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처방전

가성비 최고의 면역 치료제 "비타민D가 만병통치약이라고?"

비타민 무용론자들은 ‘비타민이 효과가 없다’거나 ‘장기간 복용하면 오히려 위험이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단순히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균형 잡힌 식사를 챙겨 먹고,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가성비 최고의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게 좋다.
글 _ 정가영(책 《면역력을 처방합니다》의 저자, 히포크라타의원 원장)

기능의학이란 특정 증상이나 질병을 단번에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자가회복능력을 끌어올려 자연치유하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은 그 어떤 치료보다도 높은 가성비를 가진 기능의학 방법 중 하나이다. 유수의 학자들이 다양한 의학저널을 통해 이를 증명하며, 비타민 무용론자들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면역을 위한 핵심 비타민
다행히도 최근에는 비타민D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 되면서 보충제나 주사로 보충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비타민D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중요한지, 왜 우리가 비타민D를 챙겨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필자는 내원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비타민D 혈중 수치’를 꼭 체크한다. 비타민D의 수치가 최소 30mg/dl은 넘어야 정상 범위이지만, 영양에 대해 신경 써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10mg/dl 미만의 수치를 보이기도 한다. 아직도 ‘나는 평소에 햇볕을 많이 쬐니까 따로 비타민D를 보충할 필요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히려 그럴수록 수치가 형편없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비타민D는 호르몬에 가깝다. 우리 몸은 햇빛을 받으면 체내에서 비타민D로 전환하고, 간과 신장의 대사를 통해 활성화한다. 우리 몸의 모든 장기는 비타민D의 수용체(자극을 직접 수용하는 세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각 장기들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비타민D가 필수이다.



전쟁의 지휘관, 비타민D
비타민D는 우리 몸의 지휘관 같은 존재다. 필요한 전쟁에는 이길 수 있도록 힘을 더하고, 불필요한 전쟁은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먼저, 비타민D는 면역세포를 도와 결핵균을 퇴치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결핵균을 퇴치하는 면역세포를 ‘대식세포’라고 부르는데, 이름 그대로 결핵균을 감싸서 잡아먹어 버리는 세포이다. 대식세포는 결핵균을 죽이기 위해 카텔리시딘(Cathelicidin)이라는 물질을 생성하는데, 비타민D가 바로 대식세포에게 카텔리시딘을 만들도록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신호등의 초록불이 밝혀져야 차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듯, 대식세포 또한 비타민D가 있어야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같은 나이와 성별이지만 체내 비타민D가 충분한 사람 A와 부족한 사람 B가 있다고 가정하자. 만약 두 사람 모두 결핵균에 노출되었다면 당연히 비타민D를 충분히 가진 사람이 결핵균을 더 신속하게 퇴치할 것이다.
결핵균뿐만 아니라, 독감이나 감기와 같은 전염성 바이러스성 질환에 대한 면역세포들의 생산 및 방어 능력을 높여주는 것도 비타민D의 주요 효능이다. 여전히 유행 중인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비타민D를 보충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비타민D는 불필요한 전쟁을 진압하기도 한다. 면역세포들의 활동이 과하지 않도록 적절히 조절해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면역세포들은 균들과의 전쟁 중에 염증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을 분비하는데, 비타민D는 이 물질의 생성을 감소시키고 염증을 억제하는 항염 효과를 발휘한다. 이처럼 비타민D야말로 우리 몸의 불필요한 만성 염증 질병들을 예방하거나 완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지휘관인 것이다.




내 몸 건강의 기본!
비타민D를 보충함으로써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대 장점은 바로 ‘암 예방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비타민D는 암세포의 초기 생성단계뿐 아니라 증식, 전이의 모든 과정에서 암을 억제한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의 DNA가 손상될 때 만들어지는데, 비타민D는 항산화 방어 능력을 증진시켜 스트레스의 공격으로부터 DNA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해준다. 또한 이미 손상된 DNA가 있다면 이것을 다시 원래대로 회복시켜, 암세포로 변하지 않도록 우리 몸을 지킨다.
앞선 예시들은 비타민D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건강상의 이점 중 일부분이다. 이처럼 과거에는 단순히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정도로만 알려졌던 비타민D가, 이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질병에 대한 예방 및 치료 효과를 가진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고혈압, 당뇨부터 시작해서 아토피성 피부염, 심혈관계 질환, 우울증까지 비타민D는 모든 질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비타민D는 실제로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의 능력을 갖고 있다. 물론 비타민D를 먹는다고 모든 병이 싹 낫는 것은 아니지만, 비타민D가 있어야만 인체를 구성하는 각 기관이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해 건강한 면역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어떤 질병을 가졌든 간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비타민D라는 뜻이다.



우리의 삶은 너무 바쁘다. 건강의 중요성을 늘 인지하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챙겨야 할지 막막하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비타민D 수치를 체크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건 어떨까? 내 몸에 부족한 게 무엇인지 확인하고 보충하는 것부터가 ‘건강 수명’을 늘리는 시작이다.





▼나에게 부족한 영양소 확인하러 가기

2021-06-01

정가영: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의학과를 졸업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현재 히포크라타의원의 원장이다. 국제기능의학회 · 대한가정의학회 · 대한임상암대사의학회의 정회원이며 환자들의 주체적인 건강 관리를 위한 건강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면역력을 처방합니다》, 역서로는 《암은 대사질환이다》 등이 있다. 홈페이지: hippocrata.com/ 블로그: blog.naver.com/dr_natural

LIFE > CUL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기

    최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