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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콘텐츠가 대세를 이끈다

요즘 세대들에게 ‘공정’이라는 키워드는 남다르다.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라온 그들에게 특히나 중요한 가치다. 밀레니얼들은 오로지 실력으로만 평가받기를 원한다. 공정성과 다양성이 중요한 가치인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선 착한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
글 _ 김동욱 (브라이언에잇 대표)

공정성과 다양성의 세대

밀레니얼 세대는 성장기의 대한민국이 아닌 저성장의 늪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다. 필자와 같은 세대를 살아왔다면, 학점이 낮거나 토익 점수가 없어도 취업하기 어렵진 않았다. 하지만 요즘 세대에게는 기회의 문이 그 어느 때보다 좁다. 어릴 적부터 온몸으로 치열한 경쟁을 해왔기에 낙하산이나 불공정한 요소들로 기회가 박탈되는 데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공정성을 타고난 세대라기보다, 공정해야만 살아남을 기회가 있는 세대인 셈이다. 그래서 원칙을 중요시하는 동시에 보수적이기도 하고 실용적이기도 한, 상반된 얼굴을 보여준다.

또, 밀레니얼들은 우리 세대보다 더 많은 다양성을 보며 자랐다. 애플의 CEO는 동성애자이고, 미국이나 독일 등 주요 국가의 리더가 흑인이거나 여성인 것도 보았다. 물론 소수자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서 밀레니얼들은 인종이나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허용하거나 이해할 생각이 없다. 이제 대한민국에도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 이들은 콘텐츠를 선택할 때도 공정함을 중요한 기준으로 둔다는 것을 기억하자.

나이키가 말하는 ‘JUST DO IT’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Colin Rand Kaepernick)’은 지난 2016년, 경기 전 국가를 제창할 때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당시 미전역에서 발생했던 경찰 폭력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에 항의한다는 의미로,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는 ‘NFL 선수가 특권을 원한다면 위대한 조국과 국기를 존중해야 한다’며 그의 행위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후 콜린 캐퍼닉은 소속팀에서 방출됐고, 다른 구단들도 그를 영입하지 않았다. 한데, 나이키(NIKE)는 달랐다. 자사의 유명한 슬로건인 ‘저스트 두 잇(JUST DO IT)’ 탄생 30주년을 기념하는 광고에 캐퍼닉의 얼굴을 걸었다. 그가 세상에 저항하는 공정의 아이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광고는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나이키의 결정을 지지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사람들 간의 논쟁이 오갔다. 광고를 게시한 지 24시간 만에 10만 개 이상의 트윗이 올라왔다. 나이키는 왜 굳이 논란이 생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든 것일까? 나이키는 이전에도 꾸준히 인종 차별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타이거 우즈’를 광고 모델로 발탁한 적도 있었고, 2017년에는 ‘평등(Equality)’ 캠페인을 열기도 했다. 오히려 나이키의 이러한 움직임이 밀레니얼들 사이에선 호의를 조성하고 ‘팬’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밀레니얼들은 나이키를 지지했다. 그리고 수많은 트윗으로 인해 나이키는 약 4,300만 달러의 광고 효과를 누렸다. 흑인 차별이 잘못되었다는 캐퍼닉의 믿음과 나이키의 확신으로 시대 이슈인 공정함과 정의로움의 키워드를 그들의 콘텐츠에 접목했다. 잠깐의 논란은 그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밀레니얼들의 지지가 있다면, 그쯤은 그들에겐 별것 아니다. 세계적인 마케터 ‘세스 고딘’은 이렇게 말했다.



 


착한 기업이란?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적 책임을 잘 수행하는 기업의 물건을 구매한다. 의견 표출을 어려워하던 기성 세대와 달리 나의 뜻을 소비로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런 브랜드가 말하는 모든 콘텐츠는 소비자들에겐 신뢰로 다가가게 된다. 요즘 소비자들은 콘텐츠의 메신저도 콘텐츠 못지않게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라면하면 신라면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오뚜기가 농심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혁신적인 시스템을 선보이지도, 대박 신제품을 출시하지도 않았다. 마케팅 또한 예전과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한데, 세상이 오뚜기를 바라보는 관점이 변했다. 수많은 재벌이 어떻게 상속세를 안낼까 고민할 때 아낌없이 내는 모습, 마트 판매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모습 등이 밀레니얼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그저 꼼수를 쓰지 않고 법대로 할 일을 하자 바른 기업 ‘갓뚜기’로 부각됐다. 게다가 함영준 오뚜기 대표가 유튜브 콘텐츠에 등장,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자 밀레니얼들은 열광했다. 그렇다. 밀레니얼들은 착한 기업의 콘텐츠나 상품을 소비라는 행위를 통해 확실히 밀어준다.




출처 _ 유튜브 채널 ‘햄연지’


결론적으로, 기업이든 브랜드든 공정이나 선함의 가치를 존중하며 각자 상황에 맞게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태도 변화를 소비자에게 보여야 한다.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그런 가치를 실천하고 있음을 콘텐츠로 표현하고 증명해야 한다. 밀레니얼들은 나이키처럼 공정의 아이콘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기만 해도 자신과 ‘같은 편’이라고 느낀다. 그들이 지지하는 가치를 우리도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 밀레니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20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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