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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모바일 플랫폼의 실현 애플

많은 사람들은 애플을 단말기 제조사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애플은 모바일 플랫폼을 창조해 낸 플랫폼 기업이다. 애플은 기존의 무선 전화기가 가졌던 통신기능은 물론, PC의 모든 기능이 모바일 환경에서도 구현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글 _ 이승훈 (가천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겸 네모파트너즈 대표)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하고 딱 1년 뒤, 앱스토어를 선보였다. 앱스토어에선 누구든지 애플이 정한 일정 수준의 원칙과 품질관리를 통과하면 다른 아이폰 사용자에게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수 있다. 앱스토어 덕에 다양한 서비스들이 더욱 편리하게 시장에 나올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졌다. 서비스 기획자와 개발자가 스스로의 결과물을 모바일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앱스토어를 통해 아이폰 사용자에게 제공되었고, 이를 통해 아이폰은 ‘스마트폰’이 되었다. 애플이 만들어낸 모바일 플랫폼은 모바일이 PC를 대체하는 시작점이 되었다. 사용자들의 모바일 의존도는 커져갔고, 이후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플랫폼의 확장에 속도를 붙였다. 그렇게 우리는 ‘모바일 중심 세상’에 살게 됐다.


애플의 플랫폼 도구
그렇다면 애플의 플랫폼 도구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iOS라는 모바일 운영체제 그 자체를 플랫폼 도구로 이해해야 한다. iOS는 개발자들이 아이디어를 구현하기에 최적화된 개발환경을 갖췄고, 그 덕에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 탄생했다. iOS는 소비자들에게도 훌륭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초창기만 해도 많은 소비자들이 iOS를 사용하기 위해 아이폰을 선택했고, 이는 Apple Watch, Apple TV 등으로 이어졌다. ‘애플 생태계’의 중심에는 언제나 iOS 운영체제가 존재했다. 애플이 어떤 디바이스를 내놓더라도 iOS의 역할은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애플은 iOS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iOS의 경쟁력이 바로 애플이라는 플랫폼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플랫폼 도구를 꼽자면 애플의 브랜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플랫폼 도구로 브랜드를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억지스러워 보이지만, 애플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애플은 거의 모든 상품을 자체 제작한다. 애플이라는 브랜드를 붙이기 위해서는 그만큼 모든 면에서 완벽해야 한다는 뜻이다. 몇 년 전 애플이 출시한 무선 이어폰 ‘에어팟’은 소비자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상품은 판매대에 등장하자마자 동이 나듯 팔렸고, 소비자 만족도는 95%에 육박했다. 에어팟의 등장 이후 구글을 비롯한 수많은 기업들이 무선 이어폰을 만들어 냈지만 모두가 에어팟의 레벨에는 오르지 못했다. 물론 기능적으로 더 훌륭한 무선 이어폰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폰을 사용하면 에어팟을 써야 한다’는 생각과, 애플이 갖고 있는 프리미엄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애플에게 브랜드는 또 하나의 플랫폼 도구이다. 애플이 지속적인 혁신과 시장 리더십을 보일 것이라 믿기에,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 애플의 플랫폼에 남아있는 것이다.

폐쇄적 플랫폼 애플의 미래
구글이 적극적인 개방 전략을 통해 다른 단말기 제조사에 모바일 플랫폼을 제공한 것과 달리, 애플은 자신들의 제품에서만 플랫폼을 운영했다. 사실상 폐쇄 전략으로 성공을 일궈낸 거의 유일무이한 플랫폼 운영자이다. 전 세계 아이폰 사용자 수는 약 7억 명이고, 이들 중 약 2억 명 이상이 매년 새로운 아이폰을 구매한다. 이들은 아이폰을 포함해 맥북,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약 10억 개의 다양한 애플 제품을 보유하고 있고, 애플의 UX와 UI에 길들여져 있다.
애플의 폐쇄 전략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까? 모바일 플랫폼의 관점으로 바라봤을 때, 현시점의 애플은 구글에 비해 충분한 시장우위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구글에게는 ‘검색’이라는 걸출한 지식 플랫폼이 존재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그 검색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수익화의 가능성도 갖고 있다. 게다가 폐쇄형과 개방형의 대결에선 대부분 개방형이 살아남았다는 것도, 애플의 성공이 계속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한다.
최근 애플의 주가 하락은 아이폰의 경쟁력 하락에 기인한다. 아이폰이 가졌던 시장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다. 그렇다고 애플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iOS를 개방하거나, 타사 시스템과의 협업을 추진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제품을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애플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선보일 자동차, 홈 시스템 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플랫폼 기업 애플의 다음 행보를 지켜보자.

 

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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