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 트렌드

갓생

‘갓생’이란 신을 뜻하는 ‘갓(God)’에 인생을 뜻하는 ‘생(生)’을 붙여 만든 신조어다. 성실하고 부지런한 삶의 태도를 의미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거나, 영어 공부를 하거나,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것 모두 갓생이다. 특히 Z세대 사이에서 ‘오늘도 갓생 살았다’라는 식으로 쓰인다. X세대, M세대에 비해 ‘적당히 대충’을 말하는 Z세대지만, 갓생 트렌드는 Z세대의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왜 Z세대는 갓생을 외칠까?
글 _ 김효정(《MZ세대가 쓴 MZ세대 사용설명서》의 저자)



갓생이 트렌드로 떠오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코로나로 인해 외부 활동에 제약이 많아져 일상에 
좀 더 집중하게 됐다거나, 집에서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생각해 생산적인 삶을 추구하게 됐다는 등의 이유가 있다.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실내에 많이 있거나 혼자 있다 보니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게 됐고, 루틴한 일상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라며 ‘자신의 통제력으로 무기력과 좌절감을 딛고 성취감을 얻고자 하는 노력이 갓생’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갓생은 Z세대를 포함하여 MZ세대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코로나 이전 진행된 세계가치관조사에서 자녀를 가르칠 때 ‘근면함’을 중요하게 가르칠 것이라는 만 29세 이하 한국인은 60.9%였다. 반면, 일본인은 25.1%에 그쳤다. 40% 안팎인 유럽 국민에 비해서도 한국의 20대는 근면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예전부터 갓생이 주목받아 왔지만 최근 들어 더욱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Z세대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갓생이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유튜브에 일상을 전시한다. 하루에 있었던 일을 죽 나열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첨부한 다음 “전시 보고 운동하고 친구 만나고 공부도 했다. 갓생 살았다”고 적는다.


한때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현재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 생활이 각광 받은 
적 있었다. 그러나 불과 2~3년 사이 욜로 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늘어났고 갓생족이 떠올랐다. MZ세대의 일상 생활 루틴 등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성공한 사람들은 규칙적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 MZ세대는 60%에 가까웠다. 말하자면, 근면하게 살면 현실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MZ세대를 다양한 방식의 갓생으로 이끈 것이다. 《미라클 모닝》과 같은 자기계발서가 MZ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으며 앱을 통해 다른 사람과 함께 갓생 챌린지를 진행하기도 한다. 본업 외에도 부업을 가지는 ‘N잡러’ 역시 갓생의 일환이다.


출처_ 유튜브 ‘비보티비’, 유튜브 ‘만주야 뭐하니’

다만, 그들은 매일의 루틴을 지키지 못하면 불안함을 느낀다. 실제로 갓생 관련 게시물에서 비생산적인 하루를 보낸 스스로를 반성하는 표현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내일은 꼭 갓생 살아야지’라고 자신을 응원하는 사례도 눈에 많이 띈다. 따라서, 갓생은 어떤 다짐이다. 무기력하고 불안한 일상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이고 나아지지 않는 현재를 개선하려는 노력이다.

갓생은 비단 Z세대뿐만 아니라 모두가 한 번쯤은 실천해 보면 좋을 트렌드다. 거창할 필요 없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 갓생을 위한 미션을 실천해보자. 프로필을 숨길 수 있는 채팅방을 활용하면 더욱 좋다. 물론 모두의 동의하에 진행되어야 하고, 갓생 미션을 지킬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분위기는 필수다.


3세대의 갓생살기 프로젝트

교원 가족 여러분은 ‘하루 한 번 하늘 바라보기’ ‘밥 먹고 바로 눕지 않기’라고 하면 굉장히 작고 소소한 목표로 느끼시나요? 물론 새해맞이 원대한 목표도 좋지만 작은 습관으로 오늘의 나를 만족시킨다면 그것만으로도 또 다른 내일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갓생’은 오늘 하루를 알차고 뿌듯하게 보내는 것에 주목합니다. 소소하지만 나만 느낄 수 있는 변화를 위해 하루를 사는 게 핵심이죠. 2023년 사보 《교원가족》의 신규 코너 〈Z-트렌드〉 1월호에서는 갓생사는 Z, M, X 3세대의 교원 가족을 만나보며 이야기 나눠봅니다.
                                                                                                               





2023-01-02

김효정: 조선일보 사회부 및 사회정책부 기자, 주간조선 기자로 일하며 제30회 관훈언론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MZ세대가 쓴 MZ세대 사용설명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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