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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MZ세대에게 온라인 커뮤니티는 일상이다. 20대 타깃 전문 연구기관인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약 75%가 한 달 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매일 2시간 이상씩 이용하는 비율도 20%를 상회했다. 커뮤니티와 함께 커 온 MZ세대에게 커뮤니티란 어떤 의미일까?
글 _ 김효정(《MZ세대가 쓴 MZ세대 사용설명서》의 저자)




아이돌 팬카페, 에브리타임 등 MZ세대는 커뮤니티와 함께 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선 조사에서 MZ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커뮤니티는 포털 사이트 카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커뮤니티 형 웹사이트 순이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의 주제를 따져보니 20대는 일상, 게임, 경제, 금융 등이었고 30대는 경제, 금융, 일상, 자기계발 순으로 나타났다. 주제가 있더라도 광범위해서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서 커뮤니티는 ‘유희의 장’이다. 놀거리를 찾는 MZ세대가 모인 곳이다. 대부분 커뮤니티의 주제가 취미와 관련된 것이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취미 커뮤니티는 비슷한 구성을 가진 경우가 많다. 조회수가 높은 글을 모아둔 게시판이 있고, 유용한 정보가 올라오는 게시판이 따로 있다. 일상적인 잡담을 하는 게시판도 있는데 중요한 것은 ‘덕질’에 관련된 게시판이 꼭 있다는 점이다. 덕질이란 마니아를 뜻하는 일본어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덕후’에 행동을 낮춰 부르는 ‘질’을 붙여 만든 단어다. 강하게 몰입하는 취미 생활을 말한다. 상당수 온라인 커뮤니티는 덕질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뮤지컬, 드라마, 게임 등 각 갤러리가 모인 형태로 운영되는 커뮤니티, 만화, 애니메이션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커뮤니티, 스포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커뮤니티 등 다양한 덕질을 지원하는 사이트들이 인터넷 상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덕질은 특별한 행위였다. 스스로 덕후라고 밝히는 사람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덕질을 건전한 취미활동으로 여기는 인식이 강해졌고, 덕후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덕질이 일상화된 것이다. 이는 SNS와 커뮤니티의 역할이 컸다. 커뮤니티와 덕후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왔다. 덕후들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커뮤니티는 덕후들을 끌어모으며 커졌다. 덕질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덕후 문
화가 일상까지 더욱 확장되었다.
밀레니얼세대 여성을 예로 들어보자. 밀레니얼세대 여성은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자라났다. 이들이 청소년기를 보내던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는 한국 대중문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였다. 아이돌 문화가 자리 잡았고 한류라는 말이 처음 생겨났다. 누구의 팬이 되든 팬덤에 속하는 일이 자연스러웠다. 아이돌에서 드라마로, 드라마에서 뮤지컬로 끊임 없이 옮겨가며 덕질이 일상에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는 혼자서는 얻기 힘든 정보를 가져다주고 콘텐츠에 대한 감상을 나누며 때로는 덕후 친구를 만들어 주고 일상 생활에 대해서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야구나 축구, 게임 같은 취미는 MZ세대 남성 또래 집단에서 필수적인 대화거리다. 예전에는 야구 얘기를 친구, 동료들끼리만 나눴지만, 이제는 커뮤니티에서 언제든 공유할 수 있다. 살면서 끊임 없이 접하게 되는 팬덤 문화를 언제든 털어놓을 장소가 생겼다는 것이, 커뮤니티가 MZ세대에게 갖는 의미다.
커뮤니티에서는 모든 취향이 존중된다. 취미를 기반으로 생겨난 커뮤니티는 대개 매우 넓은 범위를 포용
하는데, 게임이라는 큰 주제를 바탕으로 각 커뮤니티 안에서 세세하게 나눠진다. 콘솔 게임과 PC게임, 모바일 게임은 각각의 공간을 점유한다. 콘솔 게임도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닌텐도 스위치 등 게임기의 종류에 따라 세분화 되어있다. 게임 종류 별로 게시판이 따로 있을 정도다.
MZ세대의 취향은 매우 세분화 되어있다. 영화, 음악, 스포츠 장르에 대한 덕후만 있는 것이 아니다. 버스에 대한 모든 것을 탐색하는 버덕도 있고, 역사 정보를 읊는 역덕, 군사 관련 정보에 박식한 밀덕도 있다. 영화 덕후라도 해리포터 시리즈나 인도 영화를 좋아하는 덕후가 다르다.



커뮤니티는 이런 세분화된 취향을 위한 놀이 공간을 마련해준다. MZ세대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바탕 삼아 취향을 개발해 나간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다채롭게 발전한 것도, 다양한 하위문화를 가지게 된 것도 커뮤니티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대부분의 커뮤니티는 익명성이 중심이다 보니 극단주의, 혐오 발언, 허위사실 유포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그 외에도 중독성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커뮤니티 내 의견을 맹신하지 말아야 하며 취미로서 적절한 이용이 필수다.

취향을 존중받는 일은 Z세대에게 특히 중요하다. Z세대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좋아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 커뮤니티에 접속해 있는 그들에게 “커뮤 해?”라고 묻기보다 “뭘 좋아해?”라고 물을 수 있는 자세라면 함께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3세대에게 커뮤니티란
교원 가족 여러분은 ‘커뮤니티’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아파트 커뮤니티가 떠오르는 당신은 아마 X세대!는 아니겠죠(웃음)? 아는 사람과 친목 중심의 SNS와 달리 익명의 다수가 취미 공유 등의 목적을 갖고 모이는 커뮤니티는 세대 별로 활용법도, 특징도 다른데요. 
Z, M, X세대 교원 가족들과 함께 커 온 추억의 커뮤니티에 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2023-09-01

김효정: 조선일보 사회부 및 사회정책부 기자, 주간조선 기자로 일하며 제30회 관훈언론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MZ세대가 쓴 MZ세대 사용설명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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