용하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는 왜 초록색일까요?”

세계적인 신용카드 기업 ‘비자(Visa)’는 자신들의 광고에 위와 같은 문구를 넣었다. 경쟁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카드 색을 꼬집는 문구였는데, 이는 인간의 ‘질투심’을 교묘하게 활용해 비자카드의 우월성을 강조한 것이다. 초록색은 영화 〈슈퍼맨〉에서 슈퍼맨을 질투했던 악인이 사용하는 광물의 색이다. 또한 셰익스피어는 그의 작품 〈베니스의 상인〉 〈오셀로〉를 통해, 녹색을 ‘질투의 상징’이라고 표현했다. 결국, 비자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의 초록색을 ‘비자카드를 향한 질투’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상품 및 서비스가 지닌 우월성을 강조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자신의 상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 인간의 질투심을 이용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SNS다. 이젠 SNS도 단순히 일상을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서, 수많은 기업들의 광고,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와 같은 SNS는 때때로 모르는 사람과 나를 연결하는데, 이들 대부분은 나와 성향, 취미, 학벌, 나이 등이 비슷하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비슷한 조건을 가진 사람들끼리 연결되도록 알고리즘이 짜여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같은 조건을 가진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마케팅’ 효과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이름만 들으면 아는 연예인이나 재벌들이 명품가방, 자동차를 SNS에 올린다 한들, 이 모습에 질투심을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반면 나와 사회적, 경제적 위치가 비슷한 사람이 SNS에 명품가방을 업로드하면 질투심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때때론 그 질투심이 소비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간의 질투심은 끝이 없고, 그 대상과 범위도 다양하다. 2015년 영국 ‘데일리 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의 27세 남성 ‘마우리시오 갈디(Mauricio Galdi)’는 그가 17세가 되던 해에 본인의 외모가 뛰어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곤 크게 좌절했다. 상심한 그는 바비인형의 남자친구인 ‘켄’을 질투하기에 이르렀고, 켄의 외모와 똑같은 모습을 갖추고자 총 여덟 차례의 성형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지금도 여전히 더 완벽한 켄의 외모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처 _ 마우리시오 갈디 인스타그램

SNS와 갈디의 사례처럼, 질투심은 추구할 대상이 있을 때 나타난다. 그러나 그 누구도 대상과 100% 같아질 순 없기에 인간의 ‘질투심’ ‘욕망’은 끝이 없다. SNS에서 본 누군가와 똑같은 가방을 구매하더라도, 결국 그 사람과 완벽히 같아진 것은 아니므로 새로운 질투의 대상을 찾을 것이다. 갈디가 여덟 차례에 걸쳐 수술했지만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많은 기업들이 인간의 ‘질투심’을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이다.

질투심을 다스리는 법
다시 개인의 관점으로 돌아와보자. 인간은 욕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질투의 방향을 더욱 격정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가졌으니 나도 가져야 한다’라는 생각에서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다른 사람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욕망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연예인을 향한 악성댓글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질투심을 잘 다스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극단적으로 비교하는 습관을 없애야 한다. 즐거운 일이 생기면 그 일 자체를 충분히 즐겨야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선 안 된다. 내가 좋은 일이 생겼으면 그 자체로 기뻐하되, 다른 사람의 좋은 일을 부러워하며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공작새는 다른 공작새의 꼬리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공작새들은 저마다 자기 꼬리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기억하자. 나의 가치는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내 스스로 만드는 것임을.

2021-05-01

정인호: 행동심리와 리더십, 협상 분야의 독보적인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전문 작가이다. 저서로는 《가까운 날들의 사회학》 《갑을 이기는 을의 협상법》 《당신도 몰랐던 행동심리학》 《HRD 컨설팅 인사이트》 《코로나에 숨은 행돔심리-언택트 심리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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