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응급실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20대 초반의 여성이 배가 아프다며 내원했다. 복통의 원인은 독성 간염(의약품, 한약, 건강기능식품 등의 여러 종류의 약물을 복용하면서 발생하는 간 손상)이었다. 당시 체중감량에 좋다는 생청국장가루만 먹고 다른 음식은 아예 끊었다고 했다. 이 환자의 간은 해독에 필요한 여러 가지 영양소가 결핍된 상태에서, 다량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단백질을 처리하지 못하고 손상된 것이다. 즉, 우리는 우리의 간을 위해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먹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고기를 먹을 때도 고기만 먹는 것이 아니라 양파, 버섯 등과 함께 곁들여서 먹어야 한다.
그렇다면 왜 해독을 위해 음식을 잘 먹어야 할까? 간의 해독작용은 크게 2단계로 나뉜다. 각 단계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단계에 맞는 영양소가 필요하고, 이를 음식으로 보충할 수 있다. 해독 1단계에서는 다양한 효소들에 의한 생화학 반응이 이루어진다. 이때, 효소들이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가 ‘카로티노이드’다. 카로티노이드는 식물에 존재하는 천연 색소로써, 당근, 고구마, 토마토, 호박, 시금치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해독 2단계에서는 1단계에서 생성된 대사물에 ‘황’성분을 붙이는 황화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필요한 ‘황’은 양배추, 배추, 브로콜리 등과 같은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래서 해독 주스의 재료로 해당 야채들이 많이 사용된다.
그렇다고 해서 굳이 이러한 영양소가 들어 있는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해독에 좋은 야채나 과일 주스로 간편하게 보충할 수 있다. 집에 있는 야채를 활용해서 맛과 영양을 모두 챙길 수 있는 해독 주스를 만들어 보자. 고지혈증, 지방간, 비만, 암 등 질병의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해독이 필요한 경우 하루 3잔까지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