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TALK TALK

11월의 TREND TALK TALK

글 _ 노준영 (디즈컬 편집장 겸 칼럼니스트)




대중은 진짜를 원한다

가짜사나이

 

‘가짜사나이’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참가자들이 해군 특수 전전단(UDT) 훈련을 체험하는 내용이다. 최근 시즌 2를 공개했으나 프로그램의 핵심 인물인 이근 대위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가학성이 제기되면서 업로드를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상반기 최고의 이슈였다는 건 모두가 아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중들이 가짜사나이에 열광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대리만족을 꼽을 수 있다. 대중은 늘 새로운 경험을 원한다. 쉽게 할 수 없는 경험들에 대해선 대리만족을 추구한다. 유재석이 여러 부캐를 체험하는 TV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흥행과 같은 맥락이다. ‘가짜사나이’는 그간 잘 몰랐던 특수훈련에 대한 대리만족을 할 수 있게 했다.

오늘날의 대중들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최대한 ‘진짜’에 가까운 것을 추구한다. 가장 진짜에 가깝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가짜사나이는 참가자들이 한계를 시험할 만한 고된 훈련을 받는 모습이 최소한의 편집과 함께 있는 그대로 업로드된다. 대중들에게 기존 콘텐츠보다 훨씬 더 리얼한 느낌으로 다가갔다.

플랫폼인 유튜브도 가짜사나이의 흥행에 큰 역할을 했다. 이제 대세는 유튜브다. 유튜브 광고비가 TV광고비를 추월하고, 연령대가 내려갈수록 TV보다 유튜브 시청 시간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유튜브는 기존의 미디어가 담아내지 못했던, 훨씬 더 다양한 주제를 담아내고 있다. 무언가 가능성이 보인다면 뉴미디어의 강점을 활용해 빠른 소통으로 ‘진짜’를 원하는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대중의 관심사와 트렌드를 누가 빨리 반영해낼 수 있느냐에 따라 콘텐츠의 성패는 갈린다.



 


숏폼 트렌드

보이는 'V컬러링'

  

SK텔레콤이 컬러링에 숏폼(Short-Form) 트렌드를 적용한 ‘V컬러링’을 선보이며, 우리의 기억 저편에 있던 컬러링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했다. 숏폼이란 짧은 형태의 영상 콘텐츠를 의미한다. 고객이 미리 설정한 영상을 통화가 연결될 때까지 화면으로 볼 수 있다. 내년에는 3사 모두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숏폼을 만나 확 ‘젊어진’ 느낌의 컬러링, 그렇다면 SK텔레콤은 왜 컬러링에 숏폼을 반영했을까?

첫 번째는 직관적 소통을 원하는 대중 때문이다. ‘틱톡’같은 대세 플랫폼들은 짧고 강렬한 소통에 최적화되어 있다. 또한 스낵컬쳐로 대표되는 웹툰, 웹소설 등의 콘텐츠들도 짧은 시간을 투자해 기대하는 재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대중들이 소비한다. 시간은 없고 늘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직관적인 소통을 제공하기 위해 숏폼 형태의 컬러링을 선보인 것이다. 두 번째는 입체적 서비스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과거의 컬러링은 음악을 설정하고, 상대방이 듣는 것에 그쳤다. 대중들이 할 수 있는 건 음악을 고르는 것뿐이었다. 다소 평면적이고, 개인의 성향이 적극적으로 반영되긴 어려운 서비스였다. 하지만 숏폼을 활용한 컬러링은 자신이 만든 영상을 사용할 수 있다. 소비 트렌드와 사용자에 대한 가치를 반영하며 입체적 서비스로 탈바꿈한 것이다.

대중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원한다. 기업들이 무조건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만이 답은 아니지만, 과거에 머물러있는 건 더욱더 답이 아니다. 숏폼 컬러링처럼 입체적이고, 적극적인 소통으로 대중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한다.



 

 

 


집에서 몸만들기

홈트레이닝 열풍

적어도 몇 년 전에는 ‘몸’을 만들려면 꼭 헬스장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각종 기구와 전문 트레이너가 있어야 제대로 운동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유튜브에는 매우 전문적인 홈트레이닝 콘텐츠가 넘쳐난다. 그래서인지 홈트레이닝 기구나 식품이 많게는 267%까지 매출이 증가하기도 했다. 스포츠웨어 브랜드 ‘룰루레몬’도 홈트레이닝 클래스를 활용하여 상품을 홍보한다.
코로나로 집에서 운동할 수밖에 없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트렌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건강 관리에 투자하고 소비를 아끼지 않는 성향이 코로나를 계기로 모든 세대로 확산됐다. 뷰티에 초점을 두던 ‘올리브영’과 같은 H&B 스토어는 건강기능식품으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 제약회사들도 밀레니얼들이 알법한 ‘핫한’ 연예인들을 모델로 쓰는 상황이다. 그만큼 지금의 소비 트렌드에서 건강이라는 주제는 개인들이 각자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몰라보게 달라진 정보 접근성도 셀프메디케이션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TV에서는 트레이닝만 다루는 알짜 정보가 없었고, 신문이나 잡지 같은 다른 미디어들도 혼자서 운동이 가능하게끔 하진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뉴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아 정보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쉽게 접할 수 있으면, 관심도 커지는 게 당연하다.
나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필요한 정보들은 우리 주변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각자의 ‘나’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와 상품을 고민해보자. 해답은 ‘나’에게 있다.







 

작아서 잘 팔리는

오리온 미니제품


오리온이 미니 제품으로 매출을 잡았다. ‘도도한 미니미 나쵸’ ‘오! 감자 미니별’ ‘닥터유 단백질 바 미니’ 등 인기 과자를 작게 재해석한 시리즈다. 도도한 미니미 나쵸는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340만 개를 돌파했다. 신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도도한 나쵸’ 브랜드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닥터유 단백질 바 미니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14% 늘었다. 미니 제품의 어떤 면이 대중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을까?

먼저, 미니 제품을 소비할 때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비율이 크기 때문이다. 작은 크기로 바뀌면서 구매에 대한 부담은 줄이고, 대신 과자로 얻는 소비의 만족감은 그대로 충족시켰다. 사실 기존 과자와의 용량 대비 단가를 비교하면, 실제론 더 비싸졌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미니 제품을 선택했다. 즉, 우리는 이를 통해 가격보단 작은 제품의 구매로 심리적 만족을 챙기는 대중의 성향을 알 수 있다.

또한, 선택의 다양성으로 얻는 소비의 만족감이 커졌다. 가격이 낮아져 같은 비용으로 2가지를 구매할 수 있가 때문이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선택의 다양성을 중시한다. 남은 비용으로는 다른 것들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소비로 끝나던 과거보다 큰 만족감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처럼 미니 제품들의 매출 상승은 소비의 심리적 부분을 자극하는 작은 변화에서 비롯됐다.

우리는 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 안에서 살고 있다. 가심비와 선택의 다양성을 통한 심리적 만족감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자. 두 가지를 한 번에 챙길 방법이 존재한다면,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일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른다.

20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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