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ROAD+

제주도 서귀포

나비정원 / 화순별곡
글 _ 신유진






 



제주의 봄을 닮은

나비정원


모슬포항이 있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는 커피가 맛있기로 명성이 자자한 카페 나비정원이 있다. 12년 동안 지금의 자리를 지켜 온 시간이 깊은 곳이다. 나비정원은 로스터리 카페이자 핸드드립 전문 카페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장혜정 대표가 다정하게 반긴다. 장 대표는 커피에 빠져 22년이 넘는 시간을 커피와 함께하고 있다. 젊은 시절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차에 친구의 권유로 커피를 배우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온 것이라고 한다.
커피는 같은 원두를 사용하더라도 누가 내리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질 만큼 예민하다. 원두마다 로스팅 방법도 다르고, 그날의 온도와 내리는 물줄기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내리는 방식을 하나의 틀에 맞추면 안 된다고 한다. 장혜정 대표는 원두에 따라 드립 방법을 조금씩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장 대표의 남편이 직접 로스팅 한 원두로, 원두마다의 특징을 살려 내린 맛있는 커피를 손님에게 전한다.



나비정원은 ‘하와이안 코나’라는 세계 3대 명품 원두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제주에서 처음으로 하와이안 코나 커피를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다른 원두에 비해 비싼 가격이지만, 산미와 단맛이 균형감 있게 어우러지고, 특히 향이 좋다. 깊고 풍성하게 내린 커피 한 잔은 좋은 시간을 만들어 준다. 하와이안 코나 외에도 하와이안 코나로 블렌딩한 ‘정원 코나’ 하우스 원두부터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브라질 등 다양한 원두를 선택할 수 있다.



따뜻한 카페라테는 우유 거품으로 만든 꽃 한 송이가 담겨 나온다. 나비정원의 카페라테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 따로 있다고 한다. 가운데 있는 커피콩을 먼저 먹는 것이다. 쓴맛보단 원두의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이후 라테를 마시면 원두의 고소함 위에 우유와 커피가 더해져 풍미는 배가 된다. 라테는 하와이안 코나 베이스로 블렌딩한 시그니처 원두로 내린 커피를 사용해 만든다. 커피 외에도 계절마다 달라지는 정원꽃잎차, 제주 댕유지차, 제주 감귤 녹차 등 다양한 차와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디저트로는 고구마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생크림을 사용하지 않고, 담백하고 부드러워 커피와 잘 어울린다.



처음에는 고옥의 구조 그대로 카페 공간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다 몇 해 전 리모델링을 통해 벽을 없애고 개방감을 주었다. 테이블이 놓인 곳마다 정갈하게 꾸며져 있는데, 마당의 올리브 나무가 보이는 창 아래 테이블 자리가 특히 인기가 많다. 카페 앞 정원에는 멋진 올리브 나무가 카페와 함께 자라고 있다. 실제로 올리브 열매도 수확한다고 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식물이 정원에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다. 따뜻한 날에는 정원 테이블도 이용할 수 있다. 카페 곳곳에는 다양한 잔과 도자기 작품을 볼 수 있다. 장혜정 대표와 딸이 만든 작품들이다. 커피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커피와 어울리는 잔에 관심이 생겨 손수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원두의 종류나 커피, 음료에 따라 잔을 달리 사용하는 것도 포인트다. 지금까지 모아온 다양한 원두의 포장지도 이 카페만의 특별한 볼거리다.
장혜정 대표는 커피 한 잔 마시며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래서 카페를 찾아온 손님 한 명 한 명 정성을 다해 반기고, 맛있는 커피로 그 시간을 가득 채우고자 노력한다. 제주도에 올 때마다 나비정원에 커피를 마시러 오는 손님이 많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신영로 60-7 1호 나비정원

전화번호: 064-792-2688

영시간: 
am 10:30 ~ pm 8:00

(수요일 휴무)

표메뉴: 
카페라테 6,000원

정원수제케이크 12,000원

정원꽃잎차 6,000원

제주 댕유지차 6,500원

 



  

편히 쉬어갈 수 있는

화순별곡

 

화순금모래해변 근처에는 화순별곡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카페가 있다. 사람이 아주 많은 관광지가 아니라 작은 마을에 위치해 정겹고 편안하다. 담배를 팔았던 옛날 동네 구멍가게가 지금의 화순별곡이 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코 끝을 스치는 인센스 향기가 손님을 맞이한다. 직접 리모델링한 카페의 곳곳에서 따뜻함이 묻어난다. 우드톤의 가구를 사용해 편안함을 더하고, 감각적인 소품으로 공간을 꾸몄다.


구옥의 구조를 그대로 사용한 것뿐만 아니라, 옛날 문짝을 버리지 않고 화순별곡만의 테이블로 활용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문짝을 바 테이블의 포인트로 사용해 레트로풍의 인테리어지만 옛 것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 화순별곡만의 독특한 색깔을 보여준다. 벽면에 걸린 삼나무 조각과 문살로 직접 만든 소품도 눈에 띈다. 메뉴판도 예쁜 손글씨로 적어 두었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좋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곳이다.



 

화순별곡은 핸드드립 방식으로만 커피를 추출해 제공한다. 원두를 직접 로스팅 하진 않지만, 화순별곡과 결이 맞는 로스팅 회사의 제품을 찾아 사용한다. 원두별로 각각 다른 회사의 것을 사용할 만큼 원두 선별에 진심이다. 운영상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손님에게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이 보였다. 원두는 계절과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아홉 가지 정도를 다양하게 준비해 둔다. 제일 비싼 원두도 9천 원을 넘지 않아 다른 핸드드립 카페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이다. 화순별곡은 일본 리사이클 회사에서 만든 유리잔을 커피잔으로 사용한다. 커피를 마실 때 입술에 닿는 느낌이 좋은 것을 찾다 지금의 잔을 고르게 되었다고 한다. 마실 때의 느낌까지 고민하는 곳이니 커피는 맛이 없을 수가 없다.

 



화순별곡에는 핸드드립 외에도 몇 가지 커피가 더 있다. 스윗카페오레는 화순별곡만의 시그니처다. 애초에 대표 메뉴로 만든 것은 아니었지만, 많은 사람이 찾으면서 자연스레 시그니처 메뉴가 되었다고 한다. 손님이 만든 시그니처라 더 특별하다. 카페오레는 프랑스 남부 지방에서 일상적으로 마시는 우유를 넣은 커피다. 화순별곡에서는 우유 스팀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스로만 맛볼 수 있다. 우유에 커피를 넣은 잔과, 얼음 잔, 진한 커피 한 잔이 귀여운 트레이에 담겨 나온다. 스윗카페오레는 ‘다크 넘버 3’라는 강배전* 원두를 사용해 진하게 내린다. 드립 커피라고 하지 않으면 에스프레소 기계로 내렸다고 생각할 만큼 진하다. 연유와 시럽을 넣어 만든 우유로 맛있는 달콤함을 만들었다. 원두의 풍성한 맛과 달콤한 우유의 만남이 먹는 동안 즐거움을 선사한다. 커피 맛이 연하게 느껴진다면, 함께 나온 커피를 조금씩 넣어서 마셔도 좋다. 취향에 맞게 커피를 더할 수 있는 세심한 배려가 담겨 있다. 스윗카페오레 외에도 아인슈페너, 크림바닐라, 잎차 등을 즐길 수 있다.


 

화순별곡은 기계로 빠르게 뽑아내는 커피가 아니다 보니 커피 한 잔이 나오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급하다고 허투루 내리지 않는다. 매번 처음처럼 정성을 다한다. 오래 기다리는 분들을 보면 죄송한 마음이 크지만, 대충 내리면 커피 맛이 변하기에 이 방법은 반드시 지킨다는 것이 화순별곡의 굳건한 철학이다. 이곳을 찾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이유는, 커피 맛을 통해 그 정성이 전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해안로62

화번호: 0507-1345-7438

운영시간: 
am 11:00 ~ pm 6:00

(화요일 휴무)

대표메뉴: 
스윗카페오레 6,500원

아인슈페너 7,000원

크림바닐라 7,500원




  

 

2024-03-01

신유진 여행 전문 블로그 ‘조그만 여행상사’를 운영하며 던킨도너츠 블로그, 경기관광공사 등에 여행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저서로는 《청춘여행 버킷리스트》 《청춘의 여행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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