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TALK TALK

8월의 TREND TALK TALK

글 _ 노준영 (디즈컬 편집장 겸 칼럼니스트)




지금은 굿즈 시대

스타벅스 레디백

 

스타벅스에서 굿즈로 출시한 소형 캐리어 ‘레디백’이 큰 인기를 끌었다. 한 매장에서는 굿즈를 받기 위해 음료만 300잔을 주문한 사람이 등장했고, 전국의 스타벅스 매장은 오픈 전부터 레디백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지금은 ‘굿즈(Goods) 마케팅’의 시대다. 그 대표주자로는 ‘카카오’를 꼽을 수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샵을 중심으로 각종 콜라보 제품들을 선보이며, 단순 굿즈를 넘어 캐릭터 산업의 대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인기가 좋은 캐릭터 라이언은 ‘라이언 이사’로 불릴 정도로 회사의 인지도와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도서 쇼핑몰인 ‘Yes24’와 ‘알라딘’은 매달 다른 굿즈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원하는 굿즈를 받기 위해 책을 사는 소비자가 생길 정도다.
굿즈 마케팅의 효과는 대단하다. 사람들은 굿즈를 얻기 위해 더 열심히 소비하고 이는 곧 기업의 매출 상승과 고객 확보로 이어진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확실함을 챙길 수 있으니 다들 굿즈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바로 ‘나심비’ 때문이다. 나심비는 가격이나 조건에 상관없이 소비로 얻는 만족감을 중시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이 스타벅스 굿즈를 얻기 위해 매달렸던 것도, 노력이나 비용보다 그로 인한 심리적인 만족 ‘나심비’가 컸기 때문이다.
무조건 굿즈를 안겨주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심리적 만족감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인 수단임은 명확하다. 소비자들에게 ‘선물’로 안겨줄 수 있는 굿즈는 무엇일지 고민해보자. 소비자들의 심리적 만족감을 채워줄 수 있다면, 예상치 못한 매출로 연결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예상치 못한 즐거움

펀슈머와 메로나빵

  

뚜레쥬르 ‘메로나빵’이 출시 한 달 만에 30만 개 이상 판매됐다. 메로나빵은 유명 아이스크림 메로나를 빵에 접목시킨 상품이다. 메로나빵의 흥행을 보니 ‘펀슈머’가 떠오른다. 펀슈머는 재미있어야 소비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육개장 사발면 맛 감자칩, 베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맛 젤리 등이 펀슈머를 겨냥한 상품이다.
메로나빵도 마찬가지다. 빵집에서 메로나를 접하면 가장 먼저 ‘어? 왜 이게 여기에 있지?’라고 느낄 것이다. 빵집에서 아이스크림이라니! 분명 우리는 소비하러 갈 때, ‘이런 게 있을 것이다’라든지, ‘이런 걸 사게 될 것이다’라는 예상을 한다. 우리는 그러한 소비 환경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빵을 사러 가서 만나는 메로나는 낯설다. 의외이고, 신기하다. 펀슈머들은 바로 이러한 것에 재미를 느끼고 소비한다. 그리곤 자신의 소비를 SNS에 업로드 한다. 기업의 입장에선 성공적인 바이럴 이슈를 만든 셈이다.
사람들에게 소비의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선, 소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가능한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그게 의외성이든, 신선함이든, 단순 흥미이든 말이다. 그중에서도 MZ세대들은 새로움을 바탕으로 한 의외성을 원하고 있다. 이들은 소비를 통해 자기 자신이 더 특별해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우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대중들에게 전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그 요소 중 가장 흥미로울 수 있는 재료로 산뜻한 소통을 시도해보자. 재미없는 것 빼고는 다 재미있는 시대다.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재미는 생각보다 더 많을지도 모른다.



 

단순한 삶을 꿈꾸는

미니멀라이프 예능

아침 반복되는 출근길, 수많은 사람과 차들이 정신없이 지나간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든 채, 유튜브 속 영상을 골라낸다. 또, 점심, 저녁에는 뭘 먹을지 고민한다. 그렇다. 우린 참 복잡한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대중문화에선 ‘단순함’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TV에서는 단순한 일상을 그려내고 최소한을 기반으로 만드는 삶, 미니멀라이프 예능이 대세다. 〈삼시세끼〉는 도시에서 벗어나 하루를 보내고 밥을 해 먹는다. 그 이상의 갈등과 사건은 없다. 〈바퀴 달린 집〉은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유랑한다. 소중한 사람들을 초대해 대화하는 게 프로그램의 전부이다.
우리는 이 트렌드를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첫 번째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집중하려 한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복잡한 삶 속에서도 ‘단순함’을 쫓으며 쉴 수 있는 시간을 찾는다. 필요하다면, 소비도 아끼지 않는다.
두 번째는 ‘반작용’에 대한 인식의 변화이다. 반작용이란 흐름과 반대로 가려는 성향을 말한다. 과거에는 이런 행보가 사회성이 없는 행위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각자의 취향과 방향성을 존중하는 오늘날엔 오히려 돋보인다. 그러다 보니 복잡하고 화려한 삶과는 반대로, 단조롭더라도 편안한 모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이런 트렌드를 담아낸 콘텐츠들이 많아졌고, 대중들이 이에 공감하며 ‘미니멀라이프’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삶이 복잡해질수록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관심은 계속 커질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휴식을 위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귀 기울여 보자. 미니멀라이프는 우리의 오늘을 대표하는 키워드이다.





 

 

Back to 1981

프로스펙스


프로스펙스의 존재감은 단연 특별하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포함해 국내 굵직한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마다 후원 업체로 이름을 올린 토종 스포츠 브랜드다.
그런데 프로스펙스가 돌연 1981년 론칭 당시 사용하던 형태로 로고를 바꿨다. 몇 년 전 출시한 ‘오리지널 라인’ 상품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한 프로스펙스가 ‘뉴트로’를 새로운 전략으로 내세운 것이다. 뉴트로는 레트로 코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을 말한다. LP 열풍, 휠라 디스럽터 신발 등도 ‘뉴트로’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뉴트로는 불확실성을 줄여준다.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려면 개발과 홍보에 상당한 리스크가 있는데 레트로 코드를 차용하면 장년층과 MZ세대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 장년층은 레트로 상품을 보고 반가움을 느끼고 친숙함에 이끌려 구매에 나선다. MZ세대는 뉴트로에 호기심을 느끼고 이를 남들과 다른 ‘인싸’ 코드로 활용한다. 기업에게 이만큼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지는 많지 않다.
인간은 심리적으로 현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과거를 미화하는 특성이 있다. ‘그때가 조금 더 나았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바라보는 우리에게, 불확실성은 계속해서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뉴트로 열풍이 더 힘을 받을 것이라 예상한다. 누구에게나 지나온 시간은 있다. 이를 한번쯤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현 시점에서 다시 소통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은 뭐가 있을지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 ‘과거’가 ‘현재’의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

2020-08-03

LIFE > CUL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기

    최상단으로 가기